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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접종률 80%도 무용지물 ... 뭉그적대는 '추가 방역'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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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코로나19 백신 접종완료율이 80%를 돌파했다. 지난 8월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전환의 조건 중 하나로 내걸었던 '꿈의 수치'이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80%를 돌파하던 이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5,000명을, 위중증 환자 수는 700명을 넘었다. 오미크론 변이 문제까지 불거지면서 위드 코로나가 중대 위기에 처하게 됐다. 전문가들은 위드 코로나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지금이라도 좀 더 강화된 방역 수칙을 내놔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 추진단은 이날 오전 11시 백신 예방접종 2차 접종률이 80%를 넘었다고 밝혔다. 2차 접종을 마친 국민은 4,108만4,744명으로 전체 인구(5,134만9,116명)의 80.0%다. 18세 이상 성인을 기준으로 하면 2차 접종 완료자 비율은 91.5%까지 올라간다. 백신 접종이 시작된 지난 2월 26일 이후 279일 만의 일이다.
경사스러운 일이지만 이날 방역당국에는 웃음기 하나 없었다. 하루 신규확진자 5,123명, 위중증 723명은 모두 역대 최다치다. 전날 오후 5시 기준 수도권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89.2%였고 서울은 90.7%까지 올라갔다. 병상 고갈 상태다.
할 수 있는 조치가 없는 방역당국은 그저 백신 접종만 거듭 당부했다. 손영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사회전략반장은 "3차 접종을 하면 면역 효과가 바로 나타난다"며 "부디 3차 접종을 신속하게 받아달라"고 말했다. 이날 0시 기준 추가 접종률은 대상자 1,465만 명 중 322만 명으로 22% 수준에 그쳤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지금 어물쩍할 때가 아니라는 지적을 쏟아냈다. 기존 델타 변이보다 감염력이 센 것으로 알려진 오미크론 변이가 국내에서 퍼지기 시작하면 지금보다 상황이 더 악화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일단 의료체계에 숨통을 터주는 게 중요하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교수는 "지금은 유행 규모에 대한 속도 조절이 가장 필요한 시기"라며 "의료 체계에 여유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방지환 보라매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오미크론 변이는 언젠가 들어오는 것이고, 유입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봐야 한다"며 "지금은 나흘쯤 지나면 전염력이 떨어지는 경증 대신 위중증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사회적 거리두기를 부활시키는 등 방역 조치 강화가 불가피하다는 얘기도 그래서 나온다. 위드 코로나 4주 차인 지난달 22~28일 이동량은 2억4,390만 건으로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11월 4주 차와 비슷했다. 이동량으로 보면 위드 코로나가 아니라 '프리(pre) 코로나'인 셈이다. 이 이동량 자체를 잡지 않으면 코로나19 확산세를 꺾기 어렵다.
정부의 움직임은 굼뜨다. 오미크론 변이 유입 문제가 본격 거론된 이날에 들어서야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대대적인 방역 조치 조정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전해철 중대본 제2차장도 "사적 모임 규모 축소, 식당·카페 미접종 방문 인원 축소, 방역 패스 확대 적용 등의 추가 방역 조치를 논의한다"고 말했다. 일상회복지원위원회를 통한 의견 수렴 작업을 진행, 이번 주 내 대책을 내놓겠다는 것이다. 정재훈 교수는 "정교한 대책을 내놓기 이전에, 지금이라도 속도 조절이 불가피하다는 신호를 국민에게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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