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치료제 자신”·모더나 “백신 대량 생산”… 오미크론 대응 총력전

화이자, 오미크론용 백신 첫 주형 제작
모더나, 고용량 부스터샷 곧 준비 가능

28일 남아프리카공화국 경제 중심지 요하네스버그의 OR탐보 국제공항의 국제선 A 터미널이 남아공 내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따른 항공편 제한 여파로 한산하다. 연합뉴스

전 세계를 강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에 맞서 글로벌 제약사들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곧바로 기존 백신이 새 변이에도 효과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연구에 착수한 데 이어, 화이자는 치료제 보급을, 모더나는 백신 대량 생산을 언급했다.

앨버트 불라 화이자 최고경영자(CEO)는 29일(현지시간) CNBC방송에 출연해 화이자가 개발한 경구용 항바이러스제 ‘팍스로비드’를 거론하면서 오미크론 변이에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우리 치료제와 관련해 좋은 소식은 변이 대부분이 스파이크 단백질에서 나올 것이라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설계됐다는 점”이라며 “이 약이 오미크론 변이의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화이자는 향후 팍스로비드 5,000만 명분을 생산할 예정이다.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백신 효능에 대해서는 “백신이 오미크론 변이로부터 인체를 보호하지 못한다는 결과가 나올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보호 능력이 다소 떨어진다는 결과가 나올 수는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새 백신 개발 작업에 이미 착수해 지난 26일에 첫 주형(template)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불라 CEO는 “100일 안에 새 백신을 갖게 될 것”이라고 재차 강조하면서 “베타와 델타 변이에 대해서도 백신을 개발했으나 기존 백신이 충분히 효과적이라서 사용하지 않았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모더나는 오미크론 변이용 백신 대량 생산 가능성을 언급했다. 다만 실제 의료 현장에 공급될 때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스테판 방셀 모더나 최고경영자(CEO)도 이날 CNBC방송에 나와 “오미크론이라는 특정 변이에 대한 백신을 대량으로 만들어 공급할 준비를 하기 전까지 몇 달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고용량(100㎍) 부스터샷(추가 접종)은 곧바로 준비할 수 있다”고 자신하며 “기존 백신의 예방 효과가 얼마나 많이 떨어지느냐에 따라, 현재보다 많은 용량을 접종해야 하는지 여부를 결정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모더나는 현재 코로나19 백신 부스터샷으로 1, 2회차 백신 용량의 절반인 50㎍을 투여하고 있다. 오미크론 변이의 전파력이 강하면 이를 원래 용량으로 늘릴 수 있다는 의미다.

방셀 CEO는 “지난 7∼10일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직항편을 운행한 나라에서는 아직 인지하지 못했더라도 이미 감염자가 있을 것”이라며 “새 변이가 대부분의 나라에 이미 퍼졌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마도 고위험군, 면역체계가 손상된 사람, 고령층은 4번째 접종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