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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수저? 부담스러워요"… 이재명 감성 터치는 2030 어필 전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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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이서 이렇게 손잡고 걸으면서 낭만적으로 여수 밤바다를 즐겨 보려고 했는데, 틀렸습니다. 하하."
지난 27일 전남 여수 낭만포차 거리에서 지지자들에게 둘러싸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이렇게 말했다. 배우자 김혜경씨의 손을 꼭 쥔 채였다. 이 후보 부부는 내내 팔짱을 끼고 걸었다.
이 후보는 최근 일주일에 한 번꼴로 김씨와 동반 유세를 다닌다. '다정하고 섬세한 남편'임을 앞세워 유권자들의 감성을 자극하고 있다. 시장 상인의 어려움을 전하며 공개 석상에서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알고 보니, 이 후보의 이런 변신 시도엔 이유가 있었다.
29일 민주당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이 후보 선대위는 이달 초 당 차원에서 실시한 이미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감성적 터치가 부족해 이 후보가 유권자들에게 쉽게 다가가지 못한다"는 인식을 공유했다고 한다. 해당 조사에서 응답자들은 이 후보에 대해 "똑똑하고, 추진력 강하고, 많은 성과를 냈다"고 평가한 반면, "친근하지 않고, 공감 능력이 부족하다"고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관계자는 "40대 이상에게는 이 후보의 이미지가 굳어져 있어 바꾸기 쉽지 않다"며 "이 후보를 다르게 볼 여지가 있는 2030세대의 마음을 사기 위해 감성 접근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 후보가 '감성 전략'을 쓰지 않았던 건 아니다. 소년노동자 출신으로 힘들게 성장한 이른바 '흙수저 스토리'를 언급하는 경우가 많았다. 문제는 2030세대에겐 통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요즘 청년 세대는 1964년생인 이 후보가 겪은 처절한 가난을 잘 모른다. 공감의 정도가 다를 수밖에 없다. 민주당 선대위 소속 의원은 "이 후보의 절절한 과거사가 청년들에겐 '라떼는 말이야'로 들릴 수 있다"고 했다. 이 후보의 흙수저론이 '핀트'가 어긋난 감성 접근이었다는 얘기다. 이 후보가 최근 "흙수저" "비주류" 언급을 눈에 띄게 줄인 것은 이런 이유로 보인다.
민주당은 이 후보가 지속적으로 부드러운 모습을 노출해 2017년 대선 당시 문재인 대통령의 '이니 열풍'을 재현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당시 문 대통령은 '이니'로 불리면서 청년들에게 친근한 인물로 여겨졌으나, 이 후보에겐 회자될 만한 뚜렷한 이미지가 없다"며 "'눈높이 소통'을 늘려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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