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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중 평가원장 결국 사퇴 ... "수능 이의제기 문호 더 넓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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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중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이 수학능력평가시험(수능) 출제 오류에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임기가 3년이지만 10개월 만에 물러나는 불명예 퇴진이다. 전문가들은 특히 과학탐구 영역에서 출제오류가 많다는 점을 지적하며, 수험생들의 이의제기에 대해 더 열린 자세를 취할 수 있도록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강태중 평가원장은 15일 법원 판결 직후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2학년도 수능 생명과학Ⅱ 정답결정 취소 소송에 대한 법원의 판결을 무겁고 겸허한 마음으로 받아들인다"며 "수험생과 학부모님 그리고 선생님을 포함한 모든 국민께 충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일의 책임을 절감하고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덧붙였다.
강 평가원장은 또 "이번 일이 빚어진 데 대해 통렬히 성찰하고, 새로운 평가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한 방안을 조속히 마련할 것"이라며 "대입전형 일정에는 더 이상 혼선이 일지 않도록 남아 있는 2022학년도 대입전형 절차를 지원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평가원의 출제오류 흑역사는 이번이 7번째다. 그 중 이번을 포함 5번은 평가원장이 책임을 통감하며 사퇴했다.
첫 출제오류는 2004학년도 수능 언어영역 문제였다. 서울대 불문과 최권행 교수의 이의제기로 공론화됐으며 전문가 자문 끝에 복수정답 처리됐다. 사상 초유의 사태로 이종승 평가원장이 사퇴했고, 윤덕홍 당시 교육부총리도 대국민 사과를 했다. 2008학년도 수능에서는 성적표가 배포된 뒤 물리Ⅱ에서 복수정답이 인정돼 수험생 1,000여 명의 등급이 뒤바뀌고, 정시모집 원서접수가 미뤄지는 사태가 벌어졌다.
2014학년도 수능의 세계지리 문제 출제오류는 역대 가장 파장이 컸던 사례로 기록된다. 여러 이의제기에도 불구하고 평가원이 출제 오류를 끝내 인정하지 않으면서 결국 소송으로 이어졌다. 1년여에 걸친 소송 끝에 항소심에서 수험생들이 승소했고, 앞서 오답 처리된 1만8,884명 중 629명이 재산정된 성적으로 재입학·편입하는 소동을 빚었다. 2015학년도 수능 때는 영어, 생명과학Ⅱ 등 2개 문항에서, 2017학년도 수능에서도 한국사와 물리Ⅱ에서 잇따라 오류가 발생했다.
1993년 수능 도입 이래 출제오류는 총 7번, 9개 문제에서 발생했다. 그중 5건이 과학탐구 영역이다. 과탐 영역에서 유독 출제오류가 빈번한 셈이다. 이는 이과계열 상위권 학생들에게서 변별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필요성, 거기에다 과학이라는 과목의 특성이 한데 뭉쳐져서 일어나는 일이란 지적이다.
김동영 평가원 대학수학능력시험본부장은 "과학이라는 학문의 특성상 현재 진행되고 있는 최첨단 학술적 결과와 학교에서 가르치는 것에 사이에 시간차가 존재할 수밖에 없다"며 "그런 차이 속에서 고등학교 수준을 넘는 보다 어려운 내용까지도 문제로 내다보니 일정 정도 어려움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입시업계에서는 문제 검수 과정과 이의제기 처리 방식에 따른 시스템 점검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한 대형 입시학원 관계자는 "과학탐구 영역은 전문분야라 문제가 제기돼도 적극적인 공론화 과정이 부족하다"며 "전문가집단으로부터의 공론화는 물론, 적극적 의견개진 과정의 통로를 열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평가원도 이날 "수능 이의신청 심의제도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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