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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손보험료 또 20% 인상 예고...당국, 요금 폭탄 터질라 '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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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업계가 '제2의 국민건강보험'으로 불리는 실손보험료를 내년에 20% 이상 높이겠다고 예고했다. 일부 가입자의 과잉 진료에 따른 실손보험 적자를 메우려면 보험료 대폭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국민 5명 중 4명이 이용하는 실손보험료가 많이 오르는 것에 부담을 느껴 제동을 걸고 있다. 매년 되풀이되는 양상이다. 결국 내년 실손보험료 인상 폭은 지난해처럼 10%대 초반에서 결정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주요 손해보험사는 다음 주에 실손보험료를 최대 20% 이상 인상할 수 있다는 안내문을 보험 가입자에게 보낼 예정이다. 내년 1월 1일 보험료 변동을 앞둔 2세대 표준화 실손(2009년 10월 도입)과 3세대 신실손(2017년 3월 도입) 보험 가입자가 대상이다.
보험사는 연이은 실손보험 적자를 만회하기 위해선 법정 상한선인 25%까지 보험료를 인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올해 연간 실손보험 적자는 역대 최대인 3조6,000억 원으로 예상된다. 손해율은 지난 9월 기준 131%다. 보험사가 보험료로 100원을 받아 보험금으로 131원을 지급하고 있다는 의미다.
실손보험 적자는 도수치료, 백내장 등을 과잉 진료받는 가입자와 이를 조장하는 일부 의료기관 탓이 크다. 이들은 특히 보험금 책정 시 자기 부담금이 없거나 적은 2세대 실손보험과 이보다 앞서 출시된 1세대 상품을 악용하는 경우가 많다.
다만 보험사가 안내한 실손보험료 인상 폭은 확정된 게 아니다. 최종 인상 수준은 금융위원회와 협의를 통해 늦어도 이달 말 결정된다. 금융위는 실손보험 적자 문제에 공감하면서도 보험업계가 제시한 인상 폭을 그대로 받아들이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실손보험료가 크게 오를수록 병원을 자주 가지 않는 다수의 가입자가 받는 피해는 커지기 때문이다. 2세대 실손보험의 경우 최대 5년에 한번 보험료가 오르는데, 그동안 누적된 인상 폭을 더하면 50% 가까이 뛰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아울러 실손보험 가입자가 광범위한 점도 금융위로선 부담이다. 실손보험 전체 가입자는 3,900만 명인데 지난해 말 기준 2세대 가입자만 1,877만 명에 달한다. 보험업계가 전체 실적은 좋아 실손보험료 인상 명분이 약한 면도 있다. 손해보험사 기준 올해 1~9월 누적 순이익은 3조9,390억 원으로 전년 대비 62.6%(1조5,158억 원) 증가했다.
이에 따라 내년 실손보험료 인상 폭은 과거와 비슷한 10%대 초반에서 확정될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보험업계는 2019년 말, 2020년 말에도 이듬해 실손보험료를 20% 안팎으로 올리겠다고 했는데 최종 인상 폭은 각각 9%, 10~12%로 결정됐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실손보험은 많은 국민이 이용하다 보니 청와대까지 요금 인상에 관심을 가지는 것으로 안다"며 "손해율만 보면 법정 상한선인 25% 이상 보험료를 높여야 하지만 결국 금융당국이 제시하는 수준으로 올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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