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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찔찔이 재명이'가 고향 TK에 던진 돌직구… "빨간색이 해준게 뭐 있냐"

입력
2021.12.12 11:00
수정
2021.12.12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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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안동 출신 이재명 'TK 아들' 자처하며 TK 공략
'TK 역차별에 분노' 바닥 민심 파고들며 지지 호소
초등학교 은사, 동창생과 추억 회고 '감성 유세'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부인 김혜경씨가 11일 경북 안동 중앙신시장을 방문해 지역 특산물인 안동문어를 구매하고 있다. 안동=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부인 김혜경씨가 11일 경북 안동 중앙신시장을 방문해 지역 특산물인 안동문어를 구매하고 있다. 안동=뉴시스


"여태까지 (정치 성향) 똑같다고 빨간색이라고 찍어 주셨다. 그런데 솔직히 TK(대구경북) 망하지 않았느냐. (보수정당이) TK에 무엇을 해줬느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11일 '명심스테이' 촬영 현장에서

경북 안동 출신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1일 자신의 고향인 대구경북(TK) 지역을 방문해 보수 표심 잡기에 나섰다. TK 지역이 지금껏 압도적으로 보수정당을 지지해왔지만, 오히려 역차별을 받고 있다는 바닥 민심의 불만을 파고들면서다. 그러면서 'TK의 아들'에게 기회를 달라고 지지를 당부했다. 'TK의 구원투수로 이재명을 써달라'는 호소다.

이 후보의 TK 사랑은 남다르다. 7월 1일 출마 선언 뒤 가장 먼저 찾은 곳도 경북 안동이었다. 대선 후보 선출 이후 처음 찾은 TK 민심 투어에 할애하는 일정은 나흘. 민주당의 안방 호남 방문 일정과 같은 무게를 실은 것이다. 이번에 찾아가는 시군만 15곳. TK 유권자들의 눈도장 한번 더 찍고, 손 한번 더 잡는 '저인망식' 선거 방식으로 바닥민심을 다지겠다는 포석이다.

11일 경북 봉화군 만산고택에서 열린 '명심스테이, 반갑다 친구야'는 TK 출신 이재명을 '인증'하기 위한 행사였다. 이 자리에는 이 후보의 모교인 안동 삼계초등학교(현재는 안동 월곡초등학교 삼계분교장) 은사와 동창생들이 함께해 인간 이재명의 어린 시절을 추억하는 시간을 가졌다.




'TK 아들' 이재명, 나흘 일정으로 민주당 불모지 공략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0일 대구시 동성로를 찾아 거리를 걸으며 시민들에게 손들어 인사하고 있다. 대구=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0일 대구시 동성로를 찾아 거리를 걸으며 시민들에게 손들어 인사하고 있다. 대구=연합뉴스

이 후보의 TK 역차별 발언은 TK 출신으로 고향에 대한 애정을 어필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이 후보는 "여우도 죽을 때는 고향에 머리를 두고 죽는다"며 "사실 조금 전에 아버님 산소, 어머님 산소에 들러서 왔다. 저도 결국 그 옆에 묻힐 것이다. 사실 선산은 봉화다. 산 넘어, 결국 경북 봉화·안동·영양으로 돌아올 것이다. 육신도 여기 묻힐 것이고, 언젠가 돌아올 땅이라 푸근하다"며 TK와의 인연을 거듭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만 정치라는 것이 현실이라서 TK 어르신들이 TK에서 태어나고 자란, 이재명이란 정치인은 사심을 갖지 않고 나름 노력해왔고, 앞으로도 이 나라를 조금 더 나은 나라로 만들 자신이 있는데 기회 만들어주면 좋겠다"고 지지를 당부했다.

이 후보는 "여태까지 색깔이 똑같다고 빨간색이라고 찍었다. 그런데 솔직히 TK 망했지 않느냐. 무엇을 해줬느냐"고 보수정당을 질타한 뒤 "균형발전 정책이 신념이고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제 생각이다. 희망이 있는 나라를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여러분이 줬으면 좋겠다. 정말 자신 있다"고도 강조했다.




"기회 달라" TK 역차별 바닥 민심 파고들며 지지 호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1일 고향인 경북 안동의 신시장을 방문해 지지자들과 주먹인사를 하고 있다. 안동=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1일 고향인 경북 안동의 신시장을 방문해 지지자들과 주먹인사를 하고 있다. 안동=뉴시스

이어 "호남에서 '당신은 호남 사람도 아닌데 당신은 호남 개혁 정신을 실천해와서 지지한다. 당신은 TK에서 태어났다는데 지지율이 전국에서 제일 낮냐. 니네 고향 원래 그러냐'는 얘기 며칠 동안 들었다"며 "'니는 고향에서 지지 못 받으면서 남 고향에서 그러냐'고 하니까 고향 어른들, 이웃들이 많이 좀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행사는 이 후보 초등학교 은사와 동창생의 입을 빌려 '인간 이재명'을 어필하기 위해 마련된 시간이었다. 이들이 기억하는 어린 시절 재명이는 "가난했지만, 빚지고는 못 사는", "활발하나 고집이 셌던", "꼬찔찔"이였다.

이 후보의 한 초교 동창은 '후보가 얼마나 가난했느냐'는 질문에 "아버님은 출생신고도 하고 동네일도 맡아서 해줬다. 시골로서는 똑똑하고 뛰어난 (분이었다)"이라며 "이 친구는 사실 공부하고는 뒷전이고, 미래가 없지 않느냐. 어느 날 통지표를 찢어 버리더라. 꿈이 없어서 통지표를 찢지 않았나 싶었다"고 답했다.

한 초교 동창은 "(이 후보가) 졸업할 때쯤 60원을 빌려줬다"며 "중학교에 갔는데 어느 날 편지가 왔다. 성남에서. 반가워서 뜯어보니까 돈 60원이 들어 있었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내 착한 사람이네"라며 "기억은 안 나는데 빚지고는 못산다. 내 돈 떼어 먹은 사람은 다 기억하고 있다"며 웃었다.




"고집 셌던 코찔찔이" '인간 이재명' 회고... 감성 전략도

11일 경북 봉화군 만산고택에서 진행한 ‘명심스테이, 반갑다 친구야’ 행사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왼쪽에서 세 번째) 대선후보가 이 후보의 모교인 안동 삼계초등학교 은사와 동창생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유튜브 캡처

11일 경북 봉화군 만산고택에서 진행한 ‘명심스테이, 반갑다 친구야’ 행사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왼쪽에서 세 번째) 대선후보가 이 후보의 모교인 안동 삼계초등학교 은사와 동창생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유튜브 캡처

이 후보의 초등학교 6학년 담임 선생님은 '활발하나 고집이 세다'고 적은 이 후보의 생활기록부를 들어 보이며 "성적표에 쓴 것처럼 당시 재명이는 동무들과 잘 놀며 씩씩했다"고 회고했다.

은사는 덕담도 건넸다. "정치, 선거라는 것은 정말 말 한마디가 아주 큰 충격을 줄 수도 있고 큰 기쁨을 줄 수도 있다. 공식석상에서나 유튜브든지 간에 올리는 글, 말 한마디 한마디는 정돈된 말, 다른 사람에게 상처되지 않은 말로 좀 잘 골라서 해달라고 부탁하고 싶다"고 당부했다.

이에 이 후보는 "정치는 사실 권력을 놓고 다투는 거고, 그 방식이 옛날엔 총‧칼이었다면 지금은 말로 하는 방식으로 순화됐다. 그렇지만 본질은 똑같다. 누군가에게는 상처가 될 수도 있고, 내 편을 많이 만들어야 이기는 거고, 이겨야 기회가 있다. 사실 어려운 부분"이라며 "선생님 말씀이 맞다. 우리가 전쟁을 치르는 건 아니고 사회가 좀 더 잘되자고 경쟁을 하는 거니까 다른 사람 얘기도 잘 들어야 한다"고 화답했다.

강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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