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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두기 강화하면 방역 실패 책임을 자영업자에게 떠넘기는가"

입력
2021.12.15 13:30
수정
2021.12.15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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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인 한국자영업자협의회 사무국장
"여야 후보가 합의해 당에 요구하라"
"거리두기 강화는 방역 정책 실패 책임 전가"

10월 서울 중구 명동 거리의 한 가게에 임대 안내가 붙어 있다. 뉴스1

10월 서울 중구 명동 거리의 한 가게에 임대 안내가 붙어 있다. 뉴스1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단체들이 14일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권에서 논의되고 있는 50조 원 또는 100조 원 손실보상 추가경정예산 마련이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행사에 동참한 이재인 한국자영업자협의회 사무국장은 "자영업자들은 더 이상 버틸 여력이 없다"며 "살 수 있는 방법은 오로지 신속한 손실보상밖에 없기 때문에 신속한 100조 원 추경을 촉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국장은 14일 MBC 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코로나19가 작년 초부터 시작됐고, 자영업자들이 지금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폐업한 매장의 수는 45만3,000개가 넘어섰고 자영업자 빚은 66조 원이 넘어섰다. 특히 자영업자 스물두 분이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고 밝히며 손실보상 강화를 역설했다.

이 국장은 특히 손실보상과 관련해 지나치게 적게 편성된 예산 규모를 문제 삼았다. 그는 "자영업자 지원에 있어 우리나라는 GDP(국내총생산) 대비해서 4.5%밖에 지원을 해주지 못했는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16.3%이고 캐나다 같은 경우 14.6% 지원했다"며 "결단의 문제"라고 밝혔다.



여야 대선후보 주장 조합한 '즉각 100조' 요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오른쪽)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9일 서울 마포구 연세대 김대중도서관에서 열린 '김대중 대통령 노벨평화상 수상 21주년 기념식 및 학술회의'에 참석해 박수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오른쪽)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9일 서울 마포구 연세대 김대중도서관에서 열린 '김대중 대통령 노벨평화상 수상 21주년 기념식 및 학술회의'에 참석해 박수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자영업자 단체들의 '즉각 100조 원 추경' 주장은 양대 정당 대선 후보의 논의를 받아들인 것이다. 애초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자영업자 지원을 위한 '50조 원 추경'을 주장했고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이를 100조 원으로 늘려 언급하자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후보도 "당장 실시하자"며 호응한 바 있다. 다만 국민의힘 쪽의 경우는 김종인 위원장이 "예산은 대통령 권한"이라며 차기 정부에서 논의할 것으로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에 곧바로 호응할지는 미지수다.

이 국장은 "이 부분은 결국 두 대선 후보 주자들이 공개토론회를 통해서 공공의 장소에서 이제 서로 간 합의를 통해서 결국 당에 요청을 하는 절차로 흘러가야 될 걸로 예상하고 있다"며 "어차피 대선정국이라고 하면 대선 주자들이 결국에는 당대표까지는 아니지만 그런 역할에 버금가기 때문에 가능할 걸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급지원 못 받고, 한 분기 진행한 손실보상제도 대부분 100만 원 이하"


지난 10월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소상공인 손실보상 시스템을 시연하는 모습. 세종=연합뉴스

지난 10월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소상공인 손실보상 시스템을 시연하는 모습. 세종=연합뉴스


이 국장은 그간 자영업자들이 코로나19 방역 조치로 인해 겪은 희생 대비 정당한 보상을 받지 못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손실보상제가 실시된 것은 올해 3분기(7∼9월)부터이고 이전에는 재난지원금 또는 희망회복자금 등으로 소상공인 대상 지원이 이뤄졌다. 이 국장은 "지원금 이외에는 매출에 대한 손해, 집합금지나 집합제한에 대한 보상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결국에는 손실보상은 0원이었고, 최저생계비 수준의 지원이 있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올해 3분기 이전 손실보상제 소급적용에 대해 기획재정부는 "기존 지원금 정산이 필요하고 정산하게 되면 환수해야 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보인 바 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손실보상제 시행을 앞두고 "3분기 이전에 대해서는 희망회복자금으로 갈음한다고 정치적 합의를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국장은 손실보상제 실시 이후 나온 지원금도 대다수 자영업자들 입장에서는 보상이 기대되는 수준에 못 미쳤다고 주장했다. 그는 "7월부터 9월까지 하고 있는 손실보상금 지원 같은 경우는 자영업자의 과반이 100만 원 미만으로 손실보상금을 받았다"며 "언론에서는 최대금액에만 집중하고 있는데 평균적으로는 낮은 수준의 지원금만 받은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손실보상제에 따른 자영업자 대상 손실보상금은 코로나19가 없었던 2019년과 비교한 일평균 손실액에 방역조치 이행 기간과 보상률을 적용해 계산되고 있다. 손실보상 비율은 영업손실액의 80%이고 손실보상 상한액은 1억 원, 하한액은 10만 원이었으나 이를 50만 원으로 끌어올리는 예산안이 지난 4일 국회에서 통과된 바 있다. 이재명 후보는 경기도지사 재임 중이던 10월에 "손실보상 대상을 확대하고 전액을 보상해야 한다"며 재정 당국을 비판한 바 있다.



"우리도 일상회복 앞서 방역인력·병상 확대 요구했는데..."


14일 서울 종로구 한 음식점에서 방역패스 확인을 위한 'QR코드' 가 작동하지 않는 모습. 연합뉴스

14일 서울 종로구 한 음식점에서 방역패스 확인을 위한 'QR코드' 가 작동하지 않는 모습. 연합뉴스

이 국장은 "결국 2조 원대에 불과한 예산으로 손실보상금을 지원하다 보니 여러 문제점들이 나타났다"며 손실보상제 개선을 위해 △코로나 이전 대비 매출차액 또는 고정비 지급 가운데 선택할 수 있게 할 것 △이의신청 절차를 간소화할 것 △월세 등에 대한 초저금리 대출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방역대책을 선제적으로 강화하고 소상공인에게 선제적으로 보상하자는 이재명 후보의 주장에 대해 이 국장은 "우리 입장에서는 만일에 거리두기를 강화한다고 하면 방역정책의 실패가 우리 자영업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게 아닌가, 이런 생각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단계적 일상회복이 들어갈 때 전국보건의료노조와 함께 확진자수 감소를 위해서 방역인력의 두 배 확대, 치명률 감소를 위해서 위중증 환자 병상의 두 배 확대를 외쳤다"면서 "이러한 준비 없이 단계적 일상회복에 들어가다 보니 지금 이 사달이 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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