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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개 1만6,000톤…경항모급 케이슨 30개, 어떻게 옮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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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공항에 들어갈 경항모급 케이슨, 어떻게 만들고 옮기나
2015년 준공을 목표로 지난해 11월 착공한 울릉공항에는 활주로 기초용으로 최대 1만6,000톤이 넘는 경항모급 케이슨이 30개나 들어간다. 동해바다 한가운데 있다 보니 바람이 세고 파도가 거친 데다, 수심도 깊어 웬만한 방파제건설공사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크기다. 케이슨은 방파제 등 수중 구조물이나 기초 구축을 위해 육상에서 속이 텅 비도록 만든 콘크리트 구조물을 말한다.
이처럼 거대한 구조물을 어디서 만들고 어떻게 옮길까.
울릉공항 건설용 케이슨은 경북 포항시 북구 영일만신항에서 만든다. 지난해 8월 제작장을 설치하고, 11월 현재 제작이 한창이다. 동시에 4개까지 만들 수 있는 규모다.
지난 22 찾은 영일만신항 케이슨 제작장은 마치 아파트 건설현장 같았다. 기초를 한 뒤 철근을 엮어 둔 것, 파도의 힘을 줄일 수 있는 구멍까지 보이는 거의 완성직전의 케이슨 등이 보였다.
울릉공항 건설용 케이슨은 수심에 따라 모두 7가지 타입이 있다. 30개 모두 길이는 32.00m로 동일하다. 너비 19.95m, 높이 18.00m에 8,589톤짜리가 가장 작다. 가장 큰 것은 너비 32.5m, 높이 27.50m에 무게는 무려 1만6,411톤이나 나간다.
무엇보다 이렇게 육중한 구조물을 어떻게 이동시키는지가 궁금했다. 현대 삼성 대우 등 세계적 조선소에서 선박 블록을 들어올릴 때 쓰는 해상크레인도 1만톤급이 한계인데, 육상에 있는 1만6,000톤이 넘는 구조물을 옮기는 일은 보통 일이 아닐 것 같았다.
비밀은 지지대 및 도르래 역할을 하는 유압잭과 플로팅도크에 있었다.
DL이앤씨 울릉공항현장 지석용 부소장은 “먼저 바닥에 1개에 200톤 이상 견딜 수 있는 유압잭을 케이슨 1개에 98개를 설치하고, 다 만든 케이슨은 제작대 위로 살짝 들어올린 뒤 천천히 플로팅도크에 옮겨 싣는다”며 “플로팅도크로 항만 밖으로 옮긴 다음 임시로 거치하거나 날이 좋은 날을 골라 울릉도까지 예인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지 소장은 “울릉공항용 케이슨 제작에 쓰이는 유압잭은 98개를 동시에 올리거나 내리고 이동시킬 수 있다”며 “한 개라도 어긋나면 애써 만든 구조물에 손상이 갈 수 있어 동시 작동은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덧붙였다.
이렇게 플로팅도크로 옮겨 실은 케이슨은 천천히 예인선으로 이동한다. 케이슨은 바닥은 막혀 있고 내부는 텅 빈 콘크리트 구조물이어서 물만 들어가지 않는다면 둥둥 뜬다. 옮길 때는 침몰하지 않도록 벽면 구멍과 상부에 방수를 철저하게 한다. 케이슨을 예인선과 연결한 다음에는 플로팅도크 자체에 물을 주입, 수면 아래로 가라앉히고, 케이슨을 내린 뒤 다시 항만으로 옮기는 작업을 반복하게 된다.
영일만항에서 울릉도 사동항까지 예인하는 일도 보통 일이 아니다. 사동항은 울릉도에서 육지와 가장 가까운 항만이다. 그렇더라도 포항 영일만신항까지는 210㎞나 된다. 이 먼 거리를 시속 4㎞, 어른이 산책하는 속도로 예인해야 한다. 더 빨리 가면 침몰할 수 있다. 순수하게 이동 시간만 52시간이다.
파도가 잔잔한 날을 골라 이동한 케이슨은 곧바로 투하하거나 항만 근처에 임시로 거치해 두었다가 투하한다. 투하하기 전에 잠수부가 내려가 케이슨을 놓을 바닥을 고르는 일부터 해야 한다. 이 작업은 내년 봄부터 시작된다.
케이슨 투하는 정확한 위치를 잡은 다음 케이슨 안에 펌프로 물을 주입, 가라앉히는 방식을 쓴다. 정확하게 자리를 잡게 되면 케이슨 안에 사석 등을 채우게 된다.
지석용 부소장은 “구조물이 거대해 울릉도 현지에서 제작해 설치하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마땅한 공간이 없어 포항서 만들고 있다”며 “울릉공항은 곧 영토수호라는 자세로 완벽한 품질의 케이슨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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