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강한 전염력·경증’ 가닥 잡히지만... 정체 숨기는 '스텔스'마저 등장

입력
2021.12.08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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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우치 "거의 확실히 델타보다 증상 덜 심각"
"화이자 백신 '부분적 예방' 효과" 연구 결과도
감염된 의사 "예상보다 강력... 48시간 발열"
"PCR 검사서 구분 못 하는 스텔스 오미크론도"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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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변이보다 전염력이 강하다. 하지만 증상은 덜 심각하다.”

현시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새 변이 ‘오미크론’과 관련한 전 세계의 보고를 한 줄로 요약하면 이렇다.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충격과 공포도 한결 누그러지고 있다. 하지만 정확한 실체 파악은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낙관은 시기상조다. 특히 코로나19 유전자증폭(PCR) 검사에서 다른 변이와 잘 구분하기 힘든 이른바 ‘스텔스’ 오미크론 변이가 각국에서 발견되고 있다는 외신 보도마저 나오고 있다.

7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 소장은 이날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초기 징후들을 볼 때, 오미크론 변이가 ‘거의 틀림없이’ 델타 변이보다는 (증상이) 심각하지 않다”고 단언했다. 이틀 전 CNN방송에 출연해 “강한 감염력을 보이지만, 심각성 정도는 낮다”고 말한 데에서 한발 더 나아가 ‘위험도는 낮다’고 강조한 것이다.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화이자 백신의 ‘부분적 예방’ 효과를 인정한 연구 결과도 나왔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아프리카보건연구소(AHRI)는 코로나19 감염 이력이 없는 화이자 백신 접종 완료자 6명, 확진됐다가 완치된 후 화이자 백신을 맞은 6명 등 12명에 대한 분석을 거쳐 이같이 밝혔다. 화이자 백신의 오미크론 변이 감염 차단 효능은 크게 떨어지는 게 사실이나, ‘체내 항체가 많아지면’ 감염을 막는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난 만큼 백신 부스터샷(추가 접종)을 맞아야 한다는 게 연구진의 결론이다. 완전하지는 않더라도, 현재로선 오미크론 변이에 맞설 무기가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안심하기엔 이르다.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됐던 이스라엘 의사 엘라드 마오르는 이날 예루살렘포스트에 “오미크론은 예상보다 강력했다”고 자신의 경험을 소개했다. 48시간 동안 발열이 지속됐고, 72시간 동안 극도로 피곤했으며, 근육 통증 때문에 여전히 몸 상태가 좋지 않다고 그는 전했다. 앨버트 불라 화이자 최고경영자(CEO)도 이날 한 행사에 참석해 “빠른 바이러스 전염은 변이 바이러스가 수십억 명의 몸에 들어갈 수 있고 또 다른 새 변이가 추가로 나올지 모른다는 점을 뜻한다”고 경고했다. ‘슈퍼 바이러스’ 출현을 우려한 것이다.

급기야 ‘탐지 불가’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날 “최근 과학자들이 오미크론 변이 중 일부 특정 유전자 결함 탓에 기존 PCR 테스트에선 다른 변이와 구별할 수 없는 새로운 종류를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남아공과 호주, 캐나다의 코로나19 환자 검체에서 이러한 스텔스 오미크론 변이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신문은 “오미크론 변이의 기원이 규명되지 않았는데, 스텔스 변이의 등장은 퍼즐 맞추기의 시작 단계에서 큰 조각 하나를 잃은 것과 같다”고 진단했다.

게다가 델타 변이와의 ‘싸움’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 세계보건기구(WHO) 유럽지부의 한스 클루게 국장은 이날 “오미크론이 시야에 들어왔고 조심하는 게 맞지만, 지금 문제는 델타 변이다. 유럽과 중앙아시아 전역에서 여전히 우세종은 델타”라고 말했다. 아직은 방역의 중심을 델타 변이 확산을 막는 데 둬야 한다는 뜻이다.

김청환 기자
허경주 기자
김표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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