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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해명에도 석연찮은 정황들… "직함 준 적도, 수상기록도 없다"

입력
2021.12.14 20:20
수정
2021.12.14 21:2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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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지원서에 허위 경력·수상 기재 의혹

윤석열(왼쪽)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부인 김건희씨. 뉴시스

윤석열(왼쪽)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부인 김건희씨. 뉴시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부인 김건희씨가 과거 수원여자대학에 낸 겸임교수 지원서를 허위로 작성했다는 의혹에 대해 여러 해명을 내놨지만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당시 상황을 살펴보면 김씨의 해명과 배치되는 정황도 다수 발견된다.

게임협회 기획이사? "공식직함 준 적 없다"

14일 관련 보도와 단체 등에 따르면, 김씨는 2007년 수원여자대학에 낸 교수 초빙 지원서에 허위 경력과 가짜 수상기록을 기재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김씨가 실제 2007년 3월~2008년 2월 수원여대 광고영상과 겸임교수로 근무한 만큼, 만약 허위 지원서가 맞다면 가짜 경력을 내세워 교수로 임용됐다는 뜻이 된다.

김씨는 지원서에 2002년 3월부터 3년간 한국게임산업협회 기획팀 기획이사로 일했다고 적었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 2006년 6월 29일 자로 발행된 재직증명서도 함께 냈다.

윤석열(왼쪽)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부인 김건희씨.

윤석열(왼쪽)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부인 김건희씨.

하지만 정작 한국게임산업협회는 2004년 4월 말에 출범했다. 전신인 한국게임산업연합회도 2002년 9월에 문을 열었다. 어느 기관이든 2002년 3월부터 일했다는 것 자체가 맞지 않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씨는 YTN과의 인터뷰에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게임산업협회와 같은 건물에 있으면서 협회 관계자와 친하게 지냈고, 이들을 학교 특강에 부르기도 했다"고 해명했다. 국민의힘은 "김씨가 협회 관계자와의 인연으로 보수 없이 기획이사로 불리며 협회 일을 도왔고, 재직기간은 착오한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런 해명도 석연치 않은 구석이 많다. 한국게임산업협회는 2004년 출범 당시 김범수 NHN 사장(현 카카오 의장)이 초대 회장을 맡았다. 협회는 당시 NHN이 입주해 있던 43층 규모의 서울 역삼동 스타타워 빌딩에 둥지를 틀었다. 서울 강남의 랜드마크로 꼽히는 이 빌딩은 임대료가 서울시내 최고 수준이다. 빌딩도 워낙 커 다른 층을 들락거리며 소통하는 것도 일반적이지 않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한국게임산업협회는 이날 본보와의 통화에서 "당시 인사 자료가 없어 김씨의 재직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면서도 "그간 협회 일을 도와준 분이 정말 많은데 한 번도 공식 직함을 준 건 없는 걸로 안다"고 말했다. 2004년 당시 협회 사무국장이었던 최승훈씨도 이날 페이스북 글을 통해 "전신인 연합회 시절부터 5년간 협회에서 사무국장으로 일했는데 김씨를 본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수상실적 1건은 가짜, 2건은 부풀리기

김씨는 지원서에 3건의 수상실적을 기재했다. 이 역시 1건은 가짜이고 나머지 2건은 부풀린 의혹이 짙다. 김씨는 2004년 8월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SICAF)에서 대상을 수상했다고 했는데, SICAF 측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김씨가 2004년 수상했다는 기록이 없다"고 말했다. 당시 대상(그랑프리) 수상작('왕후심청')의 제작자 겸 연출자인 넬슨 신 감독도 "김건희씨는 왕후심청 제작이나 투자에 전혀 참여한 바가 없다"고 밝혔다. 김씨 역시 "돋보이려고 한 욕심이다. 그것도 죄라면 죄"라고 잘못을 인정했다.

2004년과 2006년 대한민국애니메이션 대상 특별상을 받았다고 쓴 부분에 대해 김씨는 "회사 직원과 같이 작업해 경력에 넣은 것"이라고 말했다. 개인 단독 수상이 아니라 단체 수상이라 문제없다는 취지다.

하지만 2004년 수상과 관련해선 김씨는 출품작 제작을 마친 뒤에야 해당 회사에 입사했다는 출품업체 대표의 증언이 나왔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회사 경력을 주로 고려하는 '겸임교수직'이었고 한정된 기간에 강의하는 것이라 수상 내용을 명확히 구분하지 않고 기재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동욱 기자
고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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