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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TK서 박정희 이어 전두환 '경제 성과' 언급... 과도한 우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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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보수의 텃밭인 대구·경북(TK) 지역을 방문한 자리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해 "공과(功過)가 병존한다"고 평가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선 "매우 눈에 띄는 정치인"이라고 추켜세웠다. 보수와 진보를 넘나들며 외연 확장을 위한 전략으로 해석되지만, 표를 위해 지나치게 '우클릭'을 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이 후보는 11일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 일정으로 경북 칠곡 전적기념관을 방문한 뒤 지자자들 앞에서 즉석연설을 했다. 그는 "전두환도 공과가 공존한다"며 "3저 호황(저금리·저물가·저유가)을 잘 활용해 경제가 망가지지 않도록 경제가 제대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한 건 성과"라고 했다. 이어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유혈진압을 지적하며 "결코 존경받을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간 "전씨는 공과를 따질 대상이 아니다"는 입장과 결이 달랐다. 이 후보는 10월 22일 광주 5·18 민주묘지를 방문해 '전두환 비석'을 밟았고, 지난달 전씨 사망 시 "내란, 학살의 주범"이라며 조문을 거부했다. 당시 '전두환 옹호' 논란과 전씨 조문 의사를 밝혔다가 취소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대비됐다.
박정희 마케팅도 적극 활용했다. 그는 12일 경북 문경에서 즉석연설을 통해 "박정희 시대 고속도로가 전국의 산업화를 이끌었던 것처럼 에너지 고속도로가, 바람과 태양이 여러분들을 부유하게 만드는 큰 자원이 되는 길을 만들어 드리겠다"고 했다. 전날 경북 안동에선 "인권 침해와 민주주의 파괴, 불법 정치 등 명백한 과오가 있다"고 전제했지만, "산업화를 통해 경제대국으로 만든 공이 있다"고 평가했다. 2017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국립현충원을 방문한 자리에서 박 전 대통령 묘역 참배를 거부했던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이는 전직 대통령에 대한 향수가 남은 TK에서 '경제 대통령' 이미지를 극대화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박 전 대통령을 소환해 '포스트 코로나' 시기의 경제위기 국면을 헤쳐 나갈 적임자가 자신이라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는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의 경제성장에 기여한 공을 강조하면서 이 후보의 추진력과 진영을 넘나드는 실용주의를 연결 지으려는 의도로 보인다. 민주당 관계자는 "보수 지도자의 장점도 필요하면 받아들이겠다는 유연함을 부각하려는 목적도 있다"고 했다.
다만 '전두환 공과' 발언 등 과도한 우클릭 전략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민주당 한 중진의원은 "'이재명은 말을 바꾼다'는 이미지가 고착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최근 대장동 이슈가 재점화할 조짐을 보이자 논란성 발언으로 국면 전환을 시도하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야당에선 비판이 쏟아졌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는 "문재인 정부와 차별화를 하려다 국민의힘 후보가 되실 것 같다"고 직격했다. 황규환 국민의힘 선대위 대변인은 "말 바꾸기가 일상이 돼버린 이 후보가 이제는 전직 대통령에 대한 평가마저 손바닥 뒤집듯 바꾸고 나섰다"고 비꼬았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이에 "보수성향이 강한 TK 유세현장에서 청중과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경제는 성과'라고 말한 것일 뿐 전체적인 맥락은 기존과 다르지 않다"고 했다. 이 후보는 12일 경북 김천 추풍령휴게소 경부고속도로 기념탑을 방문해 "(전씨에 대해) 결코 용서할 수 없는 역사적 죄인이라 말했는데 그중 일부만 똑 떼서 정치적으로 공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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