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최악의 날’… 일일 확진자 이틀 연속 사상 최고치

입력
2021.12.17 14:35
수정
2021.12.17 14:35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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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환자 병상 84% 가동 중...
의료 붕괴 우려도

영국 런던 지하철 세인트폴스 역 대합실에서 16일 여성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열차를 기다리고 있다. 런던=AP 연합뉴스

영국 런던 지하철 세인트폴스 역 대합실에서 16일 여성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열차를 기다리고 있다. 런던=AP 연합뉴스

영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상황이 갈수록 심상치 않다. 새 변이 ‘오미크론’의 감염력이 기존 변이 바이러스보다 강력하다는 것을 방증하듯 연일 신규 확진자 수 기록이 경신되고 있다. 환자 수가 폭증하면서 가용 병상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하지만 뾰족한 수가 없는 모습이다. 영국 정부는 백신 접종을 독려하며 실낱같은 희망을 이어가는 모양새다.

영국 정부는 16일(현지시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8만8,376명이라고 밝혔다. 이는 전날 신규 확진자 수인 7만8,610명보다 1만 명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이틀 연속 사상 최고 기록을 경신한 것이다. 이 중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된 사례는 1,691건으로 모두 1만1,708건이다. 영국의 신규 확진자 급증은 오미크론 변이 확산이 이유로 보인다. 수전 홉킨스 영국보건안전청(UKHSA) 최고 의학고문은 이날 하원 보건위원회에서 “감염 재생산지수(R값)가 3에서 5 사이”라고 밝혔다. 감염 재생산지수는 확진자 1명이 전파시키는 사례를 나타내는 것으로 값이 1보다 크면 감염병이 더 확산되고 있다는 의미다.

의료 붕괴 가능성도 점쳐진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 국민건강서비스(NHS)는 이날 병상 94%가 가동 중으로, 중증 환자 병상은 81%까지 운영 중이라고 발표했다. 크리스 홉슨 NHS 최고경영자(CEO)는 “오미크론 변이 초기 단계로 병원 치료가 필요한 사람이 상대적으로 적은 상황에 이 정도”라며 “감염이 급증하고 있는 만큼, 몇 주 내 코로나19 환자가 상당수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크리스 휘티 영국 정부 최고의학보좌관은 오미크론 변이로 입원한 확진자 수가 알려진 것 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며 “단기간 내 병원에 입원한 환자 수는 매우 많고, 상당수의 의료진이 아프거나 격리되면서 의료 서비스 공급 감소와 수요 증가가 동시에 일어난다는 게 매우 우려스러운 점”이라고 말했다. 또 ‘하루 입원 환자 수가 올해 1월 기록(하루 4,583명)을 넘어설 가능성이 있느냐’라는 질문에 “충분히 그렇다”고 답했다.

영국 정부는 백신 접종을 밀어붙이고 있다. 74만5,000명 이상이 전날 하루 동안 추가접종(부스터샷)을 받았다고 당국은 밝혔다. UKHSA는 특히 임산부에 대한 백신 접종을 독려했다. 영국 백신 접종 및 면역 공동위원회(JCVI)는 이날 임신 여성들을 고위험군으로 분류해 백신을 빨리 접종해야 한다고 밝혔다. 에드워드 모리스 영국왕립산부인과학회장은 “모든 임산부가 가능한 한 빨리 예방 접종을 받기를 강력히 권고한다”며 “정부가 임산부에게 백신 접종 우선권을 줄 수 있는 모든 방안을 고려하기를 권장한다”고 밝혔다.

김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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