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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말고사 때 백신 맞으라고?" 방역 패스 확대에 학부모들 발 동동

입력
2021.12.05 15:45
수정
2021.12.05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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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방역 패스 내년 2월 1일 시행은 무리수" 반발

지난달 30일 충북 청주의 한 코인노래연습방 입구에 '백신 미접종자 출입 금지' 안내문이 붙어 있다. 청주=뉴시스

지난달 30일 충북 청주의 한 코인노래연습방 입구에 '백신 미접종자 출입 금지' 안내문이 붙어 있다. 청주=뉴시스


내년 2월 1일부터 청소년들에게도 방역패스가 확대 적용되면서 학부모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방역 패스 시작 일자에 맞추려면 늦어도 이달 셋째 주까지 접종해야 하는데 기말고사 기간과 겹쳐 일정 맞추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5일 방역당국 등에 따르면 현재 초6학년(2009년생)부터 청소년 방역 패스가 적용된다. 최근 학원과 학교 중심으로 감염 사례가 급격히 늘어난 데 따른 대응책이다.

하지만 이 연령대는 백신 접종률이 낮다. 이날 0시 기준 12~17세 접종완료율은 29.8%, 1차 접종률도 48% 수준이다. 그 가운데서도 12~15세의 접종완료율은 고작 10% 수준에 그치고 있다.

2월 시한 맞추려면 기말고사 기간 중 접종해야

부랴부랴 접종하려 해도 기말고사 문제가 걸려 있다. 1, 2차 접종 간격 3, 4주에다 2차 접종 뒤 2주가 지나야 접종완료자가 된다. '내년 2월 1일'이란 시한에 맞추려면 1~2주 내 접종을 시작해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중고등학교는 이 기간 중 기말고사를 치른다.

중3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셋째 주부터 기말고사라 지금 당장 백신접종을 하기도 그렇고, 시험 끝날 때까지 기다리자니 방역 패스 시작일에 맞출 수 없어 고민스럽다"며 "애들한테 기말고사나 학원·독서실 이용 둘 중에 하나 선택하라는 거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학원가 "무리한 일정으로 학습권 침해"

학원과 다른 시설 간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도 높다. 초6과 중3 자녀를 둔 또 다른 학부모도 "학원, 독서실, 도서관은 식당과 달리 마스크를 일절 벗지 않는데 이게 무슨 경우인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중2 자녀를 둔 학부모는 "남편이 두 달 넘게 백신 후유증으로 고생하고 있어 아이에게도 맞히지 못하고 있다"며 "이러다 내년에는 백신 안 맞으면 학교도 오지 말라 하는 게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학원가에서도 불만이 터져나온다. 한 대형 입시학원 관계자는 "학사일정을 고려할 때 물리적으로 2월 1일 시행은 무리수"라며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학원 대신 과외로 쏠리면서 학생들 사이에 위화감을 조성하는 등 부작용이 속출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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