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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더맨 스포일러 피하려면"...전 세계 SNS는 스파이더맨 앓이 중

입력
2021.12.17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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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웨이 홈' 개봉 첫 주에 관객 대거 몰려
옛 스파이더맨 영화 속 악당 재등장에 기대감 상승
인터넷 이용자들 '스포일러 피하기' 안간힘 속
"제일 좋은 방법은 빨리 보는 것"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스틸컷. 소니픽처스 제공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스틸컷. 소니픽처스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위기 속에서도 많은 관객이 마블 스튜디오 연작 영화인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을 보기 위해 극장으로 몰리고 있다. 국내에선 이틀 만에 누적 관람객 100만 명을 넘어섰고 국제적으로도 최소 2억 9,000만 달러(약 3,437억 원)를 벌어들일 것으로 추산된다. 이런 빠른 흥행은 관객들이 '스포일러' 노출을 피하기 위해 영화의 관람을 서두르는 경향 때문에 발생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17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노 웨이 홈'은 15일 63만4,000여 명, 16일 39만1,000여 명을 동원해 누적 관객이 102만7,000여 명을 기록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영화로선 가장 빠른 100만 관객 동원이다. 주말 중 200만 명을 넘어설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국제적으로도 스파이더맨은 팬데믹 이후 개봉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중 가장 좋은 개봉 첫 주 성적을 얻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할리우드 전문 언론 데드라인에 따르면, 스파이더맨 영화 배급사인 소니픽처스는 예매 현황을 근거로 개봉 첫 주에만 북미에서 1억3,000만 달러, 전 세계적으로 1억6,000만 달러 등 총 2억9,000만 달러의 수입을 예상하고 있다.

박스오피스닷컴의 숀 로빈스 수석 분석가는 "'노 웨이 홈'의 추진력이 너무 커서 실패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미 흥행은 확실하고 남은 질문은 '얼마나' 흥행하느냐는 것"이라며 "단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흥행 정도를 쉽게 예측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마블에 스파이더맨인데, 20년 전 추억까지 챙기는 영화"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에 등장한 악역 닥터 옥토퍼스는 2004년작 '스파이더맨 2'에서 당시 배역을 맡았던 앨프리드 몰리나가 그대로 연기했다. 소니픽처스 제공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에 등장한 악역 닥터 옥토퍼스는 2004년작 '스파이더맨 2'에서 당시 배역을 맡았던 앨프리드 몰리나가 그대로 연기했다. 소니픽처스 제공


코로나19 확산 속에서도 모두가 '노 웨이 홈'의 세계적 흥행을 자신하는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우선 '어벤져스' 시리즈로 유명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 세계관 속의 영화라, 흥행이 어느 정도 보장된다. 올해 영화관에서 개봉한 '블랙 위도우'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는 물론 평론가와 관객 모두의 평가가 좋지 않은 '이터널스'마저도 성과를 거두며 '마블표' 영화의 위력을 과시했다.

더구나 주인공인 스파이더맨은 원작 만화 '마블 코믹스'에서 가장 인기 있는 캐릭터로 마블의 '상징' 그 자체다. '노 웨이 홈'은 '홈커밍'과 '파 프롬 홈'에 이어 MCU 내 스파이더맨을 주인공으로 한 세 번째 단독 영화이자, 3부작을 일단락 짓는 마지막 영화다. 그 결말이 곧 MCU 속 스파이더맨의 운명을 좌우한다는 점에서 더욱 이목이 집중된다.

MCU 스파이더맨이 등장하기 이전에 만들어졌던 총 5편의 옛 스파이더맨 영화 속 악역이 옛 모습 그대로 돌아온다는 점도 화젯거리다. '스파이더맨' 3부작(2002∼2007년 개봉)의 악역이었던 '그린 고블린'(윌럼 더포)과 '닥터 옥토퍼스'(앨프리드 몰리나),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부작(2012∼2014년 개봉)에 등장한 악역 '일렉트로'(제이미 폭스) 등을 당시 출연진이 그대로 연기한다. 이에 MCU 이전 옛 스파이더맨의 팬들도 추억을 떠올리며 관객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네티즌 스포일러 회피 대작전...본 사람은 '스포일러 전용 계정' 만들기도


"스포일러 하지 마세요." 영화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의 배급사인 소니픽처스가 트위터에 스포일러 방지 운동을 벌이고 있다. 관객들에게는 "코멘트를 읽지 마라, 검색어를 뮤트해라, 소셜 미디어에서 떨어져라" 등의 권유를 하고 있다. 트위터 캡처

"스포일러 하지 마세요." 영화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의 배급사인 소니픽처스가 트위터에 스포일러 방지 운동을 벌이고 있다. 관객들에게는 "코멘트를 읽지 마라, 검색어를 뮤트해라, 소셜 미디어에서 떨어져라" 등의 권유를 하고 있다. 트위터 캡처


하지만 이것 말고도 '노 웨이 홈'이 유난히 개봉 초부터 초대형 흥행 기록이 예상되는 것은 팬들 사이의 '스포일러(작품을 보기 전인 관객에게 내용을 미리 공개하는 것) 주의보' 때문이다.

마켓워치는 '노 웨이 홈'에 첫 주부터 관객이 몰리는 이유 중 하나로 관객들이 스포일러를 극도로 두려워한다는 점을 제시했다. 인터넷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접속해 있는 한, 스포일러를 피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영화는 내용을 모르고 봐야 온전한 감동을 느낄 수 있는데, 영화를 늦게 보면 볼수록 스포일러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 결국 제일 좋은 방법은 영화를 가능한 한 빨리 보는 것이다.

한국과 해외를 막론하고 온라인 공간 곳곳에선 벌써 "스포일러에 당했다"는 '피해 호소'가 수두룩하다. 커뮤니티에서 일명 '낚시(글의 제목과 내용을 다르게 하기)'를 하거나, 전혀 관계없는 글에 영화의 내용 일부를 글로 남겨 원치 않는 이에게 영화 내용을 유출하는 경우도 있다. 이 기사의 댓글에도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으니 영화를 보지 않은 관객은 주의가 필요하다.

"영화를 실제로 관람할 때까지 당분간 아예 인터넷을 끊겠다"는 반응까지 나올 정도다. 시사회가 시작된 14일 오전부터 SNS 트위터에는 #DeletingTwitter(트위터 삭제)가 잠시 트렌드 검색어로 떠올랐다. 한편으로 이미 영화를 본 관객들 가운데는 SNS에 '스포일러 전용' 계정이나 게시물을 별도로 생성해 영화의 내용에 관한 대화를 나누는 경우도 있다. 아직 영화를 못 본 이들을 위한 배려인 셈이다.

인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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