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국내 신형 전기차 20여종 쏟아진다... 벌써부터 경쟁 후끈

입력
2021.12.15 04:3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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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은 올해보다 다소 비싸질 듯

기아의 EV6 GT 라인. 기아 제공

기아의 EV6 GT 라인. 기아 제공

다가올 새해부터 국내에 신형 전기차 모델이 쏟아진다. 현재까지 국내에 출시될 것으로 알려진 글로벌 완성차업계의 신형 전기차종만 무려 20여 종. 급증하는 국내 전기차 수요를 선점하기 위한 포석이다. 이에 따라 임인년(壬寅年)인 새해는 국내 전기차 시장의 춘추전국시대로 기록될 전망이다.

글로벌 완성차업계에서 국내 시장에 눈독을 들인 이유는 역시 가파른 성장세에 있다. 14일 한국자동차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국내 전기차 판매량은 7만1,60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3만6,268대) 대비 96% 급증했다. 국내 전기차 판매량은 세계 7위 규모로, 지난해 8위에서 올해 한 단계 올라섰다. 특히 올해 국내에서 판매된 신차 중 전기차 비율은 5.5%로, 유럽을 제외한 국가 중 중국(9.4%) 다음으로 높다. 정부 보조금과 세제 혜택 등 정책 지원이 뒷받침되고, 전기차 충전소가 전국 주유소 개수 대비 80% 넘게 설치되면서 전기차 시장도 대중화 단계로 진입하는 모양새다. 완성차업계에서 국내에 전기차 신차 모델의 대거 출시 계획을 세워 놓은 배경이다.

쌍용차 첫 전기차 '코란도 이모션'. 쌍용차 제공

쌍용차 첫 전기차 '코란도 이모션'. 쌍용차 제공

국내에서 전기차 출시를 서두르고 있는 곳은 역시 현대차다. 스포츠유틸리티(SUV) 위주였던 아이오닉 브랜드 최초로 세단 모델인 아이오닉6를 비롯해 세단과 SUV 사이의 외관을 가진 크로스오버유틸리티(CUV) 전기차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아이오닉6의 경우 배터리 개선으로 1회 충전 시 주행거리가 500㎞에 달하고, 아이오닉5를 기반으로 전면부 및 후면부 디자인까지 새롭게 단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아도 내년에 신형 니로와 EV6 GT를 공개한다. EV6 GT는 기아에서 처음으로 전기차 전용 플랫폼(전기차 전용 뼈대)을 적용해 만든 EV6의 고성능 버전이다. 제로백(정지상태에서 시속 100㎞에 도달하는 시간)이 3.5초에 불과하다.

한국지엠(GM)과 르노삼성, 쌍용차도 내년에 벌어질 전기차 신차 경쟁에 뛰어들 태세다. 한국GM은 신형 볼트EV, 르노삼성은 XM3 하이브리드 모델, 쌍용차는 첫 전기차인 코란도 이모션을 각각 출시할 예정이다. 이 중 코란도 이모션은 LG에너지솔루션의 리튬이온배터리를 장착, 1회 충전 시 최대 306㎞ 주행이 가능하다. 쌍용차 관계자는 “코란도 이모션은 이달 말부터 사전계약에 들어가는 걸 검토하고 있다”며 “가격은 4,000만 원 중·후반 정도여서 가성비에서 우위를 가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메르세데스-벤츠는 1회 충전 시 주행거리가 660㎞에 달하는 더 뉴 EQE를, BMW는 쿠페 형태의 전기차인 ‘i4’를 공개한다.

메르세데스-벤츠의 더 뉴 EQE. 벤츠 제공

메르세데스-벤츠의 더 뉴 EQE. 벤츠 제공

다만, 내년 전기차 가격은 올해보단 다소 인상될 조짐이다. 환경부가 내년 전기차 보조금을 축소하겠다고 밝혀서다. 전기차 보조금을 100% 지급받는 기본가격 상한액이 기존 6,000만 원에서 5,000만 원으로 삭감되고, 최대 800만 원을 지원하는 보조금도 600만~700만 원으로 축소될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상승세인 니켈 등 배터리 원자재 가격도 소비자들에겐 좋지 않은 소식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원가의 30%를 차지하는 게 배터리”라면서 “전 세계적인 니켈 공급 부족으로 내년 하반기로 갈수록 전기차 값이 더 비싸질 수 있다”고 전했다.

김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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