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29일 된 딸 학대해 숨지게 한 20대 친부, 징역 7년형

입력
2021.12.02 13:11
구독

숨지기 전날 금속 반지 낀 손으로 이마 2회 때려
이튿날 급성경막하출혈과 뇌부종 등으로 사망
잠 안자고 보챈다는 이유로 흔들거나 내던지기도

법원 마크. 한국일보 자료사진

법원 마크. 한국일보 자료사진

태어난 지 한 달 도 안된 딸이 잠을 자지 않고 운다는 이유로 때리고 내 던지는 등 지속적으로 학대해 숨지게 한 20대 친부에게 징역 7년이 선고됐다.

수원지법 형사15부(부장 조휴옥)는 2일 아동학대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A(21)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또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 40시간과 5년간 아동 관련 기관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앞서 검찰은 결심공판에서 살인죄에 준하는 엄벌에 처해 달라며 징역 20년을 선고한 바 있다.

A씨는 지난해 12월 31일 경기 수원시 자신의 집에서 생후 29일 된 딸 B양이 잠을 자지 않고 울자 화가 난다는 이유로 이마를 두차례 때려 이튿날 급성경막하출혈과 뇌부종 등으로 인한 머리 손상으로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A씨는 아이의 이마를 때릴 때 엄지손가락에 금속 반지를 끼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지난해 12월 중순 B양이 누워있는 매트리스를 마구 흔든 것을 비롯해 4차례에 걸쳐 신체적 학대를 했으며, 사망 나흘 전인 같은 달 28일에는 B양이 다량의 대변을 보고 몸이 축 처진 상태로 숨을 헐떡거리는 데도 치료 등 필요한 조처를 하지 않은 혐의도 받는다.

또 아이 친모가 다른 남자를 만나자, 그 남성을 때릴 것처럼 협박하는 휴대폰 메시지를 보내는 등 3차례 협박한 혐의도 받고 있다.

친모가 양육을 포기하자 아이를 홀로 키워오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

재판부는 “피고인은 생후 1개월이 채 안 된 피해 아동을 흔들거나 내던지는 등의 행위를 해 급성경막하출혈로 사망에 이르게 했다”며 “피고인은 친권자로서 피해 아동이 건전한 인격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보호해야 할 양육책임자였음에도 여러 차례 학대를 했고, 사망 직전에는 이마에 상처를 남길 정도로 폭력을 행사했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젊은 나이에 피해 아동을 양육할 환경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심리적 압박감을 견디지 못하고 우발적으로 범행에 이르게 된 측면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또한 평소 예방접종이나 소아과 진료 등 기본적 의료조치를 취해온 점, 아동의 발달상태가 양호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덧붙였다.

임명수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