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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보호 여성 가족 살해 피의자 왜 풀어줬나… 경찰 "체포 요건 안됐다"

입력
2021.12.13 15:00
수정
2021.12.14 13:5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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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안이한 대응 비판 이어져

신변보호를 받던 전 여자친구의 집에 찾아가 어머니와 동생에게 흉기를 휘두른 혐의를 받는 20 남성 이모 씨가 1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신변보호를 받던 전 여자친구의 집에 찾아가 어머니와 동생에게 흉기를 휘두른 혐의를 받는 20 남성 이모 씨가 1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경찰이 신변보호 여성의 가족을 살해한 이모(26)씨에 대한 신고가 들어왔음에도 풀어준 이유에 대해 긴급체포 요건에 해당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씨가 나흘 후 끔찍한 범죄를 저질렀다는 점에서 경찰 대응이 안이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13일 피해 가족의 첫 신고 당시 이씨의 신병을 확보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결과적으로 퍼즐을 맞춰보니 그때 (신병 확보를) 했으면 좋겠다는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첫 신고 당시에는) 현행범 체포나 긴급체포 요건이 안 됐다"고 밝혔다.

현행범으로 체포하려면 범행 중이거나 긴급체포 요건에 해당해야 하는데, 이씨가 임의동행에 응했고 휴대폰을 순순히 제출해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도 없다고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긴급체포를 잘못해서 직권남용(으로 지적 받는) 사례가 많다"고도 덧붙였다. 흥신소 등 가해자가 피해자 집 주소를 파악하게 된 경위에 대해선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형사소송법 등에 따르면 경찰은 현행범을 영장 없이 체포할 수 있다. 경찰은 피의자가 사형ㆍ무기 또는 3년 이상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죄를 범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피의자가 △증거인멸 염려가 있는 때 △도망하거나 도망할 우려가 있는 경우에 긴급체포할 수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 10일 오후 2시 26분쯤 교제하던 여성 A(21)씨가 사는 송파구 잠실동 빌라 4층 집에 침입해 흉기로 A씨 어머니를 살해하고 남동생에게 중상을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지난 6일에는 A씨를 성폭행하고 감금했다. 피해 가족은 이후 이씨를 경찰에 신고했지만, 경찰은 이씨를 임의동행해 휴대폰 제출 및 자필 진술서만 받은 뒤 돌려보냈다. A씨는 7일부터 신변보호 대상자가 됐지만 이씨는 10일 A씨 집에 찾아가 범행을 저질렀다.

외출 중이던 A씨 아버지로부터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오후 2시 51분쯤 옆집 장롱에 숨어 있던 이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A씨는 사건 당시 현장에 없어 화를 면했다.

서울동부지법은 지난 12일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A씨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경찰은 A씨의 신상정보 공개를 검토하고 있다.


원다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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