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FDA 자문위,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 승인 권고...안전성 우려도 제기

입력
2021.12.01 15:00
수정
2021.12.01 18:07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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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크社가 개발한 '코로나19 먹는 치료제'
'찬성 13명 vs 반대 10명' 가까스로 통과
반대 측 "돌연변이나 선천성 기형 위험도"
자문위 "위험성보다는 효용성이 더 높아"

미국 제약사 '머크'가 개발한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제약사 '머크'가 개발한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제약사 머크가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를 승인하라는 미 식품의약국(FDA) 자문위원회의 권고가 나왔다. 코로나19 긴급 상황을 고려한 결정이지만, 아직 안전성이 충분히 검토되지 않았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FDA 자문위원회는 표결에서 찬성 13표, 반대 10표의 치열한 접전 끝에 머크의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승인 권고를 결정했다. 자문위는 “치료제의 위험보다는 효용이 앞선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FDA가 자문위 권고를 받아들여 최종 승인을 하고, 그 이후 질병예방통제센터(CDC)도 승인하면 미국에서 처음으로 알약 형태의 코로나19 치료제가 출시될 예정이다. 자문위는 비만, 천식, 당뇨 등 코로나19 중증에 걸릴 위험이 큰 증상을 보이는 성인에 한해 복용을 권고했다.

그러나 ‘만장일치 승인 권고’였던 코로나19 백신과는 달리, 이번에는 찬반 의견이 첨예하게 갈렸다. 자문위 회의에서는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가 태아에 미치는 영향 △변이 바이러스 유발 가능성 등을 두고 논쟁이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머크는 당초 이 약에 대해 “입원 및 사망을 예방하는 데 50% 이상 효과가 있다”고 밝혔지만, FDA에 제출된 보고서에선 그 효과가 30%로 뚝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FDA 자문위원인 제임스 힐드레스 머해리 의과대학 교수는 “이 약은 1만분의 1 또는 10만분의 1의 아주 낮은 확률일지라도, 백신을 회피할 돌연변이를 유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산카르 스와미나탄 유타대 감염질환 전문가도 “약이 선천적 기형을 유발할 수 있다”며 “안전성이 충분히 검토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실제 자문위는 임신한 여성, 임신 가능성이 있는 여성에게는 복용을 권고하지 않았다.

앞서 영국은 지난달 4일 머크의 코로나19 치료제를 세계 최초로 승인했다. 유럽의약품청도 최근 ‘중증으로 발전할 위험이 있는 성인’을 대상으로 사용 권고를 내린 바 있다.

강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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