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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시간 거리 헤맨 코로나 확진 산모 “위급상황에 갈 병상 없어”

입력
2021.12.15 18:00
수정
2021.12.15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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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소방본부 "코로나 확산세에 전담 병상 태부족"

확진 환자를 이송한 구급차들. 기사와 관련 없음. 연합뉴스

확진 환자를 이송한 구급차들. 기사와 관련 없음. 연합뉴스

코로나19에 확진됐다는 이유로 출산이 임박한 산모가 병원을 찾지 못해 10시간 넘게 거리를 헤맨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 산모는 어렵사리 출산을 했으나, 하혈까지 하는 등 위급한 상황에 처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15일 경기도소방재난본부 등에 따르면 13일 오후 10시쯤 30대 여성 A씨로부터 “출산을 이틀 앞두고 있는데 하혈을 시작했다”는 내용의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A씨는 당시 코로나19 확진으로 자택에서 격리중이라, 평소 다니던 산부인과를 이용할 수 없었다. 신고를 받고 현장에 도착한 수원소방서 파장119안전센터 대원들은 A씨를 구급차에 태워 코로나19 전담병원 내 산부인과로 이송에 나섰다. A씨 집 인근은 물론 주변 지역 병원까지 여유 병상이 있는지 연락을 취했지만, 모두 “확진자 병상이 다 찼다”며 A씨를 받아주지 않았다.

최근 코로나 확산세가 이어지면서 전담병원 병상이 포화상태에 이른 것이다. 이에 구급대원들은 경기 북부권과 서울, 인천까지 병원을 수소문했지만 병상이 남은 병원을 찾지 못했다. 두 시간 넘게 거리를 다니며 병원을 찾던 A씨는 그 사이 산통이 잦아들어 집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14일 새벽 2시 35분쯤 A씨는 다시 진통을 느껴 재차 출동한 구급대원과 함께 또 다시 구급차에 몸을 실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A씨를 받아 줄 수도권 지역 병원은 없었다. 5시간 가까이 헤매던 A씨는 출산이 임박하자, 구급차에서 분만을 시도하는 방법까지 고려했다.

그러던 중 극적으로 서울의 한 병원에서 병상 한 개가 확보됐다는 연락을 받았다.결국 A씨는 최초 신고 후 10시간여 만인 오전 8시 10분쯤 서울의 B병원에 도착해 출산했다. 경기소방 관계자는 “10시간여 동안 40곳이 넘는 병원에 문의했지만, 병상이 확보안돼 이곳저곳을 다닐 수밖에 없었다”며 “큰 사고로 이어지지 않았으나, 자칫 산모가 위험할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코로나 확진자가 급격하게 늘면서 전담 병상부족 현상이 심화돼 위급 상황에 놓인 확진자들의 병원 이송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병원들과 협의를 통해 이 같은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14일 기준으로 전국 중환자 병상은 전체 1,298개 중 1,056개가 환자로 차 81.4%의 가동률을 보이고 있다. 연일 최다치의 확진자가 나오고 있는 수도권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86.4%(837개 중 723개 사용)로 90%에 육박하고 있다.

이종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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