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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베이징 동계 올림픽 ‘외교 보이콧’ 전격 발표...中, “잘못된 행위 대가 치를 것” 격한 반발

입력
2021.12.07 18:35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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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관계 극한 대치 예고... 현실화한 외교 보이콧
백악관 "올림픽에 외교·공식 대표단 파견 안 해"
중국 신장 인권 탄압 이유...영국 등 동참 가능성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15일 워싱턴 백악관 루스벨트룸에서 화상을 통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15일 워싱턴 백악관 루스벨트룸에서 화상을 통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가 6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 외교 대표단을 보내지 않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중국의 인권 문제 등을 이유로 베이징올림픽 ‘외교 보이콧’을 공식화한 것이다. 중국은 “결연히 반격할 것”이라며 "잘못된 행위에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격하게 반발했다. 이로써 지난달 15일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첫 정상회담 개최로 해빙 기운이 돌던 미중 관계는 3주 만에 다시 얼어붙게 됐다. 외교 보이콧 문제가 현실화하면서 미중 관계는 향후 극한 대치와 긴장으로 치달을 전망이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바이든 행정부는 2022년 베이징 동계 올림픽과 패럴림픽에 어떤 외교ㆍ공식 대표단도 보내지 않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중국) 신장에서 집단학살(제노사이드), 반인도적 범죄, 기타 인권 침해가 지속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특히 “(만약) 미국 외교ㆍ공식 대표단이 가게 되면 신장에 대한 중국의 지독한 인권 유린과 잔혹 행위를 마주하면서도 이번 대회를 평상시와 같이 취급하게 될 텐데, 우리는 그렇게 할 수 없다”라고 불참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미국 공화당은 물론 민주당 소속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도 계속해서 중국 인권 상황을 문제 삼으며 베이징올림픽 외교 보이콧 필요성을 제기해 왔다. 지난달부터 바이든 행정부가 외교 대표단 불참을 고려한다는 보도가 나왔고, 이날 백악관이 최종 방침을 확정한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9, 10일 대만을 포함한 약 110개 국가를 모아 ‘민주주의 정상회의’도 개최할 예정이다. 중국의 면전에 대고 인권과 민주주의로 압박을 이어 나가는 형국이다.

사키 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말했듯이 ‘인권 옹호는 미국인의 DNA(유전자)’”라며 “중국과 그 너머에서 인권을 증진하기 위해 계속 행동을 취하겠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미국 국가대표팀 선수단이 베이징올림픽 경기에 불참하는 일은 없다고 확인했다. 사키 대변인은 “미국팀 선수들은 우리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며 “우리는 집에서 응원하는 등 그들을 100%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외교 보이콧 공식 선언에 동맹·우방국들의 동조 움직임도 시작됐다. 그랜트 로버트슨 뉴질랜드 부총리는 이날 입장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우리는 이미 장관급 대표단이 (베이징올림픽에) 참석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전했다. 뉴질랜드는 미국 등 5개국 정보동맹 '파이브 아이즈(Five Eyes)'의 일원이다. 또 다른 파이브 아이즈 소속인 캐나다는 물론, 미국과 신안보협력체 오커스(AUKUS)로도 함께하는 영국과 호주도 동참할 가능성이 높다. 일본과 한국 등 다른 나라에도 불참 압력이 가해질 수 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7일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은 이미 미국에 엄정한 교섭을 제기했다”면서 “결연히 반격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미국의 올림픽 보이콧이 “주요 분야에서 미중 간 대화와 협력을 해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미국이 보이콧의 이유로 신장지역 인권문제를 제기한 것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며 “미국이야말로 인디언에 저지른 인권 문제에 책임져야 한다”고 반박했다. 유엔 주재 중국대표부도 “냉전적 사고의 반영”이라며 “스포츠를 정치화하고 분열과 대립을 조장할 뿐”이라고 비판했다.

미중 정상은 지난달 정상회담 후 기후변화ㆍ미중 무역갈등ㆍ대만ㆍ북핵 문제 등 4개 분야 워킹그룹을 설치해 양국 관계 개선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또 양국이 상대국 언론인에게 복수비자를 발급해주기로 하는 등 실제 개선되는 현안도 있었다. 그러나 정상회담 직후 미국의 베이징올림픽 외교 보이콧 방침이 보도된 데 이어 실제 백악관이 못까지 박으면서 향후 미중관계 경색이 불가피해졌다는 분석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후 중국 견제를 최우선 외교 과제로 앞세우고 있다.

워싱턴= 정상원 특파원
베이징= 김광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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