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청소년들 백신 맞아야"라고 엄중식 교수가 설득한 까닭은

입력
2021.12.07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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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중식 가천대 감염내과 교수
"코로나19 일하는 분들 자녀들 적극 접종"
"방역패스, 2년간 쌓인 역학 근거로 정해"
한 학부모 "접종도 학교·학원도 안보낼 것"

12~17세 소아청소년에 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10월 18일 서울 양천구 홍익병원에서 한 학생이 코로나19 백신접종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12~17세 소아청소년에 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10월 18일 서울 양천구 홍익병원에서 한 학생이 코로나19 백신접종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엄중식 가천대 감염내과 교수"청소년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따른 이상 반응이 나타날 확률은 영유아 필수 백신과 큰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의 접종을 독려하려는 취지다.

학부모들은 정부가 내년 2월부터 학원 등 청소년 이용시설로 방역패스를 확대 적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히자 '사실상 청소년 강제접종'이라며 반발이 큰 상황이다.

엄 교수는 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해외와 우리나라 데이터 모두 알고 있는 수준 이상의 특이점을 보일 정도로 심각한 이상 반응의 빈도가 높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일상생활을 하면서 통상 겪는 위험, 예를 들어 외부활동을 할 때 교통사고를 당할 확률 또는 청소년 돌연사 빈도와 비교했을 때 (코로나19 백신 이상반응) 발생 빈도가 현저히 낮다"고 덧붙였다.

다만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은 드물지만 심근염이 발생할 수 있는 등 새로운 이상 반응들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청소년들은 mRNA 백신인 화이자를 맞는다.

그는 "언론을 통해 부작용과 관련한 극단적 사례들이 자주 보도되기 때문에 불안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며 학부모들의 우려를 이해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상 반응에 관한 메시지 관리를 정부가 충분히 했다고 보지 않는다"는 지적을 더했다.



"코로나19 관련 일하시는 분들은 청소년 자녀 접종 적극적"

유은혜(오른쪽)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1일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브리핑실에서 안정적 전면등교 및 소아·청소년(12~17세) 접종 참여 확대를 위한 대국민 호소문 및 백신 접종률 제고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유은혜(오른쪽)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1일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브리핑실에서 안정적 전면등교 및 소아·청소년(12~17세) 접종 참여 확대를 위한 대국민 호소문 및 백신 접종률 제고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학원은 적용하고 학교는 적용하지 않는' 등 방역패스 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에 대해 엄 교수는 "방역패스 적용은 2년 동안 어디가 더 집단 감염이 쉽게 발생하는지 역학적 근거를 갖고 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학교는 학생들이 더 많이 모이지만 환기가 쉽고 개인 위생을 관리하는 별도 인력이 존재하지만 학원은 그렇지 않다고 했다. 백화점의 경우에도 "확진자와 접촉하는 시간이 긴 경우가 그리 많지 않다"고 말했다.

엄 교수는 '청소년 자녀가 있다면 맞힐 건가'는 청취자 질문에 "코로나19 확진자와 관련 업무를 하시는 분들은 청소년 또는 어린이 접종에 굉장히 적극적"이라고 답했다. 그의 자녀들은 모두 성인으로 접종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한 학부모 "접종도 학교·학원도 보내지 않을 것"

전국학부모단체연합 회원들이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대광장에서 소아·청소년 백신접종 반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전국학부모단체연합 회원들이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대광장에서 소아·청소년 백신접종 반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반면 앞서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한 학부모 A씨는 이날 "중학교 1학년생인 둘째 딸에게 접종을 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뜻을 밝혔다. 그는 "고등학교 3학년인 첫째 아들도 맞히고 싶지 않았지만 수능 때문에 맞혔다"고 했다. 그는 자녀 접종 거부 이유로 "백신이 완전하지 않다"며 얼마 전 보도된 고3 학생 사망 사고와 생리 불순 등의 부작용을 들었다.

그는 방역패스를 학원 등에 확대 적용한 정부 대책이 사실상 "선택권 박탈"이라고 주장했다.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이틀에 한 번꼴로 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고 못 박았다.

A씨는 방역패스 적용 기준도 "주먹구구식 같다"며 "딸 의사를 한 번 더 물어보겠지만 지금으로선 접종도 하지 않고 학원과 학교 모두 보내지 않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 이유로 "'학원은 (미접종자가 가면) 안 되고 학교는 된다'는 기준이 잘못됐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아이가 따돌림당하지 않을까 걱정된다""(방역패스 확대는) 교육부가 아이를 '왕따'시키는 것과 다름없다"고 강조했다.

A씨는 "백신밖에 대안이 없다는 걸 안다"면서도 정부가 부작용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며 시민을 설득해 불신을 누그러뜨리려는 노력 없이 강압적으로 맞히려고만 한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윤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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