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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렌즈 넣는 시력교정술, 장기적으로도 안전할까?

입력
2021.12.16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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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렌즈삽입술, 10년 이상 장기 추적 결과 나와

시력교정술을 받으려는 한 여성이 수술을 하기에 앞서 눈 검진을 받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시력교정술을 받으려는 한 여성이 수술을 하기에 앞서 눈 검진을 받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눈 속에 렌즈를 넣어 시력을 교정하는 '안내(眼內)렌즈삽입술(Implantable Collamer LensㆍICL)'을 시행하면 10년이 지나도 교정 시력을 유지하고 안전할까.

시력 교정 수술은 전통적인 라식ㆍ라섹에 이어 최근 펨토초 레이저를 활용하는 ‘스마일 라식’이 많이 시행되고 있다.

그러나 각막이 지나치게 얇거나, 각막 질환이 있거나, 고도 근시ㆍ고도 난시ㆍ아벨리노각막이상증 등으로 스마일 라식 등 레이저 시력 교정이 불가능한 환자는 눈 속에 렌즈를 넣는 안내렌즈삽입술로 시력을 교정한다.

안내렌즈삽입술은 눈의 홍채와 수정체 사이 공간에 개인 시력에 맞는 교정 렌즈를 넣어 시력을 높이는 수술이다. 각막을 깎지 않아 레이저 시력 교정 수술 합병증인 각막 혼탁이나 각막확장증이 나타나지 않는다.

그런데 눈 안에 영구적으로 렌즈를 넣는 방식이어서 오랫동안 시력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지, 백내장ㆍ폐쇄각 녹내장ㆍ색소분산증후군ㆍ각막내피세포 저하 등 합병증이 생기지 않는지 수술을 앞둔 환자에게 막연한 두려움을 줄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안내렌즈삽입술을 받은 환자들을 장기 추적해 시력ㆍ안전성을 확인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김부기 강남 온누리스마일안과 원장과 정영택 전주 온누리안과병원장은 안내렌즈삽입술 후 10년 이상 추적 관찰을 한 임상 결과와 합병증 여부를 조사해 ‘대한안과학회지’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2006년 1월~2011년 2월 안내렌즈삽입술을 받고 10년 이상 경과 관찰이 가능했던 68명(129안)을 대상으로 추적 조사했다. 안내렌즈삽입술 10년 추적 대상 환자는 남성 24명(47안), 여성 44명(82안)이며 수술 당시 평균 연령은 27.7세다.

환자들은 수술 후 1일, 1주일, 1개월, 3개월, 6개월, 이후 1년마다 내원해 시력ㆍ안압ㆍ각막 내피세포 검사ㆍ백내장 등을 검사했다.

그 결과, 수술 전 평균 나안 시력이 0.02에서 수술 10년 후 0.93의 양호하고 안정적인 시력이 관찰됐고 평균 최대 교정 시력이 1.18로 조사됐다.

또한 환자의 85%에서 평균 구면 렌즈 대응치(근시+난시 값)가 ±1.0 디옵터 이하로, 안내렌즈삽입술을 받은 주원인인 고도 근시와 고도 난시가 0에 가깝게 줄고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안전성 지표도 양호하다. 평균 안압이 수술 전 13.52㎜Hg에서 수술 10년 후 13.59㎜Hg로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각막내피세포 수는 수술 전 평균 3,074 cells/㎟에서 수술 후 10년 째 2,812㎟로 8.5% 줄어 일반인의 자연 감소 정도와 별 차이가 없었다.

일반적으로 각막내피세포는 연령 증가와 정상적인 노화 과정에서 연간 0.5~0.6%(10년 기준 5~6%)씩 자연 감소한다.

수술 후 녹내장ㆍ전방 흐림ㆍ색소분산증후군 등 합병증은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다만 8안(6.2%)에서 백내장이 발생해 3안(2.3%)을 수술했으며, 1안(0.8%)에서 열공 망막박리가 생겨 유리체절제술을 시행했다.

안내렌즈삽입술은 20여 년 전부터 해외에서 보편적으로 시행됐고 국내에서는 식품의약품안전처 승인을 받은 2002년부터 쓰이고 있다.

김부기 원장은 “안내렌즈삽입술은 안경을 벗으려는 10대 후반부터 20, 30대 젊은 층이 주로 수술을 받는다”며 “눈 안에 렌즈를 넣은 후 10년이 지나 30, 40대가 됐을 때도 후유증 없이 시력이 안정적으로 유지된다는 임상 결과는 수술을 앞둔 환자의 불안과 의구심을 해소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김 원장은 “다만 시력과 안전성이 확인돼도 일부에서 가벼운 근시 퇴행, 각막내피세포가 줄거나 백내장이 발생한 사례가 있어 안내렌즈삽입술을 받은 환자는 안과 전문의에게서 정기 검사와 관리, 경과 관찰을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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