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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전국이 '매우 위험'… 전문가들 "일상 멈춤 없인 위기 못 넘어. 망설이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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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2단계 전환을 유보하면서 4주간의 특별방역대책을 내놨지만, 정작 방역 강화 방안은 쏙 빠졌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정부가 망설이다 실기한다" "지금 가장 필요한 건 멈춤 신호”라는 쓴소리를 쏟아냈다.
29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1월 4주(21~27일)의 코로나19 위험도 평가 결과 수도권과 전국이 모두 ‘매우 높음’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한 주 전 전국의 주간 위험도는 ‘높음’이었다.
모든 평가 지표가 악화일로다. 위드 코로나 직전인 10월 마지막 주와 비교하면 심각성이 확연히 드러난다. 11월 4주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는 3,502명으로, 10월 4주(1,716명)의 2배 수준이다. 주간 일평균 위중증 환자는 같은 기간 333명에서 576명으로, 주간 사망자는 85명에서 248명으로 급증했다. 이날 0시 기준 하루 신규 확진자는 3,309명이다. 주 중반 확진자가 급증해온 흐름을 감안하면 이번 주 5,000명 안팎에 이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수도권 중환자실 병상 가동률은 10월 4주 55.4%였는데, 지난주 83.4%로 치솟았다. 이 여파로 수도권에선 닷새째 1,000명 넘는 환자가 병상 배정을 기다리고 있다. 전국 가동률도 같은 기간 42.1%에서 70.6%로 뛰었다. 전날 오후 5시 기준 전국 가동률은 76.9%였고, 대전 중환자 병상은 25개가 다 찼다. 충청권 중환자 병상도 포화다. 박준석 성남시의료원 흉부외과 과장은 “최근 온 중환자를 전북까지 보내라 하길래 차마 그럴 수 없어서 ‘오버 베드(초과 병상)’로 받았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달 위드 코로나를 강행한 게 결국 실책이었다고 평가했다. 10월 1주 전체 확진자의 1.56%였던 위중증 환자 비율은 같은 달 4주 2.36%로 뛰었다. 이 추세를 감안하면 다음 달 중환자 병상이 지금(1,154개)의 2배에 가까운 2,000개가 필요할 거란 예상도 나온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보건의료 측면에서 위드 코로나는 실패했다”고 진단했다.
문제는 이날 대책에도 병상 문제는 뾰족한 수가 안 보인다는 점이다. 병원에 행정명령 이행을 독촉하고 전담병원을 더 지정하겠다는 건데, 의료계에선 이렇게는 더 버티기 어렵다는 위기감이 파다하다. 최재욱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의원급부터 되도록 많은 병원이 코로나19 환자를 볼 수 있게 의료 체계를 재정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이제 재택치료를 원칙으로 하겠다고도 발표했다. 그런데 이건 대책이랄 수도 없다는 지적이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미 현장은 병상 부족에 어쩔 수 없이 대부분 재택치료로 돌아가고 있다”며 “어제 하루만 270명의 재택치료자를 관리했는데, 인력이 확충되지 않는 한 감당하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병상 상황을 실시간 파악하고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시스템부터 빨리 만들어 정부와 지자체가 공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흥시설 영업시간 제한이 풀리고 다중이용시설 내 취식이 가능해지는 위드 코로나 2단계는 이 상황에서 언감생심이다. 전문가들은 “지금 일상을 멈추지 않으면 확진자 증가와 의료 체계 마비를 막을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그러나 이날 대책은 사실상 추가접종을 최대한 빨리 많이 맞히겠다는 것 뿐이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부스터샷을 아무리 빨리 맞아도 효과가 나타나려면 한 달 이상 걸린다”며 “새 변이까지 나온 마당에 모임 제한 없이 방역 대책을 추가접종에 의존하는 건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일상회복지원위원회 방역의료분과 위원들은 정부에 사적모임 허용 인원 축소를 강력히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기일 보건복지부 의료정책실장은 “민생에 미치는 영향이 커서 사회적 의견을 좀더 수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 의대 교수는 “정부가 경제적, 정치적 부담을 너무 의식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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