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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가 바꾼 LA 풍경...기내에서 '떼창'하고 한인 곱창집 줄 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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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BTS) 콘서트가 열리는 미국 로스앤젤레스(LA)는 그야말로 축제 분위기다. 거리마다 BTS 음악이 흘러나오고 팬뿐만 아니라 시민들도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등 흥겨워하는 모습이 포착되고 있다.
미국 언론들은 2년 만에 팬들을 만나는 BTS의 콘서트를 비중있게 다루며 LA에 최대 35만 명의 팬들이 몰릴 것이라고 전했다. 세계 각국에서 날아온 팬들의 대이동은 그동안 미국에서도 볼 수 없었던 진풍경인 셈이다.
27일(현지시간)을 시작으로 다음 주까지 네 차례 열릴 BTS 콘서트. 뜨거운 공연장 열기만큼 바깥 공기도 달아오르고 있다.
"여러분 BTS 콘서트 가시나요?"
미국 시카고에서 LA로 향하는 한 비행기 안. 출발 직전 기장의 기내 방송이 시작됐다. 그런데 여느 방송들과 달랐다. 기장은 BTS를 언급하며 승객들에게 친근함을 표시했다. 만석으로 승객들이 꽉 들어찬 이 비행기는 BTS 공연을 위해 이동하는 승객이 대부분이었다.
26일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해당 비행기의 기장이 전한 특별한 선물이 화제가 됐다. 센스 있는 멘트를 날린 기장은 BTS의 곡인 '다이너마이트'와 '버터'를 들려주며 승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보통 기내에서는 방송으로 대중가요 등 음악을 들려주는 일이 거의 없다. 승객들의 안전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기내 방송은 주로 안적수칙을 전하는 용도로 사용된다.
그런데 이 기장은 승객들에게 BTS 콘서트에 가느냐고 '깜짝' 멘트를 한 것이다. 대부분의 승객들은 놀라면서도 손을 들어 공연장에 간다는 걸 알렸다. 이들은 BTS 곡이 기내에 퍼지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다이너마이트'와 '버터'를 따라 부르며 떼창을 시작했다.
일순간 비행기 안은 BTS 콘서트 현장처럼 뜨거웠다. 소녀팬들은 인형 등 BTS 관련 굿즈를 들고 신나서 노래를 따라 불렀고, 일반 승객들도 그들의 모습을 흥미롭게 지켜보며 함께했다. 누구 하나 시끄럽다고 불평하는 이가 없었다.
이러한 모습은 SNS, 유튜브 등 온라인을 통해 화제가 됐다. 일부 승객들이 BTS 곡을 따라 부르는 떼창 영상을 촬영해 공개하면서다. 이 동영상은 순식간에 입소문이 났고, 미국 내 뉴스도 BTS 콘서트로 일어난 진풍경을 전했다.
LA의 한인타운 내 상인들도 BTS 덕분에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미국 언론들은 BTS 콘서트를 위해 30만 명 이상의 팬들이 LA를 방문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로 인해 한인타운 식당들도 특수를 맞고 있다. BTS 팬들이 대거 한인타운으로 몰리면서 이른바 '맛집' 식당에 들어가기 위해 몇 시간씩 줄을 서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한 곱창집은 BTS의 멤버가 언급해 유명해진 곳인데, 유독 이 식당에 팬들이 집결한 것이다.
그 이유는 다름 아닌 BTS의 멤버 진 때문이다. BTS는 4년 전 LA에서 열린 한 행사에 참석해 인터뷰를 했다. 당시 LA에서 먹은 음식에 대해서 질문을 받은 그는 "아가씨 곱창을 아느냐?"고 오히려 진행자에게 물었다. 순간 BTS 멤버들은 웃음꽃을 터뜨렸고, 이유를 알 수 없던 미국인 진행자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며 "그게 뭐냐"고 되물었다.
진은 당시 "한국의 식당 이름"이라고 답했다. 이 진행자는 "LA에서 최고의 한국 식당이냐?"며 식당 이름을 재차 물었다. 그러자 진은 천천히 또박또박 "아가씨 곱창"이라고 말해줬고, 이 진행자는 '아가씨 곱창'을 똑같이 발음하며 식당 이름을 알렸다.
당시 인터뷰는 BTS 팬들 사이에서 큰 관심을 받았다. 각종 SNS와 유튜브 채널에선 진이 언급한 곱창집을 찾아 음식을 먹는 사진과 영상들이 넘쳐났다.
이번에도 BTS와의 만남을 기다려 온 팬들이 한국 음식을 찾아 한인 식당을 방문햐고 있다. 한인 식당들은 일부러 찾아와 준 BTS 팬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하며 반기고 있다.
한인타운 내 떡볶이 등 분식집, 카페에선 BTS 음악이 끊이지 않는다. 식당 입장을 기다리는 팬이나 길거리를 지나가는 사람들은 BTS 노래에 맞춰 춤을 추거나 떼창을 하며 축제 분위기를 내고 있다.
BTS 콘서트가 열리는 LA에선 도로 위 자동차도 예사롭지 않다. SNS에 올라온 한 영상은 차량에 쓰인 글귀로 주목받았다. 이 차량에 BTS 팬들을 위한 글이 적혀서다.
차량에는 '당신이 BTS 아미라면 안전 운전하기를'이라고 써 있다. 안전하게 LA 공연장까지 운행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긴 것. 영상을 촬영한 이는 해당 차량의 운전자와 손을 흔들며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더불어 신호 대기로 멈춰 선 차량도 즐거움을 전했다. 거리에서 퍼지는 BTS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운전자의 모습이 포착됐다. BTS 곡에 심취해 다소 과격해보이지만 절도 있는 춤사위를 보이며 축제를 즐겼다.
"미국 원정을 떠난 팬들에게 조심히 잘 다녀오라고 메시지를 전하고 있어요."
BTS 팬들은 SNS를 통해 실시간으로 소식을 주고받고 있다. 미국에 가지 못한 한국팬들은 현지를 찾은 이들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건강을 염려하는 등 조심하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한 팬은 SNS에 "어렵게 (BTS를) 만났으니까 1분 1초 한가득 담고 행복하게 보내다 오시기"라며 부러운 마음도 전했다.
또한 현지에서 실시간으로 전해주는 BTS 관련 생생한 소식에 설레는 마음을 숨기지 못하는 이들도 있다. 경기도에 거주하는 박모씨는 "SNS를 통해 BTS가 리허설을 하는 상황을 전해들었고, 리허설 도중 BTS 멤버 중 한 명이 눈물을 흘렸다는 소식이 전해져 팬들은 난리가 나기도 했다"고 말했다.
BTS 콘서트 첫날인 27일에도 현지 소식은 이어졌다. 특히 한 팬은 자신의 SNS에 공연장 인근 쓰레기통 사진을 올렸다. 7만여 명 수용이 가능한 소파이 스타디움이라 수많은 인파가 몰려 쓰레기가 넘쳐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사진 속에는 깔끔하게 정리돼 버려진 쓰레기들이 놓여 있을 뿐이었다.
이 사진을 접한 BTS 팬들은 서로를 응원했다. 한 팬은 "당신들이 나를 자랑스럽게 만든다"고 했고, 다른 팬은 "더 베스트 팬덤"이라며 극찬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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