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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무대 문법 잘 살린 '작은아씨들'…핵심은 가족"

입력
2021.12.17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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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출 오경택 인터뷰…코로나19로 축소됐던 초연
내레이션으로 극 끌고 가고 음악으로 감정 표현
"큰 틀은 초연과 같지만 동선·조명 등 연출 개선"

세종문화회관에서 오는 26일까지 공연하는 뮤지컬 '작은아씨들'의 무대는 따뜻함을 표현한 집을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세종문화회관 제공

세종문화회관에서 오는 26일까지 공연하는 뮤지컬 '작은아씨들'의 무대는 따뜻함을 표현한 집을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세종문화회관 제공

"'작은아씨들'은 원작 소설은 물론 영화도 유명해서 부담이 컸죠. 하지만 뮤지컬 무대의 문법을 잘 접목해서 우리만의 색을 찾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창작뮤지컬 '작은아씨들'이 다시 한번 무대에 올랐다. 지난해 초연 당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조기종연을 했지만, 제5회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3개 부문(대상·극본상·음악작곡상) 후보에 오르는 성과를 거뒀던 작품이다. 지난 7일부터 세종문화회관에서 시작한 이번 공연은, 초연과 마찬가지로 오경택 연출이 맡았다. 뮤지컬 '레드북'으로 제3회 한국뮤지컬어워즈 연출상을 받는 등 연극과 뮤지컬을 넘나드는 활동으로 유명하다.

그는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큰 틀은 초연과 같지만, 제한된 시간·장소 안에서 더 효과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게 무대 조명과 배우 동선 등에 변화를 줬다"고 말했다. 대표적으로 완전히 바뀐 2막 넘버 '후회' 무대는 관객의 몰입도를 한층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같은 시간대지만 다른 공간에 있는 인물 '조'와 '로리'가 각자의 감정을 한 무대에서 동시에 표출하는 순간을 보다 극적으로 전할 연출을 고민한 결과다. 오 연출은 "안무감독과 상의해서 두 인물이 마치 서로가 거울처럼 움직이며 감정을 표현하도록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뮤지컬 '작은아씨들' 연출을 맡은 오경택. 세종문화회관 제공

뮤지컬 '작은아씨들' 연출을 맡은 오경택. 세종문화회관 제공

뮤지컬 '작은아씨들'의 중심은 가족이다. 오 연출은 "핵심 개념은 집, 그러니까 '하우스(house·집)가 아니라 '홈(home·가족)'으로 잡았고 보편적 가족의 사랑과 추억을 드러낼 수 있는 사건을 위주로 풀어갔다"고 전했다. 원작인 루이자 메이 올컷의 소설 '작은아씨들'은 어려운 환경에도 서로 아끼며 성장해가는 네 자매의 이야기를 방대한 양으로 그려내 이를 무대에 올리려면 선택과 집중이 필요했다. 가족이 함께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공연을 만들 수 있는 방향으로 그 길을 잡은 것이다. 네 자매 각각 캐릭터의 개성과 변화를 보여주면서 관객이 그 안에서 나를 발견하고 가족을 생각할 수 있게 이끄는 것도 하나의 목표였다.

그래서 무대의 중심은 집(하우스)이 됐다. 주인공인 '조'가 쓴 책 속 세상에서 집이 가장 먼저 등장한다는 의미였다. 크리스마스 트리와 벽난로 등이 설치된 거실을 꾸며 따뜻한 분위기를 연출했고, 음악 역시 난해하지 않고 편안함 속에 진행되도록 하는 데 신경을 썼다. 코로나19로 가족간 만남조차 쉽지 않은 요즘,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을 그리워하는 이들에게 위로가 될 수 있는 작품이 되길 바란다는 게 오 연출의 바람이다. 공연은 26일까지.

진달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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