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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울에도 22도 ... 8년간 쑥쑥 자란 열대우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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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 부는 계절이면 따뜻한 실내 전시관에 눈길이 쏠리게 마련이다. 기온 22도, 습도 60~90%. 한겨울 서천 국립생태원의 열대관 기후다. 이 정도면 반팔, 반바지 차림이어도 문제가 없다. 국립생태원은 서천에서 오래전부터 추진하다 흐지부지된 장항국가산업단지 조성 계획의 대안으로 유치했다. 공장 대신 따낸 생태환경시설이다.
야외 산책로도 좋지만 겨울철 국립생태원에서 가장 주목받는 시설은 에코리움이다. 5개 기후대의 생태를 재현한 넓은 전시관에 2,400여 종의 동식물이 살고 있다. 먼저 열대관에 입장하면 남미 아마존에 서식하는 물고기 수족관을 만난다. 민물고기 중에서 가장 큰 피라루크를 비롯해 실버아로와나, 피콕시클리드, 도라도캣피시 등 생소한 이름의 물고기와 ‘이빨 있는 물고기’ 피라냐까지 볼 수 있다.
수족관 위는 정글로 덮여 있다. 모양만 흉내 낸 정도가 아니라 실제 열대우림에 들어온 듯한 착각에 빠진다. 2013년 개원한 이래 8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 사이 야외의 수목뿐만 아니라 실내 전시관의 나무도 훌쩍 자라 무성한 숲으로 성장했다. 전시관의 최고 높이는 35m에 달한다. 웬만한 나무는 제한 없이 생장할 수 있을 정도다.
가는 공기뿌리가 치렁치렁 늘어진 커튼담쟁이를 지나면 본격적으로 열대우림에 들어선다. 아마존뿐만 아니라 인도네시아의 칼리만탄, 아프리카의 마다가스카르와 콩코민주공화국의 숲을 재현한 공간이 이어진다. 가장자리가 갈라지고 구멍이 뚫린 몬스테라, 만병통치약으로 사용했다는 노니, 이름만 고무나무인 알타시마고무나무 등 희귀한 나무 사이사이에 열대지역에 서식하는 동물들도 숨어 있다.
모하비, 아타카마, 나미브 사막을 재현한 사막관에서는 각 지역에 서식하는 선인장을 두루 심어 놓았다. 작은 화분에 심은 앙증맞은 크기가 아니라 어른 키를 훌쩍 뛰어넘는 거대한 선인장이 대부분이다. 그중에서도 길다란 꽃대를 내밀고 개화를 준비하는 여우꼬리용설란이 주목받고 있다.
지중해관으로 이동하면 올리브와 유칼립투스 나무 등을 볼 수 있다. 적당히 건조하면서 온화한 기후도 그대로여서 상큼한 지중해의 향기가 코끝을 스친다. 온대관은 제주 곶자왈을 재현해 놓았다. 덩굴식물이 현무암을 뒤덮었고, 녹나무 동백나무 등 활엽상록수가 숲을 이루고 있다. 극지관에서는 남극 펭귄이 눈길을 잡는다. 실제 눈이 내리는 가운데 펭귄 무리가 물속을 헤엄친다. 아무래도 겨울보다 여름에 더 끌리는 장소다. 특별 전시관에서는 나뭇잎을 잘라 먹이인 버섯을 기르는 잎꾼개미의 생태도 볼 수 있다.
국립생태원은 18세 이상 성인에 한해 방역패스 제도를 운영 중이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자만 입장할 수 있다. 실내 전시관 입장 인원은 191명으로 제한한다. 앞선 관람객이 빠져나갈 때까지 기다려야 할 경우도 생긴다. 온라인으로 생태해설을 신청하면 좀 더 흥미롭게 관람할 수 있다. 현재 1회 7명, 1시간짜리 해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생태에 관심을 가지고 5개 전시관을 찬찬히 보려면 한나절은 걸린다. 에코리움은 정문보다 장항역에서 가깝다.
바닷속 생태에 관심이 있다면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이 제격이다. 장항송림 스카이워크가 바로 옆이어서 함께 둘러봐도 좋다. ‘씨큐리움’으로 명명한 전시관으로 들어서면 홀 중앙에 거대한 유리탑이 보인다. 5,200개의 병에 국내 해양생물 표본을 담은 ‘생명의 탑’이다.
생물보다 표본 위주의 전시라 국립생태원에 비해 생동감은 떨어진다. 그래도 어류와 해조류, 무척추동물과 포유류 등 바닷속에 서식하는 거의 모든 생명체를 볼 수 있다. 거대한 벽면을 가득 채운 영상 수족관(인터렉티브 미디어월), 범고래와 혹등고래의 모험을 다룬 바다극장 등은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해양생물자원관도 방역패스가 있어야 입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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