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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 종사자인 장기요양인력을 돌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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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돌보는 사람인가, 돌봄을 받는 사람인가?
대부분 돌보는 사람이라 하면 장기요양현장에서 일하는 요양보호사나 사회복지사 등 특정한 자격을 가진 이를, 돌봄을 받는 자라고 하면 몸이 불편한 환자나 취약 노인, 또는 보살핌이 필요한 아이들을 떠올린다. 하지만 이들뿐만이 아닌 우리 모두가 가정이나 사회 속에서 누군가에게 돌봄을 주거나 돌봄을 받아야만 살아갈 수 있는 존재다. 이러한 사실은 돌봄을 개인이나 가족의 문제에서 사회적 책임과 공공의 윤리로 확장시키는 근거가 된다.
우리 사회는 2008년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를 실시함으로써 돌봄의 사회화를 위한 보편적 기반을 마련하였다. 이후 지속적인 제도 개선과 현장의 노력으로, 현재 전국적으로 약 3만 개소의 장기요양기관을 통해 약 80만 명의 어르신이 장기요양서비스를 받고 있다. 그리고 그 현장에 약 50만 명의 요양보호사와 3만 명의 사회복지사, 2만 명의 간호인력을 포함한 장기요양인력이 있다. 지난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돌봄 현장에서 매일같이 우리의 부모와 배우자, 가족과 이웃을 지켜온 사람들이다.
최근 장기요양인력에 대한 다양한 지원 사업들이 속속 추진되고 있다. 다행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가 돌봄 종사자인 장기요양인력이 가지는 중요성과 가치를 충분히 인정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그들이 처한 열악한 근로환경, 수급자나 가족의 부당한 요구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우리가 그들에게 질 높은 장기요양서비스를 요구하면서도, 정작 그들을 올바로 이해하고 지원하는 데는 충분한 시간을 쏟지 못했던 것은 아닐까.
이번 코로나19 상황에서 그동안 복지선진국이라 부르던 몇몇 국가들에서조차, 장기요양현장에서의 감염 확산과 입소자 방치, 사망자 증가와 종사자 탈출을 속수무책으로 지켜봐야 했다. 캐나다 온타리오 주지사는 장기요양현장 붕괴로 군부대를 긴급 투입하는 과정에서 작성된 실태조사 보고서를 읽으며, "내장이 끊겨 나가는 고통을 느꼈다"고 괴로워했을 정도다. 그 참상의 원인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있으나, 장기요양인력이 처한 근로환경의 취약성이나 낮은 사회적 인식도가 무엇보다 커 보인다.
우리나라 사정도 이와 비슷하다. 우리 사회의 대표적 공적 돌봄 안전망인 노인장기요양보험이 존속하기 위해서는 재정적 안정성만큼이나, 현장을 지탱하는 장기요양인력의 수급을 지속적으로 확보하는 노력이 필수적이다. 우리 모두가 장기요양인력의 가치와 역할을 존중하고, 이들이 체계적인 양성과 재교육과정을 통해 돌봄 전문가로서 보람을 느끼며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어야 한다. 이제는 우리가 돌봄 종사자인 장기요양인력을 돌볼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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