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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다 파산 카운트다운… 中 경제 충격파 어디까지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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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2위 부동산업체 헝다가 3일 “2억6,000만 달러 채무 상환이 어려울 수 있다”고 공시한 이후 파산 카운트다운에 돌입했다. 9월 이후 석 달간 이자지급 유예를 반복하며 질질 끌던 사태가 디폴트(채무 불이행) 수순에 들어가면서 중국 경제는 물론 세계 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 같은 위기감을 반영하듯 중국 인민은행은 15일부터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 내리기로 했다. 헝다 사태가 정부 개입에 맞춰 '질서 있는 퇴장' 단계에 접어들자 중국 매체들은 이후 파장을 최소화하려 방화벽을 치는 모습이다.
헝다 본사는 광둥성 선전에 있다. 관리책임을 맡은 광둥성 정부는 ‘헝다의 요청’에 따라 실무 작업팀(정부공작조)을 본사에 보내 상주시켰다. 실무팀 파견은 헝다를 정리한다는 확실한 시그널로 읽힌다. 그룹이 4개로 쪼개져 구조조정에 들어간 하이난 항공의 경우, 지난해 2월 하이난성이 실무팀을 파견해 올 1월 파산 신청하는 수순을 밟았다.
중국 정부가 개입해 기업 부채를 정리하는 방식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하이난 항공 사례처럼 정부공작조가 전면에 나서 자산과 부채에 관한 모든 의사결정을 도맡는 고강도 방식이 있다. 아니면 부채기업 경영진이 제 역할을 하도록 조정ㆍ감독하는 중간 강도의 개입도 가능하다. 또는 정부 파견인원은 최소화하고 대부분 의사결정을 외부 선임 변호사, 회계사에게 맡기는 저강도 방식도 있다. 신랑망은 6일 “헝다에 대한 정부 개입은 중간 강도로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천문학적 부채 위기를 방치한 헝다 경영진을 통제하되, 그렇다고 정부가 부담을 오롯이 떠안는 최악의 상황은 피하려는 절충안으로 보인다.
지난 9월 헝다 채무위기가 표면화된 이후에도 중국 매체들은 “헝다가 빚을 갚을 여력이 있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주식지분과 비행기, 주택을 매물로 내놓은 쉬자인 회장의 채무변제 의지를 부각시키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주장이 눈에 띄게 사라졌다. 차일피일 파산을 늦추는 데 그치는 구조적 한계를 절감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대신 "위험은 낮고, 중국 경제력은 강하다"는 점을 내세웠다. 올해 헝다의 부채는 1조9,700억 위안(366조 원)으로,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는 이 중 약 33%인 6,600억 위안가량을 금융권 부채로 추산했다. 이에 대해 신화통신은 “맹목적인 사업확장과 경영 부실이 헝다 위기의 원인”이라면서도 “금융 채무가 전체의 3분의 1에 불과해 액수가 적고 위험도 분산돼 있다”고 평가했다.
환구시보는 헝다 파산수순에 대해 “개별적 위험을 처리할 중요한 걸음을 내디뎠다”며 “전면적으로 전체 채무를 조사하면 불확실성에 따른 위기를 줄이고 채권자의 합법적 권익을 보호할 수 있다”고 가세했다. 동시에 △올해 중국 1~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년보다 9.8% 늘어 목표를 초과했고 △통화정책은 온건하고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외국인 투자가 2,800억 위안 순유입돼 상장사의 매출은 23%, 순이익은 26% 증가했다고 강조했다. 중국 경제 체력이 튼튼한 만큼 규정과 국제관례에 따라 헝다를 처리하면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헝다 부채 위기는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가 고조되는 국면에 현실화했다. 중국 금융정보업체 윈드(Wind)에 따르면 헝다의 해외 채권은 15개, 총액은 155억 위안(2조8,792억 원)에 달한다. 국내 채권과 달리 채권자와 적당히 타협하고 무마하기 어려운 성격의 빚이다. 헝다는 이달 6일 8,250만 달러(976억 원), 28일에는 2억5,500만 달러(3,018억 원)의 채권 이자를 갚아야 한다. 내년부터는 원금 상환이 줄줄이 예정돼 있어 채무가 눈덩이로 불어난다. 블룸버그는 “헝다 주택 구입자, 협력업체, 신탁상품 투자자 등 피해자가 160만 명에 달한다”며 “해외 채권단은 채무 변제 시 이들보다 후순위로 밀려난다는 우려가 크다”고 전했다.
헝다 사태의 불똥은 이미 중국 부동산업계 전반으로 번졌다. 신랑차이징에 따르면 ‘양광100 차이나 홀딩스’는 공시를 통해 회사채 원금 1억7,000만 달러(2,011억 원), 이자 892만 달러(105억 원) 상환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앞서 8월부터 채권을 갚을 능력이 없다고 예고해왔다. 중국 부동산업체 25위 ‘자자오예’도 7일 4억 달러(4,733억 원) 채권 만기가 도래한다. 자자오예는 18개월 상환 유예를 요청했지만 채권자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자자오예는 중국 부동산업계 최초로 2015년 디폴트를 선언한 전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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