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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현장의 절규 "위드 코로나 당장 멈춰라" ... 靑 "국민 위한 길 아냐"

입력
2021.12.14 04:30
수정
2021.12.14 07:24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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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수도권 위험도도 '중간'→'매우높음' 직행
공공병원 의료진 등 의료계 "일단 멈출 때"
박수현 "거리두기 강화, 국민 위한 길 아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 조합원들이 1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에서 코로나19 의료대응체계 점검 및 현장 증언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 조합원들이 1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에서 코로나19 의료대응체계 점검 및 현장 증언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의료 인력만 쥐어짜 땜질 처방하는 K방역으로 더 이상 버틸 수 없다."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를 일단 멈춰야 한다는 의료계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확진자 규모를 확 줄일 수 있는 대책부터 시행해서 붕괴 직전인 의료체계를 우선 재정비해야 할 때라는 주장이다.

13일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서울 당산동 사무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위드 코로나 2주 중단'을 제안했다.

병상, 재택키트, 의료진 ... "모두 소진됐다"

이 자리에선 무너지고 있는 일선 의료 현장에 대한 고발의 목소리가 컸다. 김미화 전남대병원 정치부장은 "정부의 병상 확보 행정명령으로 8병상이던 뇌졸중 집중치료실과 소아 중환자실을 4병상으로 축소됐고 담당 간호사도 절반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병상 부족으로 코로나19 이외 다른 환자가 위태로울 수 있다.

재택치료도 엉망이다. 김정은 서울시 서남병원지부장은 "재택치료 키트인 체온계나 산소포화도측정기 같은 걸 못 받았다는 환자가 절반 가까이 된다"고 말했다. 의료진도 한계에 도달했다. 이현섭 경기의료원 이천병원지부장은 "경기도청에다 의료 인력 충원을 수차례 요구했지만 '코로나19가 끝나면 남는 인력은 어떻게 할 거냐'며 '승인해 줄 수 없다'고만 한다"고 지적했다.

보다 못한 의학 학회들까지 나섰다. 이날 대한감염학회, 대한항균요법학회, 대한의료관련감염관리학회는 공동성명을 내고 "긴급 멈춤을 통해 유행 증가 속도를 억제하고 중환자 규모를 줄여 국민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한다"며 "강력한 정책이 적시에 시행되지 않으면 심각한 인명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두 배로 악화된 비수도권 ... 위험도 '매우 높음'으로 직행

권덕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이 13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중대본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권덕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이 13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중대본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정부도 이를 모르는 바가 아니다. 이날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비수도권의 위험도를 '매우 높음'으로 상향 조정했다. 수도권과 전국은 '매우 높음'이었음에도 비수도권은 전주까지 '중간'을 유지했다. 그런데 한 주 만에 '높음'을 뛰어넘어 두 단계 격상된 것이다.

실제 수치도 만만치 않다. 의료 대응 역량 대비 발생 비율을 보면 비수도권은 11월 4주 38.3%에서 지난주 77.7%로 두 배나 늘었다. 수도권은 12월 1주 111.2%에 이어 지난주에도 127.5%를 기록, 2주 연속 100%를 넘는 한계 상황을 이어갔다.

박수현 "거리두기 강화, 국민 위한 길 아니다"

위중증 환자 수의 증가세도 가파르다. 주간 위중증 환자 수 추이를 보면 11월 2주 339명에서 지난주 615명으로, 한 달 만에 두 배 가까이 치솟았다. 방대본은 "60세 이상 확진자 수가 급증하고 있어 위중증 및 사망자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60세 이상 확진자는 지난주에만 3,235명이 늘었다.

하지만 정부는 여전히 망설이고 있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앞으로의 예측이 어려운 상황이라 현 확산세가 지속되면 기존 대응 여력으로 감당이 안 되는 비상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반면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한 방송에 출연해 "방역전문가들은 거리두기 강화를 조언하지만 오래 희생해온 자영업자 등을 생각하면 경제회복 멈추는 것이 국민 위한 길이 아니다"고 말했다.



류호 기자
김경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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