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 임성리~강진간 철도 궤도공사 부실 자재 투입 논란

입력
2021.12.01 16:49
수정
2021.12.01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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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보성읍~임성리 간 철도현장인 영암군 학산면 독천리 일원에서 철로를 건설중이다. 박경우 기자

전남 보성읍~임성리 간 철도현장인 영암군 학산면 독천리 일원에서 철로를 건설중이다. 박경우 기자



전남 보성읍~무안군 삼향면 임성리 구간 철도건설 현장에 사용하는 도상(궤도)자갈이 규격에 미치지 못한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부실공사마저 우려 되고 있다.

1일 철도공단과 철도공사 현장사무소 등에 따르면 보성~임성리(64.8㎞) 철도건설 중 1공구인 무안군 임성리~강진 궤도 단선공사(26.3㎞)는 자갈도상 18㎞, 콘크리트도상 8.3㎞로 현재 공정률 24% 공사가 진행 중이고, 2공구는 강진~보성(38.5㎞) 구간이며 지난 2003년부터 착공, 내년 12월 개통할 예정이다.

1공구 철도공사 구간은 C사가 시공을 맡고 있으며, 철도 자재인 도상자갈은 W물류회사를 통해 나주지역 B골재회사가 납품을 받고 있다. 납품 규모는 5만952㎥이며 현재 1만3,400㎥를 사용했다. 철도용품 규격서에는 물리적성질 시험에 도상자갈과 채움자갈은 단위중량 1.4톤/㎡ 이상 마모율은 25%이하 압축강도 800㎏/㎠ 이상으로 적합해야 한다. C사는 현장에 사용하는 자갈은 이 규격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현장 제보자 A씨는 "1공구에 납품된 자갈은 규정을 지키지 않은 불량자갈"이라며 "골재회사 B사의 자재가 규격에 맞지 않아 인근 S사에서 골재를 받아납품했다"고 폭로했다. 이어 "공사 현장에 납품하는 자재는 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에 의뢰해 품질성능을 인정 받아 사용하는데 강도가 약한 B사 대신 S사의 자재로 바꿔치기해 검사를 통과시켰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지난 6월 중순 B사의 대형 트럭이 인근 지역 S사의 석산 현장에서 자갈 25톤을 받아 공사현장에 투입한 증거인 송장번호가 나와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A씨는 "1공구에 타 업체의 자갈 3트럭 분량을 투입한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1공구 건설소장은 "B사에서 1대 차량의 자갈이 잘못 반입돼 반송한 기억은 있다"면서 "현장에서 직원들이 색깔이 달라 반품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당초 계약 자재가 아닌 잘못된 자갈은 B사가 다시 가져가 사용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자재를 바꿔치기 해 검사를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로, 지금까지 B사의 정상적인 자갈을 공급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B사 관계자도 "자신들도 자갈 파는 회사인데 왜 S사 자갈을 현장에 납품하겠느냐"며 "납품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 S사 관계자는 "6월 중순쯤 B사가 트럭 1차분을 실고 갔다가 몇시간 뒤 바로 반품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자갈 투입에 대한 주장이 모두 달라 의혹만 더 커지고 있다. 하지만 국가 중요 시설인 철도 선로 공사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지만 시공현장과 감리단, 철도공단 호남본부는 "큰 문제 없다"며 방치하고 있다.

철도공사 현장 한 담당자는 "도상자갈은 매우 중요한 자재로 규격에 미달 할 경우 침목의 균열로 이어지고 침목에 금이 갈 경우 레일의 휨 현상으로 열차가 탈선하는 등 대형사고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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