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면등교 위해 꺼낸 '학교 방문 접종’ 카드... 미접종자 낙인은 어쩌나

입력
2021.11.30 16:51
수정
2021.11.30 21:49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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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가 코로나19 비상계획을 시행해도 전면등교 원칙을 고수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30일 오전 서울 시내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다. 뉴스1

교육부가 코로나19 비상계획을 시행해도 전면등교 원칙을 고수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30일 오전 서울 시내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다. 뉴스1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연일 4,000명을 오르내리는 상황에서도 전면등교 방침을 고수한 교육부가 새 방역 대책으로 ‘학교 방문 접종’ 카드를 꺼냈다. 소아·청소년 백신접종률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차라리 잘 됐다는 환영 분위기도 있지만, 미접종자에 대한 낙인 효과가 우려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음 달 13일부터 '집중 접종지원 주간' ... 학생 접종 늘린다

교육부는 다음 달 13일부터 24일을 ‘집중 접종 지원 주간’으로 지정, 운영한다고 30일 밝혔다. 교육부 관계자는 “질병관리청이 지자체, 시도교육청 상황을 감안해 금주 내로 이 기간 동안 학교별 접종 방식을 어떻게 할지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결정된 지역별 접종 방식 중 학교 운영위원회의 결정 등을 통해 해당 학교에 맞는 접종 방식을 선택할 거란 설명이다.

구체적으로 지역별로 별도의 접종센터를 운영하거나, 학교에서 접종 희망 학생을 모아 지정 위탁 기관에다 통보하거나, 아예 접종팀을 학교로 보내 단체로 접종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교사들 "불안불안한 전면등교 ... 차라리 일괄 접종이 낫다"

확진자가 불어나고 있는 수도권 학교 교사들은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서울의 한 중학교 교사 A씨는 “2학기 들어서 수업 도중 전교생이 유전자증폭(PCR)만 세 번 받았고 한 학생은 두 번 확진 판정을 받기도 했다"며 "이렇게 불안하게 수업을 이어나가느니 차라리 백신을 빨리 맞히는 게 낫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개별 접종 때문에 출석 인정 날짜가 제각각이어서 학사일정이 꼬였던 것도 교사들이 ‘학교 방문 접종’을 환영하는 이유 중 하나다. 방문 접종일이 딱 지정되면 재량휴업이나 전면 원격수업 등을 활용해 수업을 못 듣는 학생을 최소화할 수 있다.

조희연 서울특별시 교육감이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신문로 서울시교육청 브리핑룸에서 코로나19 주간 정례 브리핑을 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이 코로나19 정례 브리핑을 시작한 건 국내 발생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뉴스1

조희연 서울특별시 교육감이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신문로 서울시교육청 브리핑룸에서 코로나19 주간 정례 브리핑을 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이 코로나19 정례 브리핑을 시작한 건 국내 발생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뉴스1


"미접종 학생들 불이익이나 낙인 효과는 없어야"

다만 방문접종 시 접종을 하지 않는 학생에 대한 낙인효과를 어떻게 차단할지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서울 중구에서 중2, 고3 학생을 키우는 최모씨는 "진작 방문 접종을 했으면 중학생 확진율이 이렇게 올라가지 않았을 것"이라며 "교육당국이 소아·청소년 백신 접종은 선택사항이라 하는 바람에 어차피 맞을 백신만 늦게 접종하게 됐다"고 말했다. 학교에서 단체로 접종하게 되면 이상반응 확인 등이 더 쉽다는 장점도 있다.

반면 중2 딸에게 백신을 맞히지 않기로 결정한 학부모 이모씨는 “백신을 안 맞는다고 해서 학교 생활에서 불이익은 없다고 하지만, 주변 친구들이 백신 맞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미접종 학생들의 불안감을 자극할 것"이라고 걱정했다.


교사들 추가접종부터 속도를 내야

학생 못지않게 보건교사, 특수교사 등에 대한 추가접종부터 더 적극적으로 속도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원래 백신 접종 때 이들은 학생들을 많이 상대하기 때문에 '우선접종 대상자'로 분류됐다. 하지만 추가접종 문제에 대해서는 대구시교육청 등 일부 지역에서만 ‘추가 접종에 적극 협조해달라’는 공문을 일선 학교에 내려보냈을 뿐, 서울 등 상당수 지역 학교들은 교사 자율에 맡긴 상태로 알려졌다.

한편 서울시교육청은 전면 등교를 실시한 지난 한 주(22~28일) 서울 관내 학생확진자(1,090명) 중 교내감염 비율이 19.1%라고 밝혔다. 전면등교 이전인 이달 8~14일 24.6%, 15~21일 24.1%보다 낮은 수치다. 전면등교로 인한 교내감염 비율이 올라가지 않은 만큼 전면등교 자체는 유지한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백신 접종을 적극 권고한다"며 "질병청이 더 적극적으로 권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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