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CDC “얀센보다 화이자·모더나 백신 추천”

입력
2021.12.17 16:40
"드물게 발생하는 혈전증 부작용 우려"
유통 쉬운 얀센 접종하는 빈국에 타격

미국 제약사 존슨앤드존슨의 자회사 얀센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얀센 백신보다 화이자 백신과 모더나 백신을 우선 추천하기로 결정했다. 얀센 백신 접종 후 매우 드물게 발생하는 ‘혈소판 감소성 혈전증’ 부작용을 고려한 조치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와 CNN방송 등에 따르면, CDC는 16일(현지시간) 외부 자문기구인 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가 화이자·모더나 백신 우선 접종 권고안을 만장일치로 의결한 데 따라 곧바로 이 정책을 승인했다. 로셀 월렌스키 CDC 국장은 성명에서 “새로 갱신된 권고는 실시간으로 과학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CDC의 약속을 강조한다”며 “모든 미국인은 백신 접종에 참여해야 하고 부스터샷(3차 접종)도 맞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자문위는 얀센 백신 접종 후 혈전증을 앓은 사례가 여전히 극소수이긴 하지만, 초기 연구보다는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8월까지 접종자 1,400만 명 중 54명에게서 부작용이 보고됐고, 이들 모두 입원 치료를 받았다. 사망자는 여성 7명, 남성 2명 등 총 9명이다. 혈전증은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방식인 화이자·모더나 백신과 달리 아데노바이러스를 전달체로 사용하는 얀센 백신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서 주로 보고된다.

다만 자문위 권고가 얀센 백신을 아예 접종하지 말라는 의미는 아니다. mRNA 백신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였거나 mRNA 백신을 원하지 않는 사람들은 얀센 백신을 맞아도 된다. 현재까지 미국에서 얀센 백신 접종 건수는 1,700만 회로, 화이자ㆍ모더나 백신(4억7,000만 회)에 비해서는 매우 적다.

미 언론들은 이번 CDC 결정이 백신 물량을 넉넉히 확보한 미국보다는 저개발국가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얀센 백신은 한 번만 맞아도 되고 상온에서 보관·유통이 가능한 장점 덕분에 의료 인프라가 부족한 빈국들에 주로 공급돼 왔다. 그러나 얀센 백신이 후순위로 밀리게 되면 얀센 백신에 의지하는 가난한 나라들에서는 접종 확대 정책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얀센 백신을 승인한 나라는 90여 곳이다.

보건분야 비영리기관 카이저가족재단 젠 케이츠 수석부사장은 “대다수 국민이 1차 접종도 마치지 못한 빈국에서는 얀센 백신뿐 아니라 같은 방식으로 만들어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해서도 접종 기피 현상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얀센 백신 제조사인 존슨앤드존슨은 “여러 번 접종할 수 없거나 하지 않을 사람, mRNA 백신을 원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이 백신이 여전히 중요한 선택지”라며 “보관·유통의 용이성을 최우선에 둔 개발도상국 및 빈국에도 필수적인 도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표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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