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 후쿠시마 오염수 검증서 한국 피해는 '배제'… "일본만 편드나"

입력
2021.12.05 14:30

지난 10월 2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환경보건시민센터 관계자들이 전·현직 일본 총리의 얼굴 가면을 쓰고 후쿠시마 원전 방사성 오염수 해양방류 추진을 비판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의 후쿠시마(福島) 원전 오염수 방출 영향을 조사하는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최인접국인 한국에 미칠 피해 가능성은 평가 대상에서 배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정부는 IAEA 검증 절차가 끝나는 대로 오염수 해양 방출 준비를 본격화할 방침이어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5일 원자력안전위원회 등에 따르면, IAEA는 조만간 후쿠시마 제1원전의 오염수 방출과 관련한 일본 정부의 관리 능력과 영향 여부에 대한 검증을 시작할 예정이다.

본래 이달 중순으로 예정됐지만 코로나19 새 변이바이러스인 ‘오미크론’ 확산으로 일시 연기됐다. 그런데 IAEA가 한국과 중국 등에 미칠 영향은 배제하고, 조사 대상을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가 직접 방출되는 일본 근해로만 한정해 논란이 적지 않다. 앞서 일본 도쿄전력이 지난달 17일 발표한 ‘원전 처리수 방출 방사선 영향평가보고서’에도 한국의 피해 여부는 평가 대상에서 제외됐었다.

중국 칭화대 연구팀이 최근 발표한 해양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르면, 일본 정부가 기존 계획대로 후쿠시마 제1원전의 1㎞ 밖 바다에 오염수를 방류할 경우 280일 이후 한국의 남해안에, 1년 뒤면 동해와 서해까지 도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IAEA가 현재 일본 정부의 오염수 해양 방류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일본 근해로만 조사를 한정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국제통상 전문가인 송기호 변호사는 “일본의 원전 오염수 방출에 따른 우리나라 피해 가능성을 IAEA는 중요하게 고려해야 한다”며 “일본 측은 이번 IAEA 검증을 끝으로 방류에 돌입한다는 방침이어서 우려가 더 크다”고 전했다.

우리 원안위의 불투명한 정보 공개도 일본 원전 오염수 불안감을 더 키운다는 지적이 나온다. 원안위는 지난 8월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로부터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관련 자료를 받았지만,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다"는 이유를 내세우며 지금껏 공개를 거부하는 중이다.

앞서 원안위는 지난 4월 일본 원자력규제위에 도쿄전력의 오염수 처분계획과 절차, 다핵종제거설비(ALPS)의 성능 검증과 오염수 처리ㆍ배출 과정의 모니터링 등에 대한 자료를 요청했다. 정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정보가 공개되면 일본 정부가 우리 측에 자료를 더 이상 주지 않을 수 있다”며 “양국 간 질의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지금으로선 우리 정부가 정보를 확실히 얻는 게 더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한편, 일본 원자력규제위가 최근 원전 오염수를 2023년 봄부터 방류하기로 했던 기존 계획을 맞추기 어려워졌다고 밝혔다. 일본 원자력규제위는 오염수 해양 방류 전에 도쿄전력이 제출한 실시계획을 심사해 인가해야 하는데, 도쿄전력이 아직 실시계획 심사를 신청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일본 내 관련 절차가 모두 끝난 뒤에도 원전 오염수 방류를 위한 설비 작업에만 최소 1년 이상 걸리는 문제가 있다"면서 "다만 일본 내 오염수 저장탱크 포화 문제가 있기 때문에 방류 시기가 무작정 늦춰지진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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