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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적 이준석 부산에 나타나...2016년 김무성의 옥새파동 데자뷔?

입력
2021.12.01 07:15
수정
2021.12.01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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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일정 취소하며 두문불출했던 이준석
부산에서 포착...당무 보이콧 장기전 포석?
2016년 김무성 대표도 부산행, "제2의 옥새파동?"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의 갈등으로 "그렇다면 여기까지”라는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남기고 공식 일정을 무기한 취소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부산을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KBS 보도에 따르면 이 대표는 지난달 30일 오후 김해공항에서 포착됐다. 영상에서 이 대표는 김해공항 출구를 향해 걸어가고 있다. KBS 9시 뉴스 영상 캡처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의 갈등으로 "그렇다면 여기까지”라는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남기고 공식 일정을 무기한 취소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부산을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KBS 보도에 따르면 이 대표는 지난달 30일 오후 김해공항에서 포착됐다. 영상에서 이 대표는 김해공항 출구를 향해 걸어가고 있다. KBS 9시 뉴스 영상 캡처

윤석열 선대위의 '패싱 논란'에 대한 항의성 위력시위로 모든 공식 일정을 취소하며 무기한 당무 보이콧에 들어간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30일 늦은 오후 느닷없이 부산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 대표의 휴대폰은 종일 전원이 꺼진 상태였고, 국민의힘 지도부 인사들과도 접촉하지 않으며 두문불출하던 차였다.

이 대표가 부산에 도착한 건 이날 늦은 오후다. KBS 9시 뉴스가 보도한 영상을 보면, 이 대표는 김해공항 출구를 향해 걸어가면서 김철근 당대표 정무실장과 김용태 청년최고위원 등과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담겼다.

이 대표가 왜 일정을 취소했는지, 왜 부산으로 갔는지 등은 여전히 확인이 되지 않고 있다.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왜 갑자기 부산에 왔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 대표는 "그건 말하기 어렵다"고 답을 피하며 서둘러 자리를 떴다.



2016년 3월 24일 '진박 공천'에 반발해 5개 지역구 후보자에 대한 공천장에 도장을 찍지 않겠다고 선언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부산 영도구 자신의 선거사무실 앞 영도대교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부산=연합뉴스

2016년 3월 24일 '진박 공천'에 반발해 5개 지역구 후보자에 대한 공천장에 도장을 찍지 않겠다고 선언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부산 영도구 자신의 선거사무실 앞 영도대교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부산=연합뉴스

1일 국민의힘 안팎에선 이 대표의 부산행을 두고 2016년 총선 당시 김무성 당 대표가 친박계의 당 대표 흔들기와 이른바 '진박 공천'에 반발해 대표 직인을 들고 부산으로 내려가버린 '옥새 파동'을 연상케 한다는 얘기도 나왔다. 당시 옥새 전쟁은 계파 간 지분 나눠먹기로 26시간 만에 마무리돼 맥 빠진 '영도 회군'으로 불리기도 했다.

이 대표가 굳이 부산까지 내려간 데 대해선 기자들이 진 치고 있는 서울 여의도와 상계동에서 아예 벗어나 '장기전'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 대표 측은 당무에 복귀할 날짜를 정해두지 않았다는 입장을 전하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9일 저녁 8시께 초선 의원 5명과 술자리를 하던 도중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그렇다면 여기까지"라는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남긴 데 이어 30일 오전 공개 일정을 전격 취소했다. 당 대표의 잠적 사실이 언론에 일제히 보도되자, 오전 11시에는 '금일 이후 모든 공식 일정'을 취소한다고 공지했다. 공개 활동을 무기한 접고 사실상 당무를 내려놓은 셈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상임선거대책위원장(왼쪽)이 지난달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윤석열 후보. 국회사진기자단

이준석 국민의힘 상임선거대책위원장(왼쪽)이 지난달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윤석열 후보. 국회사진기자단


상계동 자택에 머무르던 이 대표는 오전 10시께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노원병 당원협의회 사무실에 들렀다가 1시간여 만에 떠났다고 한다. 이후 이 대표는 오후 들어 김용태 최고위원, 김철근 정무실장 등 측근들과 함께 부산으로 이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후보의 복심인 권성동 사무총장이 오후 3시 10분께 이 대표의 서울 노원구 당협사무실을 방문했지만 30분간 기다리다 소득 없이 돌아갔다.

대선을 99일 앞두고 벌어진 대선 후보와 당 대표의 갈등에 이은 당 대표의 유례 없는 당무 보이콧 행보에 국민의힘 지지자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본인 인증을 거쳐 입장 가능한 당원 실명게시판에는 30일 하루에만 1,000건이 넘는 글이 올라왔는데, 대부분 이 대표에 대한 비판 글이었다.

당원들은 "정권 교체 실패하면 이 대표 책임", "당 대표에서 탄핵해야 한다"는 등 격앙된 어조로 이 대표를 성토했다. 반면, 이 대표 지지자들이 모인 반(反) 페미니즘이 강한 성향의 남초 커뮤니티에서는 "이 대표 사퇴하면 탈당할 것", "윤 후보가 뒤통수쳤다"는 등 정반대 여론이 표출됐다.


강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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