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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김건희 나와라" 애타는 민주당, 무시하는 국민의힘

입력
2021.12.09 20:2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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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일대일 정책토론" "만나자" 제안에도
野 "우리는 '윤석열 시간표' 대로" 거부
김건희 의혹 제기 '큰 소득' 없어 與 답답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9일 서울 마포구 연세대 김대중도서관에서 열린 '김대중 대통령 노벨평화상 수상 21주년 기념식 및 학술회의'에 참석해 대화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9일 서울 마포구 연세대 김대중도서관에서 열린 '김대중 대통령 노벨평화상 수상 21주년 기념식 및 학술회의'에 참석해 대화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윤석열을 링 위로 끌어 올리기.'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의 난제 중 하나다. 개인 역량으로 보면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가 우위에 있다고 민주당은 자신한다. 이에 '이재명 대 윤석열' 정면 대결 구도를 만들고 싶어 하지만,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좀처럼 응할 생각이 없어 보인다. 윤 후보는 이 후보를 직접 언급하는 것도 피하고 있다.

민주당은 윤 후보 배우자 김건희씨를 윤 후보의 아킬레스건으로 본다. 그러나 김씨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서 공격 포인트를 찾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힘 선대위는 김씨의 등판 시기를 최대한 늦추기로 최근 결정했다고 한다.

'허수아비론'으로 자극하며 윤석열 불러내는 與

민주당은 '정권 교체냐, 정권 재창출이냐' 프레임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도 인물 대결이 필요하다고 본다. 지난달 5일 윤 후보가 대선후보로 선출되자마자 이 후보가 "일대일 회동을 하자. 일주일에 한 번 정책 토론을 하자"고 제안했던 것도 그래서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 후보는 개인기에 의존해 선거를 치르고 윤 후보는 신비 전략으로 일관하면, '실수 리스크'를 이 후보만 지게 되는 것"이라며 "이 후보가 박스권 지지율에서 벗어나려면 선거 판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윤 후보를 향해 "숨지 말라"고 외친다. 이 후보는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100조 원 규모의 코로나19 손실 보상'을 거듭 제기하는 것과 관련해 9일 윤 후보를 직격했다. "김 위원장 뒤에 숨지 말고, 어떻게 생각하는지 당당히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5일에도 "국민의힘이 상품(대선후보)을 아예 비교 불가능하게 숨겨놓으니 문제"라고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9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 후보는 이날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를 향해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뒤에 숨지 말라"고 말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9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 후보는 이날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를 향해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뒤에 숨지 말라"고 말했다. 국회사진기자단

민주당은 윤 후보를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허수아비'에 빗대며 자극한다. 윤건영 선대위 정무실장은 김 위원장의 100조 원 발언을 두고 "마치 대선후보인 것처럼 말한다"고 공격했다. 윤 후보가 현안 관련 발언을 극도로 아끼는 데 대해 "학생(윤 후보)에게 '너의 생각은 뭐냐'고 했더니 '선생님(김 위원장)이 알 거예요'라고 답하는 격"이라고 비꼬았다. 현근택 선대위 대변인은 "상왕(김 위원장)과 왕세자(이준석 대표) 사이에 낀 윤 후보"라고 꼬집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약올리기 전략'을 무시하기로 했다. 윤 후보는 이달 초 "토론을 하려면 정직한 후보와 해야 한다"며 이 후보를 상대할 생각이 없다고 못 박았다. 국민의힘 선대위 관계자는 "민주당은 '이재명의 시간표'대로 가기를 원하겠지만 우리는 '윤석열의 시간표'가 있다"며 "나오라는 민주당의 제안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굳이 위험을 감수할 필요 없이 지금 이대로 간다"는 게 윤 후보 주변 분위기다.

2019년 7월 당시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이 청와대 본관 충무실에서 열린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해 문재인 대통령을 기다리고 있다. 오른쪽은 윤 총장의 부인 김건희씨. 청와대사진기자단

2019년 7월 당시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이 청와대 본관 충무실에서 열린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해 문재인 대통령을 기다리고 있다. 오른쪽은 윤 총장의 부인 김건희씨. 청와대사진기자단


"김건희라도 나와야..." 속타는 민주당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8일 "김건희씨는 커튼 뒤에서 내조 운운할 게 아니라 국민과 언론 앞에 나와서 질문에 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9일 부동산 개발 특혜 의혹을 받는 윤 후보 장모 최씨를 "박근혜 대통령을 업고 국정농단을 벌인 최순실"에 비유했다.

그러나 윤 후보와 김씨는 묵묵부답이다. 민주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허위 경력·학력, 경기 양평 공흥지구 개발사업 특혜 등 김씨를 둘러싼 의혹을 끊임없이 제기하고 있지만, 허공에 주먹을 휘두르는 격이다. 민주당 한 의원은 "윤 후보와 김씨가 '아니다'라고 해명이라도 해야 의혹이 커질 텐데 돌파구가 없다"고 말했다.



신은별 기자
김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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