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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미세먼지 노출될수록 코로나 위중증 가능성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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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오염에 많이 노출될수록 코로나19를 더 심하게 앓을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대기오염이 감염 위험 자체를 높이지는 않지만, 일단 걸리면 중증도를 높인다는 것이다. 매년 우리나라에서 기승을 부리는 초미세먼지는 대기오염 중증도에 가장 큰 영향을 줬다.
지난달 스페인 바르셀로나세계건강연구소의 연구진은 대기환경과 코로나19의 연관성을 다룬 논문을 ‘환경보건전망’ 저널에 발표했다.
이들의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19에 감염되기 약 1~2년 전 연평균 16.2㎍/㎥의 초미세먼지(PM2.5)에 노출된 경우, 입원을 하거나 산소치료를 받는 등 위중증 수준의 투병을 할 위험성이 약 51%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9월 개정된 세계보건기구(WHO)의 대기질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건강을 위해 유지돼야 하는 초미세먼지 농도는 연평균 5㎍/㎥ 이하다.
연구는 지난해 6~11월 스페인 카탈로니아 주민 9,605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연구진은 이 중 임의로 4,103명의 혈액 샘플을 채취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를 검사했다. 전체 참여자 중 481명이 코로나19 확진자였는데, 혈액 검사를 통해 드러난 전체 항체보유자는 743명이었다. 코로나에 감염됐지만 증상이 없거나 경미해 치료를 받지 않아 확진자로 분류되지 않은 경우다.
연구진들은 이들이 사는 지역의 2018~2019년 대기오염 농도와 코로나19 증상의 중증도 여부, 혈액 속 면역글로불린G(IgG) 항체의 농도 등을 비교분석했다. 면역글로불린G 항체의 농도가 높을수록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시스템의 반응이 더 크고 증상이 심각했다는 뜻이다.
분석 결과 연구진은 대기오염에 많이 노출된 환자일수록 면역글로불린 농도가 높아진다는 상관관계를 발견했다. 초미세먼지가 위중증을 위의 설명처럼 51% 높여 영향이 가장 컸고, 이산화질소(NO2)에 많이 노출된 환자도 코로나19 증상이 심할 위험이 26% 증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산화질소는 자동차를 운전하거나 화력발전소에서 연료를 연소할 때 주로 발생한다.
대기오염으로 인한 중증도는 60세 이상일수록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연구진은 대기오염에 많이 노출된다고 해서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높아지는 건 아니라고 분석했다. 코로나19 전파에는 대기오염보다 인구밀도 등이 더 크게 작용했다는 뜻이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감염과 대기오염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결과는 꾸준히 발표되고 있다. 지난해 5월 미국 하버드대 보건대학원 연구진은 초미세먼지 농도가 1㎍/㎥ 증가하면 코로나19 감염 시 사망률이 15% 증가한다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지난 9월 미국 참전군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초미세먼지 노출이 많을수록 코로나19로 인한 입원치료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기존 연구는 주로 통계분석에 기반한 반면, 스페인의 연구는 개개인의 혈액 분석으로 의학적 연관성을 밝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번 연구는 미세먼지로 인한 대기오염이 심한 우리나라에도 의미가 크다.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초미세먼지 연평균 농도는 19㎍/㎥로 2019년(23㎍/㎥) 대비 17.4%가 줄었다. 2015년 관측 이래 가장 낮은 수치로, 전 세계적인 봉쇄조치로 일시적으로 대기질이 개선됐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스페인 연구의 참가자들이 노출된 수치(16.2㎍/㎥)보다 크고, WHO의 권고는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오미크론 변이가 빠르게 퍼지는 상황에서 올해 들어 다시 나빠진 대기질은 악재가 될 수 있다. 지난달 21일 환경부는 수도권 및 충청도 일대에 초미세먼지 위기 경보 ‘관심’ 단계를 발령했다. 초미세먼지 농도가 당일과 이튿날 연일 50㎍/㎥를 넘거나, 이튿날 75㎍/㎥를 초과할 것으로 예상될 때 내려지는 조치다.
스페인 연구의 책임자인 마놀리스 코제비나스 선임연구원은 “연구에서 나이, 병력, 인구밀도 등 여러 변인을 통제했지만 대기오염이 코로나19 증세를 악화시킨다는 결과는 똑같았다”라며 “WHO의 가이드라인에 따른 대기질 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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