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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의 약점 채울 것" 기대 모은 이수정...초반 행보는 '갸우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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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후보의 여성 정책과 약자 정책이 너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공백이 눈에 보였다"
지난달 29일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에 임명된 이수정 경기대 교수는 윤석열 후보의 공약에 대뜸 비판부터 내놨습니다. 그라면 현재 '제로(0)' 상태인 윤 후보의 여성 정책을 바로 세울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은 더 높아졌습니다.
하지만 그에게 적대감을 가진 20·30대 남성을 포섭하는 과정에서 삐거덕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윤 후보의 '성범죄 무고죄 강화' 주장을 일부 받아들이는 듯한 태도 때문에 '여태 얘기한 것과 배치되는 것 아니냐'는 뼈아픈 비판도 나옵니다.
윤석열 캠프 합류 이후 이 위원장은 각종 방송에 출연하며 후보에 앞서는 존재감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의 발언 하나하나가 화제가 되고 있죠.
그는 여성의 외모를 비교하거나 남성에게 귀속된 존재로 묘사하는 구시대적 발상에 따끔한 충고를 서슴지 않았습니다. 조동연 서경대 교수와 자신의 차이를 묻는 최배근 건국대 교수에게 "차이가 아닌 공통점을 물어봤어야 된다"고 한 게 대표적입니다. 그러면서 두 사람의 공통점으로 '대한민국 워킹맘이라서 겪는 고통'을 언급했고요.
이 위원장은 '배우자가 윤 후보의 대학 동기라 선대위에 들어갔다'는 류의 댓글에도 공개적으로 분노했습니다. "제가 남자였다면 제 아내가 누구의 동창이라는 게 이렇게 중요한 문제였겠나"라고 꼬집으면서요.
조 교수를 '예쁜 브로치'에 비유했던 김병준 국민의힘 상임선대위원장의 발언에도 "적절해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습니다. "여성들이 사회적인 역할을 찾아 나가면서 겪어야 하는 여러 장애물을 저분도 경험하고 있는 것 같다"며 위로를 전하기도 했죠.
동시에 이수정 위원장은 젊은 남성의 박탈감을 이해하고 있다는 사실을 연신 부각했습니다. 이른바 '남초 커뮤니티' 이용자들의 반감, 그에 따른 이준석 대표의 영입 반대를 의식한 행보로 풀이됩니다. 남초 커뮤니티 이용자들은 이 위원장이 가정폭력, 성범죄, 스토킹 범죄 피해자들을 대변해 왔다는 점에서 그가 여성 우월 정책을 주장할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데요.
그러자 이 위원장은 "지금까지 해 온 일은 약자 보호와 피해자의 피해 회복이었다. 그 안에는 남성도 장애인도 모두 포함된다"거나 "나는 범죄학자이고 강력범죄 피해자의 80%가 우연히 성별이 여성이었다"며 대화의 접점을 찾으려는 노력을 합니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발생한 일부 헛발질입니다. 2030세대 남성의 입장을 이해한다는 취지로 "여자 직업 법무관은 대위이고, 아들은 중위밖에 못 달았다"고 했는데요. 이후 직업 군인인 장기 법무관과 군 복무에 따른 단기 법무관을 혼동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었습니다. 성별 구분 없이 장기 법무관은 대위로, 단기 법무관은 중위로 임관합니다.
당장 팩트 체크가 안 된 발언으로 젠더 갈등을 조장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습니다. 민주당도 2일 "존재하지 않는 차별을 갈등인 양 호도하는 것은 전형적인 갈등 조장 수법"이라는 비판을 내놨죠.
이 위원장은 군 복무의 보상으로 군가산점제도 언급했습니다. "군사망사고위원회 심사위원으로 있으면서 너무 많은 청년들이 군대에서 위험을 감수하며 국민의 의무를 다한다는 것을 봤다"며 "과거부터 희생을 보상하는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죠.
그러나 군가산점제는 군 복무자와 아닌 자를 차별한다는 측면에서 1999년 헌법재판소로부터 위헌 판정을 받았습니다. 2007년, 2012년 군가산점제 부활이 언급됐지만 병영문화와 새로운 안보관에 맞는 징병제도의 개선이 합리적 대안이라는 주장이 더 큰 설득력을 얻었습니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2일 "군가산점제 부활은 철회해 주길 바란다"는 입장문을 냈습니다. 단체는 먼저 이력·능력보다 외모, 패션, 사생활과 가족이 먼저 거론되는 한국 사회에서 "고통스런 현실을 마주하는 것으로 현실의 문제를 드러내고 바꾸고자 나선 행보에 애정 어린 연대와 응원을 보낸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2022년 대한민국은 군가산점제의 부활이 아닌 누구든 사회경제적으로 삶의 존엄을 지킬 수 있는 정책 비전을 필요로 한다"며 재고를 요청했습니다. 단체는 또 "남녀차별의 결과로 아드님이 중위로 임관된 것처럼 이야기한 것도 정정과 사과를 요청드린다"고 했습니다.
가장 우려되는 지점은 많은 비판을 받았던 윤 후보의 '성범죄 무고죄' 신설 공약에 일부 동의 입장을 밝힌 것입니다. 지난달 30일 KBS '더 라이브'에 출연해 "성폭력 혐의는 사회적으로 매장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나중에 무죄로 발견돼도 손실이 많다"며 "일반 형법보다 높이겠다는데 동의한다"고 밝혔습니다.
1일 JTBC 뉴스룸에서도 "성폭력처벌법에 성폭력 무고죄라는 게 들어간다고 해서 피해 고발 절차가 어려워지도록 만들지 않는 방법을 찾겠다"고 했죠
이 위원장은 '이 공약보다 더 시급한 문제들이 더 많다', '성폭력 피해 발고(發告), 입증, 피해 회복이 정말 어렵다', '무고죄로 언제 맞고소를 하도록 허용할 거냐는 다른 문제'라는 사실도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범죄전문가로서 '성범죄만을 위한 형량이 더 높은 무고죄를 둬야 한다'는 주장에는 강한 물음표가 그려집니다.
장다혜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 성폭력 가해자에게 과도한 낙인이 찍히는 것은 인정한다"며 "어떤 의도인지는 알겠다. 그러나 그게 성범죄 무고죄 신설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장 위원은 '성범죄 무죄=피해자의 무고'라는 단순한 도식을 경계했습니다. 법이 포섭하지 못하는 사건도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현행법은 폭행·협박이나 업무상 위계·위력이 있는 경우에만 유죄를 인정합니다. 그는 "수사기관이나 법원이 무죄 판단했다고 해서 반드시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 행위가 없었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런 점에서 "성범죄 무고는 더 가중처벌 받아야 한다는 생각은 위험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현행 무고죄로도 엄벌이 가능하다고 덧붙였고요. 무고죄가 인정되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
권김현영 여성현실연구소 대표 소장은 "성범죄 무고를 엄벌하려는 게 문제다. 피해 신고를 위축시킨다는 사실에 대한 고민이 없기 때문"이라며 "여론을 호도하는 방식으로 무책임하게 얘기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윤석열 캠프는 사실상 모든 종류의 여성 정책을 하지 않겠다는 듯한 태도였는데 그런 점에서 이 위원장이 해야 하는 몫이 있다"며 캠프 합류 자체는 좋은 일이라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위원장이 여성·아동 안전분야의 전문가라는데 이견의 여지도 없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그가 성평등 정책 전반의 전문가라 할 수는 없고, 캠프의 성평등 정책을 총괄하기에는 어렵다"고 평가했습니다. 그 예로 "군가산점제는 기본적인 팩트 체크가 안 돼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것 같다"고 했죠. 권 소장은 "이 위원장이 여성 전반 전문가로서 역할을 하신다면 다른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보완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을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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