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년... 덜 움직이고 더 뚱뚱해졌다

입력
2021.12.14 12:00
수정
2021.12.14 13:57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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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
비만 유병률, 조사 이래 최고치
女20대·男30대 정신건강 나빠져
"코로나19 유행으로 전년보다 악화"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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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영향일까. 작년 한해 성인들이 훨씬 더 뚱뚱해졌다. 30·40대 남성의 경우 비만인 비율이 절반 이상이었다. 정신건강도 나빠졌다. 20·30대의 우울증이 눈에 띄게 늘었다.

질병관리청은 14일 이런 내용의 '2020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남녀 비만 유병률, 조사 이래 최고치

만성질환의 주범인 비만은 남녀 모두 증가했다. 남자의 경우 비만 유병률이 48%로 전년보다 6.2%포인트나 올랐다. 여자도 27.7%로 전년보다 2.7%포인트 올랐다. 남녀 모두 조사를 시작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로, 2001년 이후 증가 폭이 가장 컸다.

남자는 전 연령대에서 비만 유병률이 큰 폭으로 늘었다. 30대와 40대는 비만 유병률이 각각 58.2%, 50.7%로 절반 이상을 기록했다. 특히 30대는 전년도에 비해 11.8%포인트나 증가, 가장 많이 늘었다.


유산소 활동 비율, 2014년 이후 최저

남자는 비만 외에도 고혈압·고콜레스테롤혈증·당뇨병 유병률까지 모두 증가했다. 고혈압 유병률은 남자 28.6%, 여자 16.8%였다. 남자 40, 50대는 각각 31.5%, 45.4%로 조사 이래 가장 높았다. 고콜레스테롤혈증 유병률의 경우 남자는 2005년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여자는 18.8%로 전년과 비슷했다.

이는 신체활동이 크게 줄었던 상황과 관련 있는 것으로 보인다. 걷기 실천율은 39.2%로 전년보다 4.3%포인트 감소했다. 유산소 신체활동 실천율은 45.6%로, 2014년 조사 이래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전반적으로 20대의 신체활동 실천율 감소 폭이 가장 컸다. 남자는 20~40대 유산소 신체활동 실천율이 전년보다 감소했다. 여자의 경우 20대는 1.6%포인트 감소했지만, 30대는 6.1%포인트 증가했다.

20대 여성 정신건강은 빨간불

질병관리청이 실시한 2020년 국민건강영양조사의 만성질환 유병률 추이. 질병관리청 제공

질병관리청이 실시한 2020년 국민건강영양조사의 만성질환 유병률 추이. 질병관리청 제공


정신건강은 전년보다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소 추세를 보였던 우울장애 유병률은 5.7%로 소폭 증가했다. 남자는 30대, 여자는 20대의 정신건강이 가장 악화됐다. 20대 여자는 11.3%로 남녀 연령을 통틀어 유일하게 두 자릿수를 보였다. 남자 30대는 전년보다 4.1%포인트 증가하며, 남녀 연령대별 전체에서 가장 큰 증가 폭을 보였다.

코로나 영향 ... 흡연율은 다소 개선

이 같은 변화는 코로나19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질병청은 "코로나19 유행 시기였던 작년을 2019년과 비교하면 만성질환과 정신건강이 악화됐다"며 "우울장애 유병률은 남녀 모두 작년에 더욱 악화됐고, 남자는 4.8%로 2018년 대비 두 배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그나마 흡연 지표는 개선됐다. 꾸준히 줄던 성인 남자 흡연율은 34%로 조사 이래 가장 낮았다. 월간 음주율은 58.9%로 소폭 감소했고, 월간 폭음률은 38.4%로 전년과 비슷했다. 식생활은 과일류 섭취는 감소한 반면 음료류 섭취는 증가했다. 지방 과잉섭취분율은 3.5%포인트 증가했는데, 20·30대의 30% 이상은 지방을 과잉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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