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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사주①

입력
2021.12.08 19:00
25면

편집자주

‘네 살 차이는 궁합도 안 본다’는 말은 사주팔자에서 연유됐다. 생활 속에서 무심코 사용하는 말과 행동, 관습들을 명리학 관점에서 재미있게 풀어본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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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후장상 영유종호(王侯將相 寧有種乎).

"왕과 제후, 장수와 대신이 타고난 씨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는 뜻이다. 중국 진(秦)나라 때 최초로 민중 봉기를 일으킨 진승과 오광이 한 말이다. 사기(史記) 진섭세가(陳涉世家)에 나온다.

고려 신종 때 최고 권력자인 최충헌의 노비였던 만적이 주동이 돼 자기들의 상전을 죽이고 스스로 공경대부가 되자고 모의를 했다. '만적의 난'이다. 천민 계층의 주도로 이루어진 최초의 조직적인 신분 해방 운동이었다. 이후 천민이나 농민들이 사회적 지위 개선을 목표로 일으킨 봉기에 커다란 영향을 주었다.

중국 명(明)나라를 개국한 주원장은 떠돌이 소작농의 막내아들이었다. 주원장은 어려운 생활을 견디다 못 해 탁발승이 돼 여기저기를 떠돌아다니는데, 사실상의 거지였다. 일본 전국시대를 끝내고 패권을 차지한 도요토미 히데요시 역시 소년 시절 가출해 바늘 행상 등을 하며 각지를 떠돌던 미천한 출신이었다.

세습제가 근간이던 시대에서 신분이 바뀐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 더구나 왕족이 아닌 사람이 왕(王)이 된다는 것은 목숨을 건 역성(易姓) 혁명만 가능했다. 성공 사례는 세계사적으로도 드문 일이다.

하지만 민주주의 현대사회에서는 능력과 노력에 따라 신분 변화가 가능하다. 누구나 계층 이동을 할 수 있으며 심지어 비천한 출신도 대통령이 될 수 있다.

명리학(命理學)에서 공직자(公職者) 자질은 관성(官星)이다. 관성은 사주(四柱)에서 관계의 기준이 되는 일간(日干, 생일의 위 글자)을 극(剋)하는 오행(五行)을 말한다. 즉 일간의 오행(木·火·土·金·水)이 木이면 金(金剋木)이 관성이다. 일간이 甲이거나 乙일 경우 천간(天干·60갑자 위 글자)이 경·신(庚·辛)이거나, 지지(地支, 60갑자 아래 글자)의 신·유(申·酉)가 관성이다.

관성은 남성에게는 자식, 여성은 남편이나 이성을 의미한다. 남녀 모두 관(官)은 법, 규범, 통제, 책임감을 나타낸다. 따라서 사주에 관성이 없는 사람은 무책임하고 무절제한 경우가 많다.

사주에 관성이 균형 잡힌 사람들은 본인 관리를 잘한다. 관성은 욕망을 참고 욕심을 줄이며 집단의 규율에 맞춘다. 관성이 브레이크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관성은 대의명분을 중히 여긴다. 사사로움보다 공공의 가치에 더 비중을 둔다. 관성이 강한 사람은 대인관계도 위계를 중요시해 선배에게는 확실히 복종하고 후배에게는 충성을 요구한다. 엄격한 규율과 규칙, 질서가 있는 공적인 조직일수록 관성은 기본이다. 고위직으로 가기 위해서는 관성은 필요조건이다.

관성은 음양(陰陽)에 따라 두 가지로 구분한다. 사주의 주체가 되는 일간과 음양이 같으면 편관(偏官), 다르면 정관(正官)이다. 편관은 무관이나 정무직, 정관은 문관이나 정규직에 적합하다. 현재 유력한 대선 주자 두 사람은 일단 관성의 기(氣)는 강한 것으로 보인다.


전형일 명리학자·철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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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일명리학자·철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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