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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스타트업 투자 첫 20조 예상… 해외 투자사들, 전년비 5배 투자

입력
2021.12.09 10:04
수정
2021.12.10 10:34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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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신생기업(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올해 처음으로 20조 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국내 스타트업의 가치가 올라가면서 해외 투자업체들의 투자가 증가한 덕분이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스타트업 투자가 20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10월까지 집계한 정부와 국내 투자업체들의 국내 스타트업 투자액이 9조4,033억 원이다. 여기서 제외된 해외 투자업체들과 일반 기업들의 투자가 약 7조 원에 이르고, 연말에 국내 투자업체들의 투자가 몰리는 점을 감안하면 20조 원 돌파가 무난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 관계자는 "올해는 해외 투자업체들의 투자가 크게 늘었고 삼성 현대자동차 네이버 카카오 등 일반 기업들도 투자액이 증가한 만큼 전체 스타트업 투자 규모가 20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해와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늘어나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정부와 국내 투자업체들이 9조815억 원, 해외 투자업체와 일반 기업들이 약 2조5,000억 원등 약 11조6,000억 원을 국내 스타트업에 투자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와 국내 벤처투자업체들의 국내 스타트업 투자 규모.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제공

정부와 국내 벤처투자업체들의 국내 스타트업 투자 규모.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제공

눈에 띄는 점은 해외 투자업체들의 투자 급증이다. 업계에 따르면 해외 투자업체들은 지난해 약 1조 원 대비 5배 이상 늘어난 5조5,000억 원 이상을 올해 국내 스타트업에 투자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들이 투자한 국내 스타트업 숫자도 지난해 128개에서 올해 150개 이상으로 증가했다.

이 가운데 눔, 당근마켓, 뤼이드, 몰로토, 야놀자, 컬리, 테라폼, 토스 등 올해 16개 스타트업이 한 개 또는 복수의 해외 투자업체로부터 1,000억 원 이상 투자를 받았다. 특히 세계 10위 안에 드는 대형 해외 투자업체인 소프트뱅크, 세콰이어캐피털, DST글로벌 등 3개사가 올해 국내 스타트업 5군데에 투자했다.

장보기 앱 '마켓컬리'로 유명한 컬리는 세콰이어캐피털과 DST글로벌 두 군데에서 한꺼번에 투자를 받아 화제가 됐다. 컬리는 2015년 신선식품의 주 7일 새벽배송을 강조하며 매년 2배 이상 성장해 세콰이어캐피털과 DST글로벌로부터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2년 연속 투자를 유치했다. 세콰이어캐피털은 구글, 유튜브, 에어비앤비, 인스타그램 등에 투자한 세계 7위 투자사이며, DST글로벌은 페이스북, 트위터에 초기 투자한 세계 9위 투자사다.

온라인 숙박 플랫폼 야놀자는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일본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2로부터 2조 원 투자를 받았다. 비전펀드가 국내 스타트업에 조 단위 투자를 한 것은 쿠팡에 이어 야놀자가 두 번째다.

이밖에 인터넷 금융서비스 '토스'로 유명한 비바리퍼블리카는 세콰이어캐피털,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은 DST글로벌로부터 각각 투자를 받았다. 또 인공지능(AI)을 이용한 교육 스타트업 뤼이드는 소프트뱅크에서 투자를 유치했다.

이처럼 해외 투자업체들이 국내 스타트업 투자를 늘린 이유는 국내 스타트업들의 투자 가치가 눈에 띄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기대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이사는 "토스, 야놀자, 컬리 등 해외에서 주목할 만큼 규모가 커진 국내 스타트업들이 많이 늘었다"며 "상장이 유력한 스타트업들이 증가하면서 해외 투자업체들은 지금 투자해도 2, 3년 안에 회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한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경직된 미중관계도 한몫했다. 해외 투자업체들이 중국 기업에 대한 투자가 막히면서 대신 국내와 일본, 동남아 스타트업들을 주목하고 있다.

스타트업 투자 확대는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국내 벤처투자업체 관계자는 "컬리는 내년 상반기에 증시 상장 예정이고 토스와 야놀자도 국내외 증시 상장을 계획 중"이라며 "상장 예정인 스타트업이 늘어나는 만큼 해외 투자업체들의 투자 확대가 내년에도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연진 IT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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