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전두환 공과' 발언에 민주당 두 쪽... 이상민 "매우 부적절, 우려 한둘 아냐"

입력
2021.12.13 18:30
수정
2021.12.13 18:33
4면
구독

안민석 "역사 균형 있게 보자는 것, 발언 긍정적"
이재명 "지나친 양자택일 빠져 있다는 말한 것"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3일 경북 성주군 다정농원을 찾아 성주 참외 모종 심기 체험을 마치고 비닐하우스를 나오고 있다. 비닐하우스 문에 이 후보가 농원에 도착했을 지역의 사드 반대론자가 투척한 달걀이 묻어 있다. 성주=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3일 경북 성주군 다정농원을 찾아 성주 참외 모종 심기 체험을 마치고 비닐하우스를 나오고 있다. 비닐하우스 문에 이 후보가 농원에 도착했을 지역의 사드 반대론자가 투척한 달걀이 묻어 있다. 성주=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에서 이재명 대선후보의 '전두환 공과(功過)' 발언을 두고 두 쪽으로 갈라졌다. '흑백·진영논리에 빠지지 말자'는 취지였다며 이 후보를 두둔하는 목소리가 있는 반면, 민주당이 추구해온 가치에 반하는 발언이라는 공개 비판도 제기됐다.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총괄특보단장인 안민석 의원은 13일 CBS 라디오에서 "역사를 균형 있게 봐야 하지 않겠나"라며 "후보의 발언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싶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전직 대통령들에 대한 평가가 지역마다 너무 불균형하고 좀 한쪽으로 너무 치우치지 않았나"라며 "이런 부분은 어느 정도 공과 과를 올바르게 판단을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진성준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서 "개인적으로는 불필요한 말씀이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다만 이 후보의 발언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는 다르다고 주장하면서 "(이 후보는) 객관적이고 사실에 입각한 평가이고, 진영논리에 사로잡히지 말자고 하는 정치적 유연성을 보인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당내 소신파로 꼽히는 이상민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 후보의 발언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내용적으로 국민의 지배적 여론이나 민주당의 기본 가치에 반하고, 절차적으로도 너무 쉽게 왔다 갔다 말 바꾸는 것"이라며 "매우 부적절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결과가 좋으면 과정이야 어찌 되든 아무 상관 없다는, 위험한 결과지상주의에 너무 함몰된 것이 아닌지, 지역주의를 부추기거나 이용하려는 것 아닌지, 우려가 한둘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 후보가 보수의 심장이라고 불리는 대구·경북(TK) 민심에 구애하기 위해 '지나친 우클릭'을 했다는 비판이었다.

당 내에서조차 논란이 되자, 이 후보는 재차 해명에 나섰다. 그는 이날 경북 포항 포항공대에서 취재진과 만나 "전두환은 국민이 맡긴 총칼로 국민을 살해한 용서할 수 없는 중범죄자"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우리가 양자택일, 흑백논리에 지나치게 빠져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었다"며 "종합적인 평가를 하되 그렇다고 상대 진영이 100% 다 나쁘고 우리 진영은 100% 다 옳다는 태도가 마땅하지 않다는 말씀을 드린 것"이라고 했다.

이서희 기자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