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하는 방향으로 조정할 수 있는 ‘캡슐 로봇’ 내시경까지…

입력
2021.11.29 17:50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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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기 쉬운 식품ㆍ의료제품 이야기] 박기숙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구강소화기기과장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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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사망 원인 1위인 암 가운데 발병률 1위는 위암이다. 하지만 위암은 사망률 1위는 아니다. 위내시경 검사를 주기적으로 시행하면서 조기 발견ㆍ치료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건강검진 시 다소 불편하더라도 위내시경 검사가 적극 권고된다.

내시경은 흔히 구부러지는 긴 튜브와 같은 형태가 연상되지만, 최초의 내시경은 1805년 독일의 의사 필립 보치니가 개발한 길이 40㎝에 달하는 금속관 형태였다. 그러나 이 제품은 인체에 넣는 것 자체가 환자에게 큰 고통이었기에 의료용으로는 널리 사용되지 못했다.

1957년에 이르러서야 미국 의사 바실 허쇼위츠가 머리카락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어 지름 10~20㎛의 광섬유 10만 개 이상을 한데 묶어 지름이 획기적으로 작고 구부리는 것도 가능한 광섬유 내시경을 개발했다. 이후 내시경은 카메라 센서로 영상을 볼 수 있고 수술 기구를 삽입하는 것도 가능한 형태로 발전을 거듭했다. 지금은 용종을 발견하면 진단과 동시에 바로 제거할 수 있어 의료 현장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

내시경은 점차 소형화되고 있고, 다양한 첨단 기술과 융합된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알약 형태로 삼키면 몸 속을 이동하며 영상을 무선 송신하고 항문으로 배출되어 환자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는 캡슐 내시경까지 나왔다.

또한 ‘캡슐 로봇’으로 불리는 내시경도 개발되고 있다. 이는 자기장을 발생시켜 원하는 방향으로 조종할 수 있는 캡슐 내시경이다.

이 밖에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전문의가 병변을 정확히 판독할 수 있도록 도와주거나, 로봇 수술기와 결합한 형태로 정밀 수술이 가능한 형태의 내시경도 있다.

종양과 결합하는 형광물질을 사용해 눈으로 식별이 힘든 병변까지 빠짐없이 찾아내는 기술을 도입하는 등 내시경 기술은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다.

지난 7월 특허청은 ‘인류 건강을 지켜온 10대 발명품’ 중 백신, 항생제 등에 이어 7위에 내시경을 선정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내시경 허가 시 반복적인 세척・소독・멸균에도 내구성이 보장된 재질인지, 전기・기계적 안전성을 갖추고 있는지, 체내에서 충분한 관찰 성능이 보장되고 쉽게 조작할 수 있는지 등을 심사한다.

박기숙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구강소화기기과장

박기숙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구강소화기기과장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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