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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 충격파에 美 경제정책도 ‘흔들’… 파월 “인플레, 더는 일시적 아니다”

입력
2021.12.01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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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개월간 고수했던 '인플레 일시적' 입장 철회
"테이퍼링 조기종료도 논의"... 가속 가능성 시사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지난달 30일 미국 워싱턴 의사당에서 열린 상원 청문회에 출석해 의원들 질의에 답하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지난달 30일 미국 워싱턴 의사당에서 열린 상원 청문회에 출석해 의원들 질의에 답하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수개월간 유지해 왔던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은 일시적 현상’이라는 입장을 사실상 철회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전 세계를 덮치면서 물가 및 시장의 불확실성도 대폭 증가한 탓이다. 오미크론 변이의 충격파가 미국 경제정책은 물론, 세계 경제까지 뒤흔들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 언론들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이날 상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서 현재의 인플레이션이 내년 하반기쯤에나 완화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후 불어닥친 경기침체 국면에서 회복하며 생긴 인플레이션과 관련, 그동안 연준이 고수해 온 ‘일시적(transitory)’ 단어에 대해 그는 “지금이 물러나기(retire) 좋은 시점”이라고 표현한 것이다. 이어 “높은 인플레이션은 내년 여름까지 지속되며 고용성장이 정체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파월 의장은 그러면서 연준의 자산매입 규모 축소(테이퍼링) 진행 속도를 높일 가능성도 언급했다. 그는 “몇 주 뒤 열리는 다음 회의에서 자산 매입 축소를 몇 달 정도 일찍 끝내는 게 적절한지 논의해야 할 듯하다”며 “향후 2주간 새로운 변이(오미크론)에 대해서 더 많은 정보를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물가상승 압력 대응을 위해 ‘테이퍼링 조기 종료’ 검토에 착수할 것이라는 뜻이다.

앞서 연준은 4일 연방시장공개회의(FOMC) 정례회의 직후 ‘내년 중순까지’를 목표로 내세우며 테이퍼링 시작을 공표했다. 우선 11월과 12월, 연준의 자산매입 규모를 월 150억 달러씩 줄이기로 했는데, 그 이후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6.2% 급등했다”는 발표가 나왔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더욱 확산됐고, 연준이 테이퍼링 속도를 끌어올려야 한다는 여론도 커졌다.

파월 의장의 이 같은 ‘태도 변화’는 결국 예상치 못했던 ‘오미크론 변이’라는 돌발 변수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이날 청문회 모두발언에서도 그는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발생으로 고용과 경제에 하방 효과가 발생하고, 인플레이션 불확실성이 증대됐다”고 말했다. 이날 파월 의장 발언 이후 뉴욕 증시가 1% 이상 하락하는 등 세게 증시도 크게 출렁였다.

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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