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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심한 이준석 "당대표, 후보 부하 아니다... 날 음해한 측근 인사조치하라"

입력
2021.12.02 20:30
수정
2021.12.02 22:55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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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한 대통령 일조 않겠다" 언론인터뷰
'윤핵관' '사리사욕에 충성' 등 불쾌감 토로
당 원로들 尹에 "포용성 발휘해야" 조언

공개 일정을 무기한 취소한 채 잠적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일 제주시 봉개동 제주4·3평화공원을 참배한 후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제주=뉴시스

공개 일정을 무기한 취소한 채 잠적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일 제주시 봉개동 제주4·3평화공원을 참배한 후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제주=뉴시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잠행 사흘 만에 언론에 모습을 드러냈다. 예상대로 윤석열 대선후보와 측근들을 향해 날이 잔뜩 서 있었다. 이 대표는 2일 윤 후보를 겨냥해 "당 대표는 대통령 후보의 부하가 아니다"라고 작심 발언을 쏟았다. 또 자신을 음해한 후보 측근들의 행태를 공개하며 "실패한 대통령을 만드는 데 일조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선거대책위원회 인선 등에 대한 불만 역시 여과 없이 드러냈다. 뒤집어보면 '당대표 패싱' 없는 보고체계, 윤 후보 측근 인사에 대한 조치 등을 갈등 봉합 조건으로 제시한 셈이다.

李 "내가 리프레시? 尹 이미지 흠 가는 발언"

이 대표는 이날 JTBC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며 "대통령 후보 또는 대통령이 수직적 질서를 관리한다고 한다면 그걸 깨는 것부터가 시작"이라며 윤 후보를 직격했다. 윤 후보가 인터뷰 전 '어느 정도 본인도 리프레시(재충전)를 했으면 한다'는 취지로 본인의 칩거를 평가한 것과 관련해선 "우리 후보가 정치신인이고, 그런 말을 한 것 자체가 신인으로서의 이미지에 흠이 가는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이 대표는 이날 제주 4·3평화공원 참배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김석기·성일종 사무부총장을 교체해달라고 권성동 사무총장이 요청한 것 외에 저와 당무와 관련한 어떤 보고도 협의도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당무 공백이 발생했다는 인식 자체가 이해되지 않는다"고 불쾌감을 토로했다. 자신이 주장해온 '김종인 영입'이 불발되고 선대위 인선과 전략 수립에서 당대표의 예우를 받지 못했다는 '불만 표시'로 해석된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일 서울 여의도의 한 중식당에서 열린 상임고문단 오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일 서울 여의도의 한 중식당에서 열린 상임고문단 오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음해 인사 조치해야" 복귀 조건 거론

이 대표는 윤 후보 측근들도 맹비난했다. 특히 "후보가 배석한 자리에서 '이준석이 홍보비를 해 먹으려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인사가 누군지 알 것"이라며 "인사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정 인사를 거명하지 않았지만, 해당 인사를 선대위에서 배제해야 한다는 요구다.

선대위 인선 과정에서 언론 인터뷰를 통해 갈등을 부채질한 이른바 '윤핵관(윤 후보 측 핵심 관계자)'에 대해서도 "말하는 것은 자유지만 당과 후보에 도움이 되는지는 판단해야 한다"며 "본인의 사리사욕에 충성하는 분"이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이 대표는 “소위 윤핵관이라는 사람들도 호가호위 지위에서 내려와서 실무를 뛰고, 지역에 가서 주민들에게 한 표라도 더 받아오려고 하고(해야지), 익명이라는 비열하고 유치한 방법으로 나온다”면서 “이걸 그대로 방치하면 퇴행적 선거”라고 말했다.

당내에선 오는 6일 선대위 발족식까지 사태가 수습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 대표는 "발족은 이미 지난달 29일 했다"며 조기 복귀 의사가 없음을 밝혔다.

尹 일단 "함께 가야 한다"... '직접 설득' 관측도

당 상임고문들은 이날 윤 후보와의 비공개 오찬에서 이 대표의 빠른 복귀가 이뤄져야 한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한다. 한 참석자는 "이 대표를 내치라는 의견은 소수였고, 대부분의 고문들은 후보 리더십 문제로 비화되지 않도록 포용성과 유연성을 발휘하라고 후보에게 조언했다"고 말했다.

윤 후보도 스타트업 정책간담회 직후 "정권 교체를 위해 서로 다른 생각이 있더라도 함께 가야 한다"며 이 대표와 함께 가겠다는 뜻을 재확인했다. 다만 "무리하게 (이 대표의 복귀를) 압박하듯 할 생각은 사실 없었다. 본인도 어느 정도 리프레시를 했으면 한다"라며 이 대표가 분노를 표한 문제의 언급을 했다.

측근에 대한 인사 조치가 현재로선 쉽지 않아 보인다. 다만 윤 후보가 3일 공식 일정을 전부 비웠다는 점에서 직접 이 대표 설득 작업에 나서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강유빈 기자
제주= 김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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