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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끝전술 따라하냐"vs "이준석 지키자"...이준석 잠적에 갈라진 국민의힘

입력
2021.11.30 15:30
수정
2021.11.30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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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싱 논란에 두문불출 중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홍준표 등 윤석열 측에 책임 물으며 '비호'
"대표로서 무책임" 비판 속 자진사퇴 촉구도

국민의힘 이준석(왼쪽) 대표와 윤석열 대선 후보가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국민의힘 이준석(왼쪽) 대표와 윤석열 대선 후보가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선거대책위원회 출항 하루 만에 국민의힘이 두 동강으로 쪼개지고 있다.

당대표 패싱 논란에 이준석 대표가 30일 예정된 모든 일정을 전격 취소, 잠적 모드에 들어가면서다. 앞서 이 대표는 '윤석열 선대위'의 주요 일정을 미리 공유받지 못하고, 이 대표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수정 경기대 교수의 영입이 발표되자 업무 보이콧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대선을 100일도 채 안 남긴 상황에서 대선 후보와 당대표의 갈등이 노골화한 것도, 이 같은 알력 싸움에 대표직 사퇴설이 흘러나오는 것도 드문 일이다. 국민의힘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윤석열파' vs '이준석파'로 나뉘어 갈등이 표면화하면서 내홍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모양새다.



"이준석 지키자" 홍준표 등 이준석 호위무사 자처

지난달 26일 국민의힘 홍준표(왼쪽) 당시 대선 경선 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의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 참배를 마친 뒤 대화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지난달 26일 국민의힘 홍준표(왼쪽) 당시 대선 경선 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의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 참배를 마친 뒤 대화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준석 대표의 '돌출 행동'을 두고 당 안팎에서도 평가가 엇갈린다.

이 대표를 지지하는 인사들은 이준석 패싱 논란의 책임을 윤 후보 측에 돌리며 '이준석 지키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 대표와 마찬가지로 2030 남성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홍준표 의원은 이준석 호위무사를 자처했다. 소통 플랫폼인 ‘청년의꿈’에 홍 의원은 "(이준석 대표 없이는) 대선 치르기 어렵다. 당대표를 겉돌게 하면 대선 망친다"고 이 대표를 엄호했다. 그러면서 "당대표가 상임 선대위윈장이 되어 대선을 치러야 하는데 이상한 사람들이 설쳐서 대선캠프가 잡탕이 됐다"며 "벌써 자리싸움이니 참 한심하다"고 윤 후보 주변을 에워싼 측근들이 문제라고 이 대표 편들기에 나섰다.




"이준석 패싱 논란의 본질은 윤석열 측근들의 자리싸움"

국민의힘 이준석(왼쪽)대표와 윤석열 대선 후보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국민의힘 이준석(왼쪽)대표와 윤석열 대선 후보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홍 의원은 "패싱당할 바에는 '선대위는 자기들끼리만 하라'고 하면서 상임 선대위원장 사퇴하고 당대표로서 당만 지키는 방법도 있다"는 조언을 남기기도 했다.

2030 남성들을 대변해 온 하태경 의원도 페이스북에 "윤석열 후보와 우리 당의 대선 필승 공식은 청년과 중도 확장인데, 지금 필승공식이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며 "이준석 대표 패싱 논란은 매우 우려스럽다. 이 대표 없이 대선에서 이길 수 있다는 안이한 생각은 대선 승리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이 대표 역성을 들었다.

윤석열 X파일 의혹을 처음 제기했던 장성철 공감과논쟁정책센터 소장은 페이스북에 "이준석 대표 힘내라! 이 대표 지키기 국민운동본부를 발족해야 할 것 같다"며 이 대표를 응원하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윤 후보 측 "김종인식 벼랑끝전술? 제1야당 대표로서 무책임"

2013년 3월 14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당시 새누리당 김종인 , 이준석 비대위원이 모여 박상일 후보의 저서인 '내가 산다는 것을'을 들고 이야기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2013년 3월 14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당시 새누리당 김종인 , 이준석 비대위원이 모여 박상일 후보의 저서인 '내가 산다는 것을'을 들고 이야기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반면 선거를 진두지휘해야 하는 제1 야당 대표로서 무책임하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특히 윤석열 후보 측은 이 대표가 자신의 뜻을 관철시키기 위해 판을 흔들어 버리는 일종의 김종인식 '벼랑끝전술'을 구사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윤 후보 측 인사들 사이에선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의 구원 등판을 위해 후보 흔들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의심마저 나오는 상황.

윤 후보를 지지하는 당내 인사들 사이에선 이 대표의 자진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 대표와 국민의힘 대변인을 선발하는 '토론배틀'에 함께한 전여옥 전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의원은 이 대표를 향해 "그냥 푹 쉬어"라고 공격했다.

전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정권 교체만을 갈망하고 꾹꾹 참아왔던 우리도 이제 '여기까지만!'"이라며 "SNS와 온갖 방송으로 자기 마음에 안 드는 윤석열 후보 뒤통수 치기뿐! 그 이모티콘 서양에서 '조롱'과 '경고'의 뜻이라는데 대체 누구한테?"라고 이 대표의 행동을 비판했다.



전여옥 "관종 이준석의 대처법? 그냥 푹 쉬어" 자진사퇴 촉구도

국민의힘 이준석(왼쪽) 대표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윤석열 후보.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이준석(왼쪽) 대표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윤석열 후보. 국회사진기자단

전 전 의원이 언급한 이모티콘은 이 대표가 전날 오후 페이스북에 '그렇다면 여기까지입니다'라는 글 이후에 약 50분 뒤 남긴 'ㅅ_ㅅp'를 가리킨다. 이모티콘의 영어 소문자 'p'는 '엄지척'의 엄지를 땅바닥으로 향해 거꾸로 든 모양으로, 대결 상대를 철저히 깔아뭉개 주겠다는 경고의 의미로 쓰인다고 한다.

전 전 의원은 "2030의 기대를 박살 내고 정권 교체를 염원하는 국민이 땀 흘려 지은 농사에 불을 지르다니! 관종 이준석 대처법? 그냥 두자"며 "그래 푹 쉬어. SNS도 하지 말고 전화 인터뷰해도 되는 방송에 라디오 부스까지 달려가지도 말고. 당도 편안해질 거고 윤석열 후보도 잔신경 안 쓰고, 그게 국민 걱정 덜어주는 거니까"라고 이 대표의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그러면서 "사람들 금방 이준석 잊을 거다. 앞으로 나타나지 않겠다는 말 꼭 지켜달라. 중대결심 그런 거 안 해도 상관없다"고 쏘아붙였다.

강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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