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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동연 "안녕히 계시라" 글 올려… 이재명 선대위 사퇴 시사

입력
2021.12.02 22:58
수정
2021.12.03 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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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지난달 30일 민주당사에서 열린 인선 발표에서 공동상임위원장으로 임명된 조동연 서경대 교수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지난달 30일 민주당사에서 열린 인선 발표에서 공동상임위원장으로 임명된 조동연 서경대 교수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공동상임선대위원장으로 영입됐다가 혼외자 논란에 휩싸인 조동연 서경대 군사학과 교수가 2일 "충분히 힘든 시간들이었습니다. 안녕히 계세요"라는 글을 남겼다. 이는 자진 사퇴 메시지라고 해석되는 가운데 민주당은 상황 파악에 나섰다.

조 교수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누굴 원망하고 탓하고 싶지는 않다. 아무리 발버둥치고 소리를 질러도 소용없다는 것도 잘 안다"고 썼다. 그는 이에 앞서 라디오에서 혼외자 관련 의혹을 사실상 인정한 후 종일 잠적한 상황이었다.

조 교수는 "아무리 노력해도 늘 제자리이거나 뒤로 후퇴하는 일만 있다. 열심히 살아온 시간들이 한 순간에 더럽혀지고 인생이 송두리째 없어지는 기분"이라며 "아무리 힘들어도 중심을 잡았는데 이번에는 진심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털어놨다. 이어 "아이들과 가족은 그만 힘들게 했으면 한다. 제가 짊어지고 갈 테니 죄 없는 가족들은 그만 힘들게 해달라"며 "그간 진심으로 감사했고, 죄송하다"고 남겼다.

민주당 관계자는 "진의를 파악하는 중"이라고 말했지만 사실상 사퇴를 시사하는 메시지라는 해석이 많다. 당 내에서는 자신은 물론 가족들까지 피해를 입게 된 점 등을 고려해 조 교수가 스스로 물러나기로 결심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달 30일 조 교수를 공동상임선대위원장으로 임명했다. '영입인재 1호'였다. 육사 출신 군사·우주 전문가라는 이력과 30대 워킹맘이라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그러나 선대위 새 간판으로 이름을 올리자마자 그에 대한 사생활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조 교수는 영입 이틀 후인 2일 YTN라디오에 출연해 "사생활로 인해 많은 분이 불편함과 분노를 느꼈을 텐데 송구하다"며 관련 논란을 사실상 인정했다.

민주당 내에서도 변화가 감지됐다. 이재명 후보는 이날 "모든 정치인은 국민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 국민의 판단을 좀 지켜보겠다"며 조 교수 거취에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다. 선대위 국가인재위원회 총괄단장을 맡은 백혜련 의원도 사견을 전제로 "국민적인 정서를 고려할 수밖에 없다. 본인의 판단이 필요하다"며 사실상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이재명 후보가 '새로운 민주당'을 외친 이후 처음으로 영입된 인사라는 점에서, 조 교수가 물러나면 민주당도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

한편 민주당은 조 교수와 연락이 두절되자 이날 오후 9시 55분쯤 경찰에 실종신고를 하기도 했다. 경찰이 확인한 조 교수의 신변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은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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