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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랏빚 1000조, 국가채무비율 50%… '금기' 줄줄이 넘는 2022년 예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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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나랏빚(국가채무)이 사상 처음 1,000조 원 벽을 넘게 됐다. 국제 비교기준인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도 50%를 처음으로 돌파한다. 문재인 정부의 공격적인 확장예산 정책의 결과인데, 급격하게 늘어난 적자재정의 정상화 부담은 다음 정부가 떠안게 됐다.
3일 국회에서 확정한 2022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내년 국가채무는 올해보다 108조4,000억 원 늘어난 1,064조4,000억 원이다. 당초 정부가 제출한 안보다는 3조9,000억 원 감소했지만 여전히 1,000조 원대를 넘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660조2,000억 원이었던 나랏빚이 5년 만에 404조2,000억 원 늘어나게 된 것이다. 급격한 확장재정 기조를 맞추기 위해 적자국채를 적극 발행한 영향이다.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도 같은 기간 36.0%에서 50.0%로 14.0%포인트나 올랐다. 문 대통령이 야당 대표 시절, 재정건전성의 마지노선으로 국가채무비율 40%를 꼽았던 게 무색할 정도다.
문재인 정부의 국가채무 증가 속도는 2000년 이후 집권한 다른 정부보다 2~3배나 빠르다. 노무현 정부도 확장재정을 폈지만 2003~2008년 늘어난 국가채무는 143조2,000억 원에 그쳤다. 이명박 정부는 180조8,000억 원, 박근혜 정부는 170조4,000억 원이었다.
물론 코로나19 사태로 재정지출 확대가 불가피했던 측면이 있지만, 현 정부는 코로나19 발생 이전에도 나랏빚을 크게 늘려왔다. 코로나 사태 이전이던 2017년부터 2019년 편성한 2020년 본예산 사이에 늘어난 국가채무만 145조3,000억 원에 달한다.
내년에도 확장재정에 나서는 한국과 달리, 해외 주요국은 코로나19 대응으로 비대해진 재정 정상화에 나서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미국, 독일, 프랑스, 영국, 일본 등 35개 선진국의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지난해 122.7%에서 올해 121.6%로 1.1%포인트 낮아진다. 2022년에는 119.3%로 올해보다 2.3%포인트 하락할 전망이다.
그럼에도 한국은 여야 대선후보가 앞다퉈 선심성 공약을 쏟아내고 있어 국가채무는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급속한 저출산·고령화로 세금 낼 사람은 줄어드는데 반해, 세금 지원을 받는 이들이 크게 늘어나는 점도 향후 재정건전성 전망을 어둡게 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국가재정의 안전판 역할을 할 재정준칙은 국회에서 1년째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재정준칙은 국가채무와 통합재정수지(총수입-총지출) 비율을 GDP의 60%와 -3%로 묶기로 한 것으로, 나랏빚이 일정 수준 이상 늘지 못하게 하는 일종의 제동 장치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위기가 올 때마다 손쉽게 나라 곳간에 기대면 빚 불감증에 걸릴 수밖에 없다”며 “국가채무 급증은 재정 운용 여력을 줄여 경제성장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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