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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죽어야 병상 확보될까"… 역대 최다 확진에 수도권 병상대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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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코로나19 중환자 병상은 이미 한계 상황이에요. 중환자 전원을 위해서는 병상 자리가 빌 때까지 환자들이 기다려야 하는데, 상태가 좋아져서 병상이 비워지면 좋겠지만, 이젠 환자가 사망해서 비워지는 경우도 생길 수 있는 거죠.”
24일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수도권 병원들이 폭발 직전이라며 이같이 설명했다. 엄 교수는 "혹시 병상 있느냐는 문의전화도 받지만 중환자를 위한 병상 여유분을 제외하면 사실상 받을 수 있는 병상이 없다”고 말했다. 이날 코로나19 위중증 환자 수는 586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사망자도 4차 대유행 기간 중 가장 많은 34명에 이르렀다.
이는 다른 병원도 마찬가지다. 서울의 A상급종합병원은 병원 특성 등을 감안해 가장 높은 등급의 중환자만 받는다. 그런데도 최근 일주일 사이 중환자 병상 가동률이 치솟더니 90%에까지 이르렀다. A병원 관계자는 "최대한 받으면 4명 정도 더 가능한데, 이런 식으로 확진자와 중환자들이 계속 불어나면 앞으로 어떻게 될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는 수치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전날 오후 5시 기준 수도권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83.7%였다. 남은 병상 수로 따지면 서울은 47개, 경기는 51개, 인천은 15개뿐이다. 수도권만의 문제도 아니다. 전국 중환자 병상 가동률도 71%에 이르렀다. 대전 중환자 병상은 1개, 광주는 4개, 충남은 9개 남았다. 경북은 중환자 병상 3개가 다 찼다. 코로나19 환자의 상태가 가장 심각할 때 쓰는 에크모 치료를 받는 환자도 52명이나 된다.
문제는 앞으로 중환자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날 신규 확진자는 4,115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신규 입원 환자, 곧 확진자 중 상태가 좋지 않아 병상으로 곧바로 간 환자 수는 118명에 달했다. 그나마 상태가 좋은 편이어서 하루 이상 병상을 기다린 대기자는 778명이었지만, 이 가운데 절반 정도인 374명이 70세 이상 고령층이다. 4일 이상 대기자도 136명에 달했다. 중환자, 사망자가 언제든 늘어날 수 있는 분위기다. 서울의 신규 확진자는 전날 1,735명으로 역대 최다 규모를 기록한 데 이어 이날 오후 9시까지 1,513명으로 잠정 집계돼 동시간대 최다 기록을 새로 썼다.
방역당국은 병상 확보 총력전이다. 이날 비수도권의 상급종합병원, 국립대병원 등에 허가병상의 1~1.5%를 준중증병상으로 내놓으라고 행정명령을 내렸다. 이를 통해 확보할 수 있는 병상은 267개다. 호전된 중환자를 빨리 퇴원시키면 수송비용 등을 지원하는 등 인센티브를 주는 등의 방식으로 중환자 병상을 추가로 확보한다.
하지만 이런 조치들은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지적이다. 당장 다음 달 초까지로 예정된 수도권 준중증병상 확보도 쉽지 않다. 서울의 B상급종합병원 관계자는 “코로나19 환자 치료 장비를 마련하기 어려워 행정명령 날짜에 맞춰 병상을 가동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수도권도 이런데, 비수도권은 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김동은 계명대 동산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대구경북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진료사업국장)는 "지난해 대구 1차 대유행 때는 각 병원들이 100병상 이상씩 내놔 위기를 극복했다"며 "지금은 상급종합병원들이 급하지 않은 수술을 뒤로 미루고, 병상에서 일할 의료인력까지 확보해 10%까지는 병상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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