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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여의도 문법 바꾸길" 이준석 메시지서 김종인이 사라졌다?

입력
2021.11.25 08:00
수정
2021.11.25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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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김종인 회동 이후 尹 강조한 이준석
"여의도 선거업자들에게 휘둘리지 않겠다"
김종인 없는 선대위 출범?…"상황 변화 어렵다"
"선거 책임은 후보에게 있다" 윤석열 압박도

윤석열(오른쪽)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 이준석 대표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오대근 기자

윤석열(오른쪽)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 이준석 대표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오대근 기자

'김종인 체제'를 강조해온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메시지에 '김종인' 세 글자가 사라졌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선대위 구성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는 상황이지만, 오히려 '윤석열 중심'을 강조했다. 김 전 위원장을 배제할 수 있다는 발언도 내놨다. 김 전 위원장 영입에 공을 들이며 윤 후보를 압박해온 이전과 비교하면 메시지 내용과 톤 자체가 달라진 셈이다.

이 대표가 24일 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남긴 글에는 김 전 위원장을 찾을 수 없었다. 오히려 윤 후보를 돋보이게 했다. 이 대표가 글을 올린 건 이날 밤 10시쯤으로, 윤 후보와 김 전 위원장의 만찬 회동이 끝난 뒤다. 두 사람이 충돌하며 결국 결별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지만, 전격 회동으로 고비는 넘겼다.

다만 김 전 위원장은 합류 의사를 밝히지 않았고, 윤 후보도 김 전 위원장의 결단을 기다리겠다고 했다. 찜찜한 결론으로 끝이 났지만, 두 사람이 한발씩 물러서며 김 전 위원장 합류 여지는 남겨뒀다.



윤석열(오른쪽)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24일 저녁 서울시내 한 식당에서 만찬 회동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오른쪽)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24일 저녁 서울시내 한 식당에서 만찬 회동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그러나 이 대표는 이번 대선에서 윤 후보가 돋보이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날 이 대표가 남긴 글은 선거 기획에 대한 내용으로, 틀에 박힌 선거 운동은 하지 않겠다고 했다. 유세 곡 응모도 여의도 선거업자에게 맡기지 않고 윤 후보 지지자와 국민에게 개방하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 글을 남기면서 여의도 선거업자들에게 휘둘리지 않겠다며 '정치 신인 윤석열'을 강조했다. 기존 여의도 문법에서 탈피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그는 "여의도 정치권 언저리의 선거업자들은 절대 젊은 세대의 집단적 창작 능력을 넘어설 수 없다"며 "후보를 진심으로 응원하는 최대한 많은 국민들이 참여할 공간을 열어보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후보는 정치 신인이고 국민들이 후보에게 기대하는 건 여의도의 많은 문법을 바꿔 달라는 것"이라고 적었다.

이 대표는 이틀 전에도 페이스북에 윤 후보의 선택을 존중하겠다는 글을 남겼다. 그는 "당의 모든 사람은 선거 승리를 위해 후보의 생각을 따른다"며 "어떤 단위인지 관계없이 모든 선거는 후보의 선택대로 흘러간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당원들은 모두 윤 후보의 선택을 존중하고 지원해야 한다"며 후보가 결정하면 따르겠다고 강조했다.



"김종인 아닌 다른 분이 총지휘하면 빨리 결정해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5일 오전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열린 '만화로 읽는 오늘의 인물이야기 비상대책위원장-김종인' 출판기념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5일 오전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열린 '만화로 읽는 오늘의 인물이야기 비상대책위원장-김종인' 출판기념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이 대표는 이튿날 한발 더 나아가 김 전 위원장 없이 선거를 치를 수 있다고 했다. 그는 24일 BBS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김 전 위원장이 관장하는 것으로 상정하고 준비해 왔지만, 다른 분이 총지휘를 하면 빨리 결정하고 주변과 공유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후보가 김 전 위원장에 대한 문제를 빨리 매듭지어야 한다는 당부다.

이 대표의 메시지가 바뀐 건 윤 후보와 김 전 위원장 간 기싸움이 더는 길어져서는 안 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체제가 시작부터 삐걱거린 모습을 보인 데다 자칫 당내 갈등으로 번질 사안이기에 정리가 시급한 상황이다. 윤 후보가 결정을 번복하지 않는다면 김 전 위원장 편을 들 경우 논란만 커지게 된다.

이 대표는 "지금 상황에서 큰 변화는 윤 후보가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의 영입을 철회하는 것"이라면서도 "윤 후보 평소 인사 스타일을 볼 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상황 변화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대표는 윤 후보의 결정을 존중한다는 페이스북 글 뒤에 "(선거에 대한 결정은) 후보가 무한 책임을 진다"고 적었다. 선대위 논란에 대한 모든 책임이 윤 후보에 있다는 뜻이다. 김 전 위원장이 결단하기 전까지 윤 후보에 대한 압박 방식을 바꿔 김 전 위원장의 공간을 열어두려는 의도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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