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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순구개열, 수술 적기 놓치면 변형 심하고 상처 남아

입력
2021.12.01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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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산병원, 구순구개열 수술 7,000례 달성

서울아산병원 제공

서울아산병원 제공

김모(26)씨는 입술과 입천장, 잇몸이 모두 갈라진 완전 구순구개열을 갖고 태어났다. 생후 100일 때 입술 봉합술을 받았고 한 살 때 입천장 봉합술까지 마쳤다.

수술 후 외형이 정상에 가깝게 바뀌었지만 성장 과정에서 발음장애나 변형이 나타날 수 있어 정기검진을 받았다. 초등학교 입학 전에는 코를 교정하고 입학 후에는 잇몸뼈를 이식했다.

남들과 다른 외모와 오랜 치료 때문에 심한 사춘기 방황이 하기도 했지만, 출생 직후부터 본인을 치료해준 고경석 서울아산병원 성형외과 교수가 “이미 많이 좋아졌고 앞으로 더 좋아질 일만 남았다”고 마음을 다잡아줬다.

이 덕분에 수능 시험을 무사히 치르고 마지막 코 수술까지 성공리에 마쳤다. 달라진 외모로 자신감을 얻은 김씨는 활기차게 대학생활을 보낸 뒤 원하던 곳에 취업해 사회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구순열은 태생기의 발육 부진에 의해 선천적으로 윗입술이 갈라져 있는 형태를 말한다. 구개열은 선천적으로 입천장이 뚫려 코와 입이 통하는 것을 말한다.

구순구개열(cleft lip and palate) 환자 중 20% 정도는 입술갈림증이 생기며 30%에서는 입천장갈림증이 발생한다. 환자의 절반가량은 입술갈림증과 입천장갈림증을 동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구순구개열은 신생아 1,000명 중 2명 꼴로 나타나는 선천성 질환이다. 보건 의료 빅데이터 개방시스템 자료에 따르면 구순열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2010년 1,632명인데 비해 2020년에는 2,224명으로 늘었다.

구개열로 진료받은 환자도 2010년 2,077명에서 2020년 2,385명으로 증가했다. 구순열과 구개열을 동시에 갖고 태어난 환자도 2010년 947명에서 2020년 1,557명으로 크게 늘었다.

구순구개열 환자는 심하면 어른이 될 때까지 최대 5회 정도 수술해야 얼굴이 정상적인 외형과 기능을 갖추게 된다. 구순구개열은 수술 적기를 놓치면 변형이 심하고 상처가 남을 우려가 크므로 제때 치료해야 한다.

서울아산병원이 입술과 입천장이 선천적으로 갈라진 채 태어나는 구순구개열을 7,000례 넘게 치료하며 얼굴 외형과 기능장애로 위축됐던 많은 아이에게 새 삶을 주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은 1989년 개원하면서 구순구개열 치료를 시작하면서 30여 년이 지난 올해 11월 초 서울아산병원 구순구개열 성형팀(고경석·최종우·오태석·정우식 성형외과 교수)은 수술 7,000례라는 기록을 달성했다.

지금까지 △입술 봉합(구순성형술) 1,900례 △입천장 봉합(구개봉합술) 1,800례 △잇몸뼈 이식(치조골이식술) 800례 △일차 코 변형 교정(구순비교정술) 1,900례 △발음장애(구개인두기능부전증) 교정 500례 이상을 시행했다.

구순구개열은 피부뿐만 아니라 근육ㆍ연골ㆍ뼈 등 여러 부위에서 증상이 복합적으로 나타나고 환자마다 조직과 비뚤어진 정도가 제 각각이다. 환자 대부분이 10세 미만이라 의료진의 사소한 실수에도 신경과 근육이 손상될 위험도 크다. 결손 부위를 정교하게 재건하기 위해서는 의료진의 풍부한 해부학적 지식과 수술 경험이 절대적이다.

서울아산병원 구순구개열 성형팀이 시행한 7,000례 수술 가운데 재발이나 신경 및 근육 손상, 수술 부위 벌어짐 등의 부작용은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서울아산병원에서는 산전 초음파 검사에서 구순구개열이 진단된 경우 산부인과와 연계한 산전 상담을 진행함으로써 부모가 안심하고 아이를 출산해 치료에 적극 임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또한 치료 완결성을 높이기 위해 신생아과, 교정과, 소아치과, 이비인후과, 소아청소년과, 재활의학과(언어치료사) 의료진과도 유기적으로 협진하고 있다.

환자가 어른이 될 때까지 발달 과정에 따라 결손ㆍ변형 부위를 체계적으로 교정하므로 환자ㆍ보호자에게 치료 연속성과 심리적인 안정감을 주게 된다.

구순구개열 치료 권위자로 꼽히는 고경석 성형외과 교수의 뒤를 이어 현재 안면기형 및 두경부 재건 전문가인 오태석 성형외과 교수가 구순구개열 수술 및 치료에 중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구순구개열로 인한 상악ㆍ하악 골격 부조화와 부정 교합을 최종 교정하는 양악 수술은 최종우 성형외과 교수가 맡고 있으며 정우식 교수가 구개열과 치조열 수술을 일조하고 있다.

고경석 교수는 “구순구개열 치료 목적은 기능과 외적 결함을 개선함으로써 미래 주역인 어린이들에게 밝은 웃음을 되찾아 사회 속에 어울려 살아가도록 돕는 데 있다”고 했다.

고 교수는 “이번 구순구개열 성형술 7,000례 달성은 의료진의 사명감 뿐만 아니라 의료진을 믿고 귀한 생명을 보듬어낸 부모 의지와 헌신, 긴 치료 기간 인내심을 갖고 따라와 준 환자 노력이 한 데 어우러져 이룬 값진 결실”이라고 덧붙였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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